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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혁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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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호 사회변혁노동자당 2021.02.06 20:42

더 큰 투쟁으로 전진하는

철도 자회사 노동자들

 

 

임용현┃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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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노임단가 100% 적용 합의사항 이행, 고용보장, 처우개선’ 등을 요구하며 투쟁에 나섰던 철도공사 자회사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66일간의 전면파업을 중단하고 1월 15일부터 간부파업으로 전환했다. 감염병예방법을 빌미로 노동자들이 함께 모여 행동할 권리가 크게 제약된 상황에서 이 싸움은 시작부터 만만치 않았다. 그럼에도 노동자들은 두 달 넘게 전면파업을 지속하며 끈질기게 싸웠다. 이번 투쟁을 통해 저임금과 고용불안을 방치하는 자회사의 폐해를 바로잡겠다는 의지가 그만큼 굳건했기 때문이다. 철도노조 코레일네트웍스지부와 철도고객센터지부는 이제 2파 파업을 조직하기 위한 담금질에 돌입했다.

 

공공기관 자회사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투쟁에 나설 수밖에 없었던 근본 원인을 돌아봄으로써 향후 해결해야 할 과제들을 간략히 짚어보고자 한다.

 

 

 

‘덩치 큰 용역업체’에 불과한

자회사

 

“코레일네트웍스”는 원청 철도공사로부터 역무, 주차관리, 특송, 매표, 고객상담 등의 업무를 위탁받아 운영하고 있다. 2004년 참여정부와 철도공사가 ‘철도 인프라를 활용한 부대수익 창출 및 사업 다각화로 철도 경영개선에 기여’한다는 명목하에 설립한 자회사로서, 국토교통부 산하 ‘기타공공기관’으로 지정돼 있다. ‘인프라’를 활용해 ‘수익 창출’을 한다는 말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이는 모회사(철도공사)가 갖춘 건물과 시설 등 기존 인프라에 별도의 자회사를 통해 저비용으로 인력공급을 달성하겠다는 말과 같다. 결국 민간의 파견‧용역 회사에서 공공기관 자회사로 위상은 달라진 듯하지만, 모회사에 단순 인력공급을 담당한다는 본질은 그대로인 셈이다.

 

그동안 문재인 정부는 ‘자회사로의 전환도 고용과 처우가 개선된 일자리이기 때문에 정규직화에 다름 아니다’라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코레일네트웍스 노동자들이 처한 현실은 이 말이 사탕발림에 지나지 않았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준다.

 

현재 코레일네트웍스가 위탁받아 운영하는 업무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은 정규직 125명을 제외하면 대다수(1,500여 명 이상)가 무기계약직이다. 더구나 자회사 소속으로 수행하는 업무는 철도공사 정규직 노동자들의 업무와 똑같다. 그런데도 이들이 받는 임금은 정규직 대비 47.7%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그간 철도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지속적인 투쟁을 전개했고, 철도공사도 마냥 모른 체할 수만은 없었는지 지난 2019년 11월 철도 노사 및 전문가협의체에서 “동일 유사업무를 수행하는 자회사 위탁업무의 경우 ‘2020년 위탁비 설계 시 시중노임단가 100%, 저임금 공공기관 인건비 인상률(4.3%)’을 적용한다”고 합의했다. 하지만 철도공사는 아직까지도 약속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

 

 

 

실질적 사용자인

정부가 책임져라

 

저임금 고착화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코레일네트웍스 노동자들의 문제는 전체 12만 명에 달하는 공공기관 무기계약직과 자회사 노동자들이 처한 상황과 그대로 겹친다. 고용노동부의 2011년 ‘공공부문 비정규직 실태조사 자료’에 따르면, 공공부문에서 비정규직을 활용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로 ‘예산상의 제약’(31.5%)과 ‘정원 증원의 어려움’(34.1%)이 제기됐다. 결국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고용 형태 및 처우개선은 정부 예산 문제와 직결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인력충원과 임금 격차 해소를 가로막는 정부 지침은 독소조항에 지나지 않으며, 당장 폐기해야 한다.

 

철도공사가 2019년 합의사항이었던 ‘시중노임단가 100% 적용’을 이행하지 않는 근거 역시 2020년 총인건비 인상률을 4.3%로 제한하고 있는 기획재정부의 ‘공기업‧준정부기관 예산편성 지침’이었다. 한편으로는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시대’를 열겠다느니 ‘무기계약직‧자회사 전환자들의 임금을 정규직 대비 80%까지 인상하겠다’느니 하며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환심과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것도 이 정부였다!

 

 

 

2차 파업으로

반드시 승리한다

 

바로 이 때문에 철도 자회사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문재인 정부와 철도공사, 코레일네트웍스 경영진을 향해 “약속을 지켜라!”라고 외치며 66일간의 파업투쟁에 나섰다. 그러는 사이 새해 벽두에는 209명의 대량해고 사태까지 벌어졌다. 2019년 12월 30일 노사 간에 체결한 정년연장 합의마저 코레일네트웍스 사측이 파기한 까닭이다. 노동자들에게 평생 최저임금 굴레를 씌운 것도 모자라 고용보장 약속도 철저히 짓밟은 것이다.

 

노동자들은 후회 없이 싸웠지만, 무책임한 사용자들의 모습에 크게 분노할 수밖에 없었다. 정부가 수수방관하는 가운데 철도공사는 ‘자회사 일’이라며 발뺌하기 바빴고, 코레일네트웍스는 다시 정부와 철도공사에 책임을 떠넘겼다.

 

숱한 역경에도 불구하고 철도 자회사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투쟁을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 코레일네트웍스지부와 철도고객센터지부는 전면파업을 마무리하며 더 크고 단단한 대오로 파업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선언했다. 아울러 문재인 정부의 허울뿐인 자회사 정책, 그리고 임금억제와 고용유연성 확보의 기제로 기능한 기재부 지침을 바로잡기 위해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공동대응할 것이라고도 밝혔다. 투쟁은 끝나지 않았다. 2차 파업투쟁 승리를 위해 연대와 지지가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