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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기업’ LG자본의

추악한 가면 벗기는

 

청소노동자들의 투쟁

 

 

김건수┃학생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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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트윈타워 로비에서 농성 투쟁을 벌이고 있는 청소노동자들. [사진: 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 페이스북]

 

 

2019년 10월, LG그룹 본사인 여의도 LG트윈타워 청소노동자들은 난생처음 노동조합을 만들었다. 이미 노조에 가입한 인근 빌딩의 청소노동자들과 출근 버스를 같이 타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노동조합에 대해 알게 되었다고 한다. 그전까지 LG트윈타워 청소노동자들은 길면 10년, 짧으면 3년 동안 관리자에게 잘 보이기 위해 돌아가며 금품을 상납했다. 임금을 깎기 위한 사측의 ‘노동시간 꺾기’로 강제 주말출근까지 했지만, 10년 동안 임금인상은 없었다. 그래서 노동자로서 권리를 찾기 위해 노동조합을 선택했다.

 

노조를 만들자 근무시간 꺾기는 사라졌고, 첫해 두 달간은 만근 수당 25,000원도 생기며 자신감을 얻었다. 하지만 그 뒤 1년 동안 사측의 고의적인 교섭 해태와 노조파괴의 시간이 흘러갔다. 회사는 고작 ‘시급 60원 인상’만을 고집하며 교섭을 결렬시켰고, 조합원들의 로비 선전전을 금지하는 가처분 신청을 내는가 하면 조합원 부당징계로 노조파괴를 시도했다.

 

급기야 2021년 1월 1일부로 LG가 100% 출자한 자회사 S&I는 이 청소노동자들이 소속된 용역업체 지수INC와의 계약을 해지했고, 이에 따라 조합원을 포함해 LG트윈타워에서 일하던 청소노동자 80명이 전원 해고당했다. 해고통보를 받은 일자는 2020년 11월 26일. 10년을 아무 이상 없이 일해왔기에, ‘한 달 뒤부턴 이곳의 직원이 아니다’라는 청천벽력 같은 통보는 충격 그 자체였다. 공공운수노조 LG트윈타워분회는 곧바로 12월 16일부터 전면파업과 로비 철야농성을 시작했고,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고모들에겐 수십억,

청소노동자에겐 60원

 

그러던 중 LG트윈타워 청소노동자 투쟁이 갑작스레 화제로 떠오른 것은 1월 1일 해고된 날 로비에서 벌어진 심각한 인권침해 사태 때문이었다. 이미 그전부터 연대 대오의 출입을 차단하던 경비들은 로비에서 농성하던 조합원들에게 1월 1일부터 음식과 전기, 난방을 끊고 심지어 화장실 사용조차 방해하며 노동자 인권을 유린했다. 해고 노동자들이 한파 속 로비에 갇혀 하루 종일 굶고 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사람들이 LG트윈타워 앞으로 몰려들었다. 그러나 용역경비들은 연대 대오가 노동자들에게 전달하려던 도시락까지 바닥에 내동댕이치며 폭력으로 막아섰고, 이 사건이 알려지며 세간의 분노를 자아냈다.

 

청소노동자들의 요구는 원청 LG가 고용승계를 책임지라는 것이다. 심지어 이 하청 용역업체 지수INC의 대주주는 LG그룹 총수 구광모 회장의 고모들이다. 노동자들은 지난 1년 동안 투쟁하면서 하청업체가 사실상 LG자본의 허수아비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관리자들부터 ‘자신들은 그저 윗사람들 명령을 받을 뿐’이라며 청소노동자들의 요구를 회피했다.

 

청소노동자들의 투쟁이 화제가 되자, LG와 지수INC 간의 일감몰아주기 등 불공정 거래가 언론에 보도되었다. 지수INC는 LG트윈타워 외에도 LG로부터 수많은 건물관리 용역을 받으며 수익을 올리고 있었고, 지수INC가 구광모 회장의 두 고모에게(이 두 사람이 지수INC 지분 전체를 갖고 있다) 배당금으로 지급한 50억 원(2018년)과 60억 원(2019년)은 순이익을 넘어 잉여금까지 끌어모아 지급한 것이라는 점도 밝혀졌다.

 

뿐만 아니라 <JTBC>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LG는 청소노동자들에겐 고작 시급 60원 인상안을 고집하면서, 지수INC 사측에는 업계 관행보다 더 많은 용역비를 지급했다. 그 돈은 노동자들이 아니라 고스란히 지수INC의 순이익과 대주주인 총수일가의 배당금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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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1월 1일, LG트윈타워 로비에서 농성하던 조합원들에게 연대 대오가 도시락을 전달하려 했으나 용역경비들에 막혀 내동댕이쳐졌다.

 

 

연대로 나아가는 투쟁

 

이러한 사실이 드러나자 LG자본은 구광모 회장의 두 고모가 지수INC에 대한 주식을 매각할 것이며 청소용역도 중소기업에 맡기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그들이 이미 해고한 80명의 노동자에 대해선 일언반구도 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노동자들은 여전히 추운 날 로비에서 ‘원청이 책임지는 고용승계’를 요구하며 싸우고 있다.

 

LG트윈타워 청소노동자들의 투쟁은 연대의 힘으로 나아가는 중이다. 특히 소셜 미디어를 통한 ‘한 끼 연대’가 화제다. LG트윈타워 사내 식권값이 5,500원인데, 소식이 퍼지며 모인 돈만 4,000만 원이 넘는다고 한다.

 

한편, 이미 대학 캠퍼스에서 비정규 청소경비노동자들과 연대해왔던 청년학생들을 비롯해 노동‧시민단체, LG트윈타워 노동자들에게 노조를 권유했던 동료 노동자들이 용역경비들의 폭력에 맞서 로비 진입투쟁을 벌이고 있다. 그 덕분인지는 몰라도, 로비 안에서 농성 중인 노동자들은 여전히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아침, 점심, 저녁으로 힘찬 투쟁을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LG트윈타워 청소노동자들의 투쟁은 코로나19까지 맞닥뜨린 노동자들의 현실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노동자 투쟁에 유독 강력하게 적용되는 ‘K-방역’에 막혀, 해고 노동자들은 제대로 된 집회 한번 해보지 못했다. LG자본의 막무가내식 해고와 인권유린에도 굴하지 않고 노동조합으로 단결한 LG트윈타워 노동자들의 모습은 코로나19 시기 노동3권을 잃어버린 우리들의 희망이자, 용기일 수도 있겠다.

 

LG트윈타워 투쟁을 지원하기 위해 여러 단체가 함께 모여 공대위를 결성했고, 변혁당도 함께하고 있다. 공대위는 LG불매운동을 통해 LG자본을 더욱 압박하고자 한다. 청소노동자들의 고용과 노동조합을 지키기 위한 투쟁에 많은 동지들이 함께하기를 제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