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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상반기 내 복직 무산,

약속 이행 않는 사측과 정면 투쟁할 것

121, 해고자 문제 완전 해결 위해 두 번째 인도 원정투쟁 떠난다


  

티볼리에 이은 G4렉스턴 신차 판매 호조에 힘입어 쌍용자동차가 한국지엠을 제치고 창사 이래 처음으로 월간 내수 판매 3위를 달성했다. 현재 쌍용차 평택공장의 편성효율은 90%에 이르며 이는 동종 업계 최고 수준이다. 극대화된 편성효율을 낮추고 타 완성차 사업장과 마찬가지로 주간연속2교대제로 전환한다면, 해고자(복직대기자) 전원 복직도 충분히 가능한 상황이다. 꼬박 110개월, 합의서 잉크가 바짝 마르고 닳아버릴 만큼 시간이 흘렀다. 쌍용차 해고노동자들은 더 이상 노··사 합의에만 기댈 수 없어 다시 투쟁에 나서기로 했다. 지난 117, 쌍용차지부 수석부지부장을 맡고 있는 윤충렬 동지를 <변혁정치>가 만났다.



Q 201512월 쌍용차 노··3자 간 맺은 복직이행 합의가 지켜지지 않고 있습니다. 당초 회사는 2017년 상반기까지 해고자 복직을 위해 노력하기로 약속한 바 있는데요, 현재까지 복직 인원과 향후 이행 계획은 어떻게 되는 건가요?

A 아시다시피 ‘20176월 말까지 단계적 복직을 위해 노력하기로합의한 시한이 지금 3개월 이상 경과했습니다. 채용 시기만 그런 게 아니라 회사는 단계적 채용 때 복직 인원도 일방적으로 기존 계획에서 줄였어요. 사실상 복직 관련 합의사항 중에 인력 충원 비율(해고자 3 : 희망퇴직자 3 : 신규채용 4)만 지켜진 것이고, 채용대상자에 대한 선별 권한도 회사의 독단적인 판단에 내맡겨졌죠. 그렇게 해서 이제까지 두 번에 걸쳐서 복직이 실시됐고, 전체 167명의 복직 대상자 가운데 복직이 이뤄진 인원은 고작 37명에 불과한 상황입니다. 이건 누가 보더라도 기존에 맺었던 합의에 턱없이 못 미치는 결과라고 밖에 볼 수 없는 것 아닙니까? 지난 7월에 열렸던 복직점검위원회에서도 회사는 경영 환경이 호전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추가 복직 계획이 없다고 통보했고, 그 뒤로 복직점검위원회 회의는 열리지 않고 있어요.


 

공장에서 쫓겨난 노동자들의 지위 원상회복은 사회적 약속


Q 말씀하신대로, 회사는 추가채용 여력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지부의 입장은 무엇인가요?

A 사실 그간 열렸던 복직점검위원회 회의도 전혀 실속이 없었거든요. 기껏해야 이번달 생산량이 얼마고, 잔업은 몇 시간 했다, 정도만 얘기하고 끝나는 거예요. 회사가 복직에 대한 계획이나 의지가 정말 있었다면, 차량 생산이나 판매 실적만 얘기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되죠. 그에 따른 인력충원 방안을 제시해야 하는데 그런 건 일절 없고... 실질적으로는 노사 합의 당시에 해고자 문제가 여론화되니까, 회사가 이 문제를 티볼리를 출시하는 시점에 신차 홍보 수단으로 활용한 셈이죠. 그러고 나서 회사는 판매가 저조해서 추가 채용할 상황이 도저히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어요. 그런데, 어떤 자동차 공장에서도 전 라인이 100% 풀로 가동되는 공장은 없거든요. 판매 실적이 좋은 모델을 생산하는 특정 라인의 가동률이 높더라도, 다른 차종을 생산하는 라인에서는 가동률이 낮을 수 있어요. 해고자 복직 문제는 회사 실적이 눈부실 정도로 좋아서 여유인력이 없을 때쯤 되면 뽑아달라는 얘기가 아니잖아요. 2009년 구조조정 당시 회사의 잘못된 경영(회계 조작으로 인한 고의 부도)으로 인해 강제해고 당했던 노동자들의 지위를 원상회복한다는 사회적인 합의를 이뤘고, 이에 대한 약속을 지켜나가는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 달라는 거죠.

