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의 물대포
최인기┃서울
수협의 용역들이 노량진 수산시장 상인들에게 물대포를 쐈다
오전 6시 즈음이면 새벽녘일까
해가 뜨기 전이면 한밤중일까
그건 중요하지 않다
그들은 항상 해가 뜨기 전에 나타나니까
10월의 마지막 주면 늦가을일까
그날은 겨울처럼 찬바람이 쌩쌩 불었는데
하지만 그것도 중요하지 않다
어차피 그들에게 추위 따위는 상관없으니까
경찰청 홈페이지에
“가장 안전한 나라, 존경과 사랑받는 경찰”이라고 쓰여 있는데
그들은 정말 민중의 지팡이일까?
이것도 중요하지 않다
용역들이 물대포를 사람을 향해 직접 쏴대도
경찰은 요지부동이었으니까
이번에도 물대포는 강력했고
노인네들은 비명을 지르며 쓰러져야 했으며
최루액이 섞인 듯 눈이 몹시 따가웠고
몸에 물집이 생기기도 했다
정말 중요한 건 세상은 또 잠시 분노하는 듯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