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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혁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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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호 사회변혁노동자당 2018.08.16 17:48

골라 먹어야 건강하다 

폐병에 좋은 음식(2)

 

박석준한의사(흙살림동일한의원장, 동의과학연구소장)

 

지각 枳殼

 

지각은 산등酸橙이라고 하는 나무의 덜 익은 열매다. <동의보감>에서는 왜귤倭橘이라고 하였는데, 제주도에서만 난다고 하였다. 정운경(1677-1753)<탐라귤보>에는 왜귤에 대해 이렇게 나와 있다. “생긴 것이 작은 호리병박 같다. 달기가 엿과 비슷하다. 조금 뒷맛이 난다. 맑은 진액이 있지만 촉촉하고 매끄러운 맛은 적다(정운경 지음, 정민 옮김, <탐라문견록, 바다 밖의 넓은 세상>). 여기에는 그림도 실려 있지만 오늘날 어느 종을 가리키는지 분명하지 않다.

산등은 광귤나무를 말한다고 하는데 이외에도 당귤나무, 탱자나무, 향원香圓, 라임lime 등의 잘 익은 열매를 모두 지각으로 쓰이고 있는데, 보통은 <동의보감>에 따라 탱자나무 열매를 많이 쓰고 있다. 이런 나무의 덜 익은 푸른 과일은 지실枳實이라고 한다.

지각은 성질이 서늘하며 폐의 기가 실한 것을 쏟아내는데, 특히 가슴에 담이 막혀 답답한 거나 배가 불러 오는 것을 잘 치료한다. 달여 먹거나 가루 내어 먹는다.

 

호두 (胡桃호도)

 

호두는 성질이 따뜻하다. <동의보감>에서는 성질이 고르다고 하면서 뜨겁다는 다른 학설도 소개하고 있다. 지금은 대개 따뜻한 것으로 보고 있다.

호두는 폐만이 아니라 콩팥에도 작용하는 음식이다. 소위 정력에 좋다는 말이다. 정력에 좋다면 머리에도 좋은 것이다. 머리를 좋게 한다는 뜻이다. 호두가 콩팥의 기를 보해주기 때문에 특히 콩팥이 허해서 기침을 하는 경우(예를 들면 만성 폐결핵)에 좋은 효과가 있다. 콩팥을 보해서 폐의 기를 거두어들이는 것이며 거두어서 잘 간직하게 해준다[].

호두는 기름기가 많다. 그래서 대장이 건조해서 생기는 변비에 좋은 효과가 있다. 호두를 많이 먹었다가 설사를 했다는 말은 호두의 이런 효과 때문이다.

호두는 그냥 날로 먹는데, 기름을 내서 먹기도 한다. 폐와 콩팥이 모두 허한 사람은 이 기름을 매일 조금씩(티스푼으로 한 숟가락 정도) 먹는 것도 도움이 된다.

그런데 콩팥을 튼튼하게 하면서 건조한 것을 눅여주고 변을 잘 보게 하려면 속껍질을 벗기고 써야 하고, 기침을 그치게 하려면 속껍질을 같이 먹어야 한다. 기름을 낼 때는 밥에 쪄서 기름을 낸다. 또한 여름에는 먹지 말라고 했다. 풍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인데, 이렇게 풍이 생길 정도면 꽤 많은 양을 먹어야 한다. 아마 그 전에 설사를 먼저 할 것 같다. 여름을 제외한 나머지 계절에 조금씩 늘 먹으면 좋을 것이다.

 

덜 익은 매화 열매 (오매烏梅)

 

오매의 성질은 따뜻하고 맛은 시다. 또한 떫은맛도 있다. 따듯한 성질은 찬 것을 덥혀주며 신 맛은 몸의 진액을 생기게 해준다. 반면에 떫은맛은 수렴시키는 힘이 있다. 그래서 폐기가 허하여 기침을 하거나 폐와 표리 관계에 있는 대장의 기 역시 수렴시켜 늘 설사하는 사람에게 좋다. 앞의 호두와 비교하여 폐의 기를 수렴시키는 것은 같지만 호두가 설사를 유발하는 데 비해 오매는 반대로 설사를 그치게 한다. 떫은맛이 강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런 효과를 보려면 반드시 덜 익은 매화 열매[매실]를 써야 한다. 다만 수렴하는 힘이 강하므로 감기로 인한 기침이나 몸에 열이 나면서 설사가 날 때는 먹어서는 안 된다.

원래 오매는 덜 익은 매화 열매를 불에 쪼여 말린 다음(40도 정도에서 2~3시간) 껍질이 황갈색으로 변하고 주름이 잡히면 2, 3일 정도 뚜껑을 덮고 열을 가하여 검게 되면 껍질을 벗겨 쓰게 되어 있다. 다른 방법은 볏짚이나 왕겨를 태워 그 연기에 검게 되도록 그을린 것을 쓴다. 그러나 간단하게 쓸 때는 덜 익은 열매를 불에 쪼여 말린 다음 달여서 차로 마시면 된다. 매실을 그냥 먹을 때는 반드시 덜 익은 푸른 열매가 아니라 잘 익은 열매를 먹어야 한다.

오매는 토하거나 소화가 되지 않아 배가 아프거나 특히 밀가루로 만든 음식을 먹고 소화가 안 되거나 술을 깰 때 등 여러 효과가 있지만 수렴시키는 힘이 강하기 때문에 장기간 오래 먹는 것은 좋지 않다. 또한 거의 모든 음식에 매실 발효액을 넣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매실의 효과보다는 설탕의 효과가 더 크므로 삼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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