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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혁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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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호 사회변혁노동자당 2020.09.30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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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근 금지


최인기┃서울



꽃이 피기도 전 코로나19가 창궐했다

그들이 머무는 의자가 통째로 치워졌다

노란색 ‘접근금지’ 띠가 둘렸다

올해는 유난히도 비바람이 몰아쳤다

사라지는 곳은 또 있었다

급식 시설이 문을 닫거나 시간을 단축했다

따뜻한 햇볕이 내리쬐는 날에도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조차 나눌 곳이 없었다

그들은 감시의 대상이 되고 예방의 대상이 되었다

더위가 걷히자 혐오는 차별을 낳고 배제로 이어졌다

대신 그 자리를 시혜로 메꿨다

그들이 머물던 자리에 낙엽이 떨어질 차례다


* 7월 20일 기준 노숙인 등에게 급식을 제공하는 서울시내 단체 54곳 중 17곳(31.5%)은 코로나19 등으로 운영을 중단한 상태다.

- <한겨레> 9월 8일 자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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