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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호 사회변혁노동자당 2018.07.03 09:56

폐병의 허실을 가린다

 

박석준한의사(흙살림동일한의원장, 동의과학연구소장)

 


한의학에서 허실은 병적인 상태를 말한다. 보통 실하다고 하면 좋은 것으로 생각되지만 실한 것 역시 병이다. 이는 마치 작은 차에 큰 트럭의 엔진을 얹어놓은 것과 같다. 허한 것은 그 반대로 생각하면 된다.

폐기가 허하면 무엇보다 숨결이 약해진다. 목소리에도 힘이 없고 말하기도 싫어한다. 또한 코로 숨을 쉬기 어려워 입을 벌린다. 우리가 코로 숨을 쉰다는 것은 간단한 일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입으로 숨을 쉬면 공기가 짧은 거리를 거쳐 곧바로 폐로 들어갈 수 있다. 그러나 코로 숨을 쉬면 공기가 통과하는 길이가 길어지기 때문에 더 힘을 써서 들이마셔야 한다. 달리기를 할 때 입을 꼭 다물고 코로만 숨을 쉬어 보면 그 차이를 금방 알 수 있을 것이다.

반면에 실하면 숨이 차서 헐떡이면서 가끔 가슴에 손을 대고서 하늘을 쳐다보며 긴 숨을 쉰다. 이는 폐의 기운이 가슴 속에 꼭 막혀 억눌려 있기 때문에 그렇게 하는 것이다.

또한 기가 넘쳐나는 실한 상태에서는 기가 위로 올라가게 된다. 그래서 숨이 가쁘고 기침을 한다. 반면에 기가 부족한 허한 상태에서는 숨은 잘 쉴 수 있지만 힘이 없다.

폐의 기가 위로 올라가면 등이 아프고 가슴이 답답하여 괴로워한다. 기가 위로 치솟는 것은 기가 자기의 근원으로 돌아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기의 근원은 콩팥에 있다. 콩팥의 기가 충실하면 기는 콩팥으로 돌아간다. 이는 마치 바닷물이 증발하여 위로 올라갔다가 다시 비가 되어 내려오는 것처럼 순환을 하는데, 바닷물이 말라 버리면 내려올 비가 없어지는 것과 같다.

폐의 기가 허하면 숨이 차지만 숨결이 약하고 기침이 나면서 기가 치밀어 오른다. 실할 때와 달리 이때는 허할 때는 피가 나오며 목구멍 아래에서 쌕쌕거리는 숨찬 소리가 난다. 피가 나는 것은 음기가 속에서 다 손상되었기 때문이다.

 

폐병의 치료법

앞에서 본 것처럼 폐병 때는 허한 경우든 실한 경우든 모두 기가 위로 치솟는 특징이 있다. 그러면 그럴수록 폐는 더 힘들어진다. 따라서 빨리 이 기를 밑으로 내려야 한다. 이럴 때는 쓴맛을 먹는다. 오행으로 보아 쓴맛은 화에 해당하고 폐는 금에 해당하여 금극목金克木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금의 기운은 수렴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폐병에는 일반적으로 신맛을 먹어서 폐의 기를 수렴시키는 것이 좋다. 신맛으로 수렴시키면 폐기를 보하게 되고 매운 맛을 먹으면 폐의 기를 쏟아내게 된다. 그러므로 허할 때는 신맛을 많이 먹고 실할 때는 매운맛을 많이 먹는 것이 좋다.

폐병에는 기장, 닭고기, 복숭아, 파를 넉넉하게 먹는데, 이것은 자신의 장기에 속하는 미를 취한 것이다. 폐병에는 보리, 양고기, 살구, 염교를 먹는 것도 좋다. 이는 쓴맛이 기를 잘 내려가게 하는 성질을 취한 것이다.

폐병에는 찬 음식을 먹거나 옷을 춥게 입으면 안 된다.

 

폐병에서 위험한 경우

폐 경락의 기가 끊어지면 피부와 터럭이 마른다. 폐경인 수태음경은 기를 잘 돌게 하여 피부와 터럭을 따뜻하게 하여 눅여주므로, 폐경의 기가 활발하지 못하면 피부와 터럭이 마르고 피부와 터럭이 마르면 진액이 없어지고 피부와 관절이 상한다. 피부와 관절이 상하면 손발톱이 마르고 털이 바스러진다. 털이 바스러지는 것은 털의 기가 먼저 죽은 것이다.

폐병에 입을 벌리고(어떤 데서는 입과 코가 벌어지고 숨이 가쁘다고 하였다) 오직 숨을 내쉬기만 하고 들이마시지 못하면 위험하다. 또한 땀이 나서 머리털이 축축하고 계속 숨찬 것도 위험한 증상이다.

 

폐병의 도인법

정좌하고 앉아서 양손으로 땅을 짚고 몸을 움츠려 등을 구부린 다음 위를 향하여 몸을 세 번 떠받쳐 들면, 폐에 몰린 나쁜 풍과 허로를 없앤다. 또한 손등으로 등뼈의 왼쪽과 오른쪽을 각각 열다섯 번씩 치는데 이렇게 하면 가슴 사이에 있던 나쁜 풍이 없어진다. 그 다음 숨을 멈추고 눈을 감고 한참 있다가 침을 꿀꺽 삼키고 이를 세 번 부딪치고 그만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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