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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할 수 없는 대법 판결

진상규명 통해 바로잡아야

 

김득중쌍용차지부 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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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미디어충청]    



201411월 쌍용자동차 정리해고가 무효라는 서울고등법원의 판결을 파기하고 회계조작에 의한 정리해고가 정당하다고 한 대법원 판결. 4년이 지난 2018년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들이 또다시 피해 당사자로 법원 앞에 섰다. 사람을 죽인 쌍용자동차 정리해고 사건에 대한 판결이 양승태 대법원과 박근혜 정권의 검은 뒷거래를 위한 제물로 바쳐졌다는 엄청난 사실 앞에 우리는 분노를 금할 수 없다.



2014년 대법원 앞에서 흘려야 했던 피눈물을 우리는 생생히 기억한다. 2009년 회사의 회계조작, 외투자본에 의한 기술 유출로 3천여 명의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이 거리로 내몰렸다. 정리해고의 고통은 노동자와 가족들이 삶을 포기하게 만들었다. 최후의 보루로 법원에 판단을 맡기며 기나긴 법정 싸움을 견뎠다. 서울고등법원의 쌍용자동차 정리해고 무효 판결로 삶에 대한 기대와 희망이 새록새록 다시 자라났다. 그 희망과 기대를 무참히 짓밟는 판결을 내린 것이 바로 양승태 대법원이다.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라는 정리해고 요건에서 긴박성이 없어도, 회계와 문서 조작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되었어도, 대법원은 이를 무시했다. 2014년 사측이 대법관 출신을 비롯해 19명의 법원 출신 판사들을 법률대리인으로 선임했을 때, 전관예우에 대한 우려가 쏟아졌다. 사실 그보다 더 두려웠던 것은 박근혜 정권하에서 사법부가 친자본과 반노동자적 입장에서 판결할지도 모른다는 점이었다. 4년 뒤 우려는 현실로 드러났다.



2018년 대법원 앞. 4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다시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선다. 정의의 마지막 보루인 이곳 법원마저 적폐로 물들었고, 우리는 또 다시 피해자가 됐다. 양승태 대법원의 판결이 자본에 대량해고를 용인해줬고, 회계조작과 외투자본의 기술 먹튀에 면죄부를 줬다. 노동자들이 10년이라는 시간동안 일터로 돌아가지 못하게 했다. 무엇보다 사람을 죽게 했다. 2014년의 판결 이후 4명의 동료를 더 떠나보냈고, 그렇게 우리 곁을 떠난 동료와 가족이 29명이 됐다.



이제 바로잡아야 한다. 지난 25일 발표된 사법행정권 남용의혹 관련 특별조사단의 보고서는 양승태 대법원장이 정권과 독립되지 않고 협조의 대상으로 보며, 법관의 독립성마저 침해했다고 적시했다. 우리는 박근혜 정권과 재벌의 검은 거래를 기억한다. 재벌은 돈으로 노동법 개악과 노조탄압을 요구하고, 정권은 재벌의 요구를 강행하고, 저항하는 노동자들을 소송으로 옥죄어 왔다. 그런데 정의를 밝힐 수 있는 마지막 보루여야 할 법원마저 정권의 하수인 노릇을 한 것이다.



양승태 대법원과 임기를 함께한 대법관들은 책임을 져야 한다. 쌍용자동차 뿐 아니라 아직 많은 노동 사건들이 대법원에 계류되어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아찔할 따름이다. 조사단은 보고서에서 재발방지를 거론하지만, 제대로 된 수사가 먼저다. 쌍용차 사태 뿐 아니라 보고서에 적시된 양승태 대법원장을 비롯해 관련자 모두를 빠짐없이 제대로 수사해야 할 것이다.


또한 신뢰할 수 없는 판결에 대해 바로잡아야 한다. 정권과 거래한 양승태 대법원의 판결은 공정성은 물론 신뢰를 잃었다. 우리는 보고서에 적시된 양승태 대법원장과 관련한 의혹들이 모두 빠짐없이 제대로 바로잡히도록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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