지금 조립3팀 라인(G4렉스턴 생산라인)은 일주일에 63시간씩 일하고 있어요. 법정 최대노동시간이 52시간인데, 이걸 단축하면 추가 채용할 수 있는 여력이 충분히 된다는 거예요. 그런데 회사는 조립2팀 가동률이 조금 떨어지는 걸 이렇게 핑계 삼고 있어요. “2팀은 잔업도 못하고 계획정지 들어가야 할 상황이다.” 회사 논리대로라면 모든 라인이 52시간 씩 풀로 가동되어야만 신규인력을 채용할 수 있다는 얘기잖아요. 그런 공장이야말로 자본가에게는 꿈의 공장이겠죠. 합의 이후 해고자 복직이 전체 해고자 중 22%에 불과합니다. 167명 중에서 37명 채용한 게 과연 최대한 노력한 것이라고 말할 수 있느냔 말이죠. 그래서 지부는 회사가 해고자 복직이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줄기차게 요구 중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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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도 악전고투하며 복직 합의 이행 촉구 중


Q 아직 소수이지만 다시 현장에 들어간 쌍용차 동지들의 소식을 듣고 싶습니다.

A 공장에 들어간 동지들은 회사가 주로 물량이 많고 노동강도가 센 라인에 작업을 투입하고 있어요. 가령 복직자들이 지역이나 현장 모임, 주말 집회에 참가하려면 잔업특근을 빼야 하는데, 관리자들이 이런 식으로 눈치를 주는 경우가 부지기수예요. “복직자들이 잔업특근 열심히 해야 복직대기자들도 공장에서 환영받을 수 있다.” 그러니 먼저 복직한 동지들은 심경이 복잡할 수밖에 없을 거예요. 당장 집회에 나가서 조합원이나 연대 동지들도 만나고 싶지만, ‘복직자들이 조업에 불성실하다는 평가가 복직대기자들의 복직 전망까지 어둡게 할 수도 있다는 염려가 겹치는 상황인 거죠. 그러다 보니, 복직자들은 현장 적응하랴, 어떻게든 짬내서 집회 일정 참석하랴, 공장 안팎에서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고 있어요.

그 다음에 복직자들이 현장모임을 만들어서 해고자 복직을 촉구하는 홍보물 제작과 배포 활동도 꾸준히 펼치고 있어요. 악조건이지만 이런 활동들이 공장 안에 해고자 문제를 환기하고 복직 여론을 조성하는 데 힘이 되고 있는 것 같아요.

 

Q 지난 1016,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단과 쌍용차지부가 해고노동자 문제 해결을 위한 국회 간담회를 진행하셨었지요. 당시 어떤 이야기를 나누셨나요?

A 사실 이 간담회가 있기 전에 해고자의 아내 분께서 삶을 비관해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일이 벌어졌었어요. 사 합의 이후 한동안 멎었던 죽음의 소식들이 다시 들려오기 시작한 거죠. 그래서 저희가 여당에 요구한 게 해고자 가족들에 대한 실태조사와 죽음의 행렬을 막기 위한 국회 차원의 대책을 마련해 달라는 것이었어요. 근본적으로는 해고자 문제의 조속한 해결이 필요하다, 정부여당이 책임 있게 나서기를 바란다고 지부 의견을 전했습니다. 그리고 지부는 노동3권을 실질적으로 무력화하는 손배가압류 문제에 대한 법 개정 노력도 적극 나서달라고 주문했지요.

