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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혁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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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동에 저항하는 움직임들을 

어떻게 계급운동으로 묶어내야 할까?

  

안지완학생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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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 자체가 자본주의 체제의 저항으로 부딪히는 사람들이 있다. 소위 비정상’, ‘비생산적이라 간주되는 이들은 철저히 사회에서 배제된 채로 살아간다. 자본주의 사회는 성소수자, 청소년, 여성, 장애인, 이주민, 아직 사회적으로 범주화되지 않는 피착취자 등 다양한 사람들을 총체적이고 유기적으로 억압한다. 그렇다면 차이는 어떻게 구조화되어 차별로 이어지고 차별의 이데올로기는 어떻게 재생산되어 공동 전선의 구축을 방해하는 것일까. 정치캠프 주제 중 배제된 자들이 바꿀 세상의 두 세션에서는 국내 사회운동의 현황을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공동투쟁의 가능성, 실천 방안을 모색해보았다.

 

배제된 자들의 정치와 사회주의

노동으로부터 소외된 노동자는 계급투쟁을 통해 자본주의 체제를 변혁할 주체로 설 수 있다. 여기에서 간과하기 쉬운 또 하나의 균열지점은 노동으로부터 소외될 기회조차 박탈당한 배제된 무산계급 역시 체제에 경종을 울릴 수 있는 변화의 주체라는 것이다. 부문운동과 노동운동의 이분법을 넘어 프롤레타리아트와 무산계급은 공동투쟁을 전개할 수 있고 해야만 한다. 그 과정에서 개인의 자유권 보장 담론에 주력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 책임을 강화하는 사회권 쟁취 투쟁을 만들어내야 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자본주의 체제가 배제된 자들을 억압하는 방식은 매우 유사했다. 생산관계에 참여하지 않는 이들을 이데올로기적 국가기구를 통해 허위의식 속에 통제함으로써 비정상성을 지속적으로 공급했다. 그 속에서 사회권으로 쟁취되어야 하는 돌봄, 육아, 양육, 주거, 건강, 노동, 교육은 모두 민간화되었고 개인의 책임으로 전가되었다.

투쟁 주체를 확인하고 억압의 원인과 현 상황을 개괄한 후 토론은 어떻게 싸우고 어떻게 연대할 것인가를 중심으로 진행되었다. 각 현장의 활동가들은 여전히 당사자성 운동의 경향성이 존재함을 지적했다. 부문운동이 아닌 공동투쟁이 필요하며, 공동의제의 제출과 실천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중증 장애인, 청소년, 성소수자의 노동권 의제를 사회적으로 확장하는 정책 마련 등의 운동부터 시작할 수 있지 않을까 의견을 나눴다. 또한 기계적으로 평등을 접합하는 방식의 담론은 비판적으로 지양되어야 함을 확인했다


페미니즘 운동의 현황과 과제

페미니즘 리부트라고 칭해지는 현 한국 사회에서 페미니즘은 영영페미니스트*를 가시화하며 전사회적으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여성단일의제로 혜화역 집회에 6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모이고 극심한 성폭력 성차별, 반동에 저항하며 거리로 나오는 일이 일상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이들의 핵심적인 주장은 남성권력을 핵심적인 억압으로 상정한다는 점에서 급진주의적이기도 하고 성주류화 전략**을 취한다는 점에서 자유주의적이기도 하다. 신자유주의 하에 여성노동의 활용 방법은 철저히 자본의 이해관계 안으로 재편되었고 여성이 빈곤화되는 과정에서 장시간·저임금 노동체제는 확고해졌지만 계급적 여성운동이 대안 담론으로 자리 잡진 못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한편으로 해일 오는데 조개 줍고 있다는 기존 운동 진영들의 여성의제 부차화 맥락과 남성 중심적 조직질서 유지에 근거를 두고 있었다. 즉자적 분노를 해소하기 위해 스스로 주체가 되기를 선택한 여성들은 온라인을 통해 사회적 연대가 아닌 개인적 활동의 방식을 채택했다. 이러한 현상과 맞물려 생물학적 성별을 중심으로 한 분리주의적 시각은 그 어느 때보다 강화되고 있다. 지정성별 중심의 운동, 성소수자 배제, 탈 코르셋***에 동참하지 않거나 기준에 미달되는 여성에 대한 비난, 내부 이견을 인정하지 않는 등 전체주의적 성격과 혐오 자체를 유희로 재생산하는 문화 등 우려 지점이 많이 존재한다.

토론은 계급적 여성주의의 전망을 어떻게 확장시킬 수 있을지, 어떤 실천을 할 수 있을지 등의 고민을 나누며 전개되었다. 여전히 중요하게 논의되는 지점은 여성주의 운동의 현황을 섣불리 치부해 버릴 수는 없는 사회적 맥락들을 확인하고 구체화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대중들은 왜 여성의제와 계급운동을 연결하지 않는가, 사회주의 운동이 왜 설득력을 갖지 못했는가를 제대로 평가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출되었다. 대중들의 요구를 면밀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과 함께 연대로 체제를 전복할 수 있는 경험들을 마련하는 과정이 절실하다는 점도 확인했다. 또한 계급정당인 변혁당은 타 당과 어떤 차별성을 가질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과제를 남기며 토론은 마무리되었다.

 

* 최근 페미니즘에 관심을 갖는 주체들을 주로 넷 페미니스트, 영영페미니스트라고 부른다. 인터넷 상에서 사회적 여론화를 주도한다는 점에서 위와 같이 부르나, 현재는 오프라인 실천이 활발하다는 점, 현재의 실천이 세대를 부각하지는 않는다는 점에서 두 명칭 다 한계적이다.

** Gender mainstreaming. 여성과 남성이 동등한 혜택을 누리고 불평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전략으로 궁극적 목적은 양성평등에 있다.

*** 사회에서 여성스럽다고 정의해 온 것을 거부하는 움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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