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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혁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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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7호 사회변혁노동자당 2020.11.18 16:29

조용히 시작된 

혁명의 서곡


김태연┃대표



코로나 상황 속의 

조촐한(?) 모임


11월 7일 토요일 오후 2시, 전교조 서울지부 7층 강당에 30여 명이 모였다. 금년에 일흔을 맞이한 조희주 선생님, 정년퇴직한 지 4~5년 된 김재석 선생님, 복직한 지 3일 되었고 정년퇴임을 1년 남겨 둔 조창익 선생님처럼 연식이 오래된 축에 속하는 분들도 있다. 뿐만 아니라 전 비정규교수노조 위원장 임순광, 전 전교조 정책실장 김학한, 교육노동자현장실천 집행위원장 김진 등등, 한국 교육노동운동의 현장에서 뛰고 있는 중견 활동가 동지들도 참가했다. 학부모단체 대표, 진보정당 대표들도 참석했다. 코로나 상황을 감안하면 적지 않은 인원이라 주장할 수도 있겠으나, 결코 많이 모였다고는 할 수 없는 모임이었다.


<대학 무상화 평준화 추진본부> 출범식. ‘추진본부’라는 조직 형식이 그다지 임팩트를 주지도 못하는 것처럼 보인다. 참가단체는 주로는 교육운동단체를 중심으로 구성돼 있으며, 27개 정도다. 그 외의 정당이나 시민사회단체는 한두 곳만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그다지 촘촘하게 공들여 조직한 것 같지는 않다. 대학 무상화와 평준화도 새로운 의제는 아니다.



조촐한 모임에서 

조용히 제기된 ‘혁명’


이렇게 모인 사람들은 침 튀기며 목소리를 높이지는 않았지만, 시종일관 ‘혁명’을 얘기했다. 교육혁명 현실화를 위해 필수 불가결한 방안의 하나로 대학 무상화와 평준화를 제기했다. 우선 이 자리에 모인 교육운동 주체들이 ‘교육혁명’을 말하는 게 전혀 어색하지도, 자족적이거나 생경하지도 않았다. 이들은 이미 최소한 10여 년 동안 <교육혁명 대장정> 등으로 전국 곳곳에서 교육혁명 운동을 펼쳐왔다. 10여 년간의 교육혁명 운동 과정에서 줄기차게 대학 무상화와 평준화를 제기하고 실천해 왔기 때문에 ‘혁명’을 말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혹자는 비웃을지도 모르겠다. 대학 무상화와 평준화는 서구 자본주의 국가들에서 수행하고 있는 기껏해야 사민주의 정책 정도의 수준인데, 거창하게 ‘혁명’ 운운하냐고 의문을 제기할지도 모른다. 물론, 그럴 수도 있다. 그러나 대학의 80% 이상을 사립학교가 차지하고 있는 사회, 국가 책임 의무교육이 실시되고 있는 초중등학교조차도 사교육에 지배되고 있는 사회, 이른바 ‘SKY’를 필두로 대학이 철저히 서열화되어 있는 한국 사회에서 대학 무상화와 평준화는 그 자체로 혁명적인 것이다. 전쟁을 방불케 하는 기득권 세력의 저항을 감안할 때, 그 과정 자체도 혁명적일 수밖에 없다.


더 본질적인 이유가 있다. 인류가 지향하는 가치와 삶의 방식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적자생존 약육강식’의 경쟁체제이고, 다른 하나는 ‘상호 평등과 호혜’의 협동체제다. 우리가 살고 있는 현대사회의 체제와 제도로 보자면 전자는 자본주의적 가치와 방식이고, 후자는 사회주의적 가치와 방식이다. 한국의 대학교육은 철저히 자본주의적 가치와 방식에 입각한 것이다. 대학 무상화와 평준화는 한국 교육체제의 자본주의적 가치와 방식을 분쇄하고 사회주의적 가치와 방식으로 재구축하는 것이다. 바로 혁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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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교육희망]



사회주의 대중화의 

한 축인 ‘교육 사회화’


사회주의 대중화를 추진하고 있는 사회변혁노동자당은 한국 사회 구조변혁의 하나로 ‘교육 사회화’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무상교육과 대학 평준화는 사회주의적 교육체제의 중요한 내용이므로, 교육운동 주체들이 전면에 선 <대학 무상화 평준화 추진본부> 출범을 전적으로 환영한다. 사립학교 교원 채용 비리, 연세대학교 학사‧입시‧회계 비리, 경상대 입시 비리 등등 지금도 사학비리는 계속 터지고 있고, 사립학교 체제에 대한 대중의 원성은 높다. 때문에 대학 무상화 평준화 운동이 살아 움직이기 시작하면, 자본주의적 교육체제를 재생산하는 근원인 사학 체제를 분쇄하는 혁명으로 진화해 나갈 것이다. 즉, 사립학교의 국공립화 투쟁을 본격적으로 벌여 나가게 될 것이다.


현재 국회에는 몇몇 의원이 사학법 개정안을 제출하고 있다. 그 내용은 사립학교 이사회 구성과 학교장 임명에 대한 민주적 개입을 일정 정도 강화하는 수준에 불과하다. 이에 맞서 지난 10월 28일 한국사학포럼이 ‘사학에 대한 입법적 규제의 한계’를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다. 참석한 한국전문대학법인협의회, 한국사립초중고등학교법인협의회, 한국사학법인연합회 등 사학단체 관계자들은 “사학법 개정안은 국가가 사립학교 존립을 원치 않을 때만 입법 가능한 부분이다”라며 “사회주의 시각에서 정부 또는 국가가 운영권을 갖고자 하는 의도가 숨어있다”고 강도 높게 성토했다.


그렇다. 사립학교 체제의 기득권 세력은 문제의 본질을 정확히 꿰뚫고 있다. 사안의 본질은 자본주의적 교육체제와 사회주의적 교육체제의 대립이다. 대립의 본질이 이렇기 때문에 문재인 정권이 대선공약으로 내걸었던 ‘공영형 사립학교’는 이미 사문화되고 있다. 문재인 정권은 사학재단을 비롯한 자본주의체제 기득권 세력의 저항을 넘어설 수 없는 것이다. 교육운동을 앞장서서 실천해 온 사람들, 사학 체제 기득권 세력의 저항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들이 아니고서는 교육혁명을 할 수 없다. 11월 7일의 조촐한 모임이 그 혁명의 서막을 여는 모임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이 기대를 현실화하기 위해 힘을 모으자. 사회변혁노동자당의 사회주의 대중화 사업, 그중에서도 교육 사회화 운동도 교육혁명의 파고를 높여나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