이명박박근혜정부에서 엉터리 행정해석으로 초장시간 노동을 허용했던 관례 역시 바로잡아야 한다고 요구했는데요. 잘못된 행정해석만 곧바로 폐기하면 쌍용차에서 주63시간씩 일하는 관행도 사라질 수 있고, 해고자 복직의 길도 자연스레 트일 수 있기 때문이죠. 그런데, 바로 얼마 전에 홍영표 의원이 대한상의와의 만남에서 재계 입장을 대변하는 발언을 쏟아냈더라고요. 대한상의에서 노동시간단축 전면 시행이 산업 현장의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고 건의하니까, 기업규모나 형편에 따라 단계적으로 시행할 것이니 재계는 너무 걱정 안 해도 된다고 말했었죠. 입법기관의 장(국회 환경노동위원장)이 이런 말을 했다는 것도 이해가 안 가지만, 이건 정부여당의 입장하고도 상반된 얘기거든요. 그래서 이번 홍영표 의원의 발언은 저희로서는 무척 실망스럽고 개탄스러운 상황입니다.

 


구조조정 정세, 조합원들과 공유하며 투쟁 준비해야


Q 같은 완성차 사업장인 한국지엠도 최근 철수설이 불거진 데 이어 비정규직 우선해고, 공장가동률 하락, 비용절감 공세 등 구조조정 압박이 가시화되고 있습니다. ‘2의 쌍용차가 될 것이라는 우려들도 적지 않은데요. 한국지엠 노동자들이 사측의 공세에 맞서 어떻게 투쟁해야 할지 구조조정 저지투쟁을 경험한 당사자로서 고민을 말씀해주시겠어요?

A 기업이 구조조정에 착수하게 되면 하나같이 조업 물량이 없다고들 말해요. 사실 그 생산이란 게 내수만 보고 할 수 없는 산업구조잖아요. 2009년도에 상하이차도 당시 쌍용자동차 수출물량을 절반 가까이 줄여버렸어요. 내수 물량은 종전과 변동이 거의 없었는데도 수출 물량이 50% 이상 줄어드니까 경영진이 구조조정 카드를 꺼내들기가 한층 수월했었죠. 한국지엠도 마찬가지 상황 같아요. 만약 신차도, 수출물량도 글로벌GM에서 배정을 안 한다면 이는 사측이 구조조정을 하겠다는 뚜렷한 신호라고 봐요. 자동차 산업은 국가기간산업이기 때문에 이걸 선제적으로 여론화하는 게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조합원들이 함께 모여서 상황을 인식하고 투쟁방향을 공유하는 과정이 빠르게 배치되어야 할 것 같아요. 구조조정이 임박했을 때 뒤늦게 대응하면 싸움은 그만큼 많이 힘들어질 거라고 봐요. 다행히 한국지엠 동지들은 2001년 대우자동차 시절에도 대규모 정리해고에 맞서 집단적으로 투쟁했던 경험이 있으니 잘 이겨내시리라 믿습니다.

 

Q 지난 상반기 해고자 전원복직이 물거품으로 돌아가면서 다시 복직 투쟁의 끈을 바짝 조여야 하는 상황입니다. 앞으로 지부 투쟁 계획에 대해서도 말씀해주십시오.

A 해고자 문제 관련 노··사 합의 이행이 불발되면서 지부는 121일 인도 마힌드라 원정투쟁을 계획하고 있어요. 지난 1차 원정투쟁 때처럼 인도 현지의 노동시민 단체들과 연대해서 마힌드라 회장을 직접 만나고 복직 약속이 지켜질 수 있도록 해야죠. 간부들이 인도 원정투쟁을 떠나면, 그 사이에 조합원(복직대기자)들은 공장 앞과 청와대 앞 1인시위를 릴레이로 이어나갈 예정입니다. 이번에는 정말 끝장을 보겠다는 각오로 조합원들과 함께 힘을 모아볼 생각이고, 그 과정에 다시 한 번 동지들이 연대해 주신다면 더 큰 힘이 날 것 같습니다.

인터뷰=임용현기관지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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