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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혁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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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금속노조 대우조선지회]


“국가 기간산업을 재벌에 팔아먹으려 하는가!”

대우조선을 실소유하고 있는 산업은행이 현대중공업에 매각방침을 밝힌 후, 대우조선 노동자들이 산업은행과 정부를 상대로 투쟁에 나섰다. 막대한 공적 자금을 쏟아붓고 수만 명의 노동자가 잘려나갔는데, 이제 흑자를 볼 때가 되니 재벌에 헐값으로 팔아넘긴다. 노동조합의 저항을 무시한 채, 산업은행은 지난 3월 8일 현대중공업과 매각 본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세계 조선업 1, 2위인 두 거대기업의 합병이기에, 여러 심사과정 등 시간은 남아 있다. 대우조선 노동자들은 기간산업 매각에 반대하는 연대투쟁을 호소하고 있다. ‘손실의 사회화-이윤의 사유화’, 이제 멈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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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노동과세계 변백선]


한진그룹 총수일가 경영권 박탈하라

1년 전, 이른바 ‘물컵 투척’ 사건을 시작으로 대한항공(한진그룹) 총수 조양호 일가의 범죄행위가 줄줄이 폭로됐다. 과거 ‘땅콩 회항’ 사건에서도 드러났던 갑질과 폭언‧폭행은 이들 일가에겐 ‘기본 소양’이었던 것 같다. 노동자들을 노예처럼 부린 것은 물론이고 밀수‧탈세‧배임‧횡령 등 범죄 종류도 다양하다. 그간 총수일가의 횡포에 시달렸던 대한항공 노동자들은 3월 한진그룹 주주총회를 계기로 조씨 일가 경영권 박탈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 3월 13일, 민중공동행동 재벌체제청산특별위원회(재벌특위)와 민주노총이 공동 주최로 “한진 재벌 갑질 청산 촛불문화제”를 열었다. 범죄자가 있을 곳은 회장실이 아니라 구치소다.




○ … 국내 10대 재벌그룹 총수들이 받아간 배당금 규모가 7,572억 원에 달한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지난 2월 “재벌닷컴”에 따르면, 2018년 10대 그룹 총수 배당금 규모는 1년 전(5,318억 원)보다 42.4%나 늘었다. 이 가운데 압도적인 액수를 기록한 것은 현재 생사조차 알 길이 없는 삼성 이건희 회장으로, 혼자 4,748억 원을 받아갔다(전년 대비 55% 증가). 현대차 정몽구(887억 원), SK 최태원(684억 원), LG 구광모(518억 원), 롯데 신동빈(258억 원) 등이 뒤를 이었다. 한편 시민단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5대 재벌(삼성, 현대차, SK, LG, 롯데)이 보유한 토지자산이 10년간 40조 원 이상 늘었다(2007년 23.9조 원 → 2017년 67.5조 원)고 밝혔다.

평균 국민소득이 3만 달러를 돌파했다는데, 이 수치를 그대로 적용하면 3인 가구 기준 연 소득이 1억 원에 달해야 한다. 하지만 과연 우리는 그만큼 벌고 있을까? IMF 위기 이후 전체 국민소득 가운데 기업의 몫은 점점 늘고, 일반 가계가 차지하는 비중은 과거 70% 수준에서 현재 56% 정도로 떨어졌다. 국민소득 높아졌다고 여유롭게 웃을 수 있는 건 고액 배당을 누리며 막대한 이윤을 축적하는 자들 뿐이다. 변혁당은 올 4월, 30대 재벌 사내유보금 현황을 발표해 이 사회의 부가 어떻게 재벌 곳간으로 들어가는지 다시금 밝힐 예정이다.


○ … 김용균이 목숨을 잃은 바로 그 현장에서 또다시 산업재해 사고가 터졌다. 지난 3월 4일,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설비점검 업무를 수행하던 하청노동자가 컨베이어 벨트 장치를 피하려다 좁은 통로에서 사고를 당했다. 당시 2인1조 작업 중이라 동료 노동자가 제동장치를 작동시켜 사망사고는 피했지만, 이 노동자는 부상을 입고 병원으로 후송됐다. 동료가 없었다면 영락없이 또 한 번의 끔찍한 사태가 벌어질 수밖에 없었다. 김용균의 장례를 치른 지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아, 심지어 같은 현장에서 같은 업무를 하는 노동자들이 여전히 죽음을 짊어진 채 작업현장에 내버려져 있다.

이번에도 문제는 역시 위험의 외주화와 민영화다. 사고를 당한 노동자는 발전소 하청업체인 “한전산업개발” 소속이었다. 김용균이 소속된 업체였던 “한국발전기술”과 마찬가지로, “한전산업개발” 또한 공기업인 한국전력과 발전소가 설비업무를 외주화하기 위해 자회사로 분리한 뒤 민영화시킨 회사다. 매일 노동자들이 죽음의 일터로 향하는 현실에서, 안전사회를 만들겠다는 대통령과 정부의 반복된 말은 공허할 뿐이다. 민영화와 외주화가 온존하는 한, 살인은 계속된다.


○ … “밀레니얼 사회주의의 발흥THE RISE OF MILLENNIAL SOCIALISM지난 2월, 세계적 명성을 지닌 영국 시사 주간지 <이코노미스트The Economist>가 표지에 내건 제목이다. 이 잡지는 1843년 창간 이래 철저하게 자본주의와 자유주의를 설파해왔다. 이들이 ‘사회주의’를 표지로 들고 나온 것은, 얼마 전부터 미국의 “민주사회주의자 그룹(DSA: Democratic Socialists of America)” 등 공공연히 좌파‧사회주의를 표방하는 정치세력이 지지를 얻는 데 대한 자유주의자들의 ‘불안과 우려’ 때문이다.

이 잡지는 사회주의가 발흥하는 이유로 불평등, 환경문제, 엘리트의 권력 집중 등을 꼽는다. 우파 정치인들이 별다른 대안을 내놓지 못한 것과 달리, 좌파는 이 문제들에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면서 세력을 형성했다는 것이다. 물론 결론은 이 잡지의 오랜 신조대로 ‘사회주의는 실패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며, ‘자유주의자들이 이 흐름에 적극 반대해야 한다’고 촉구한다. 그러나 ‘시장에 맡기면 된다’는 (사실 한 번도 실현된 적 없는) 반복된 신화가 설 자리는 점점 좁아지고 있다. 심화하는 불평등과 대중의 불만 속에서, 사회주의가 다시 역사의 시험대에 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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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정나위]


“공짜 야근에 파업 파괴”

‘사회적 대화’라는 말은 그 실체를 표현하기에는 아주 부적절한 표현이다. ‘사회적’이지도 않고, ‘대화’도 아니다. 노동자들에게 공짜 야근을 강요하는 탄력근로제는 이미 정부여당과 보수 야당이 국회에서 통과시키겠다고 합의해놓고, 노동자들은 도장이나 찍으라고 한다. 그러더니 이제는 쟁의권 자체를 박탈해 노동조합의 손발을 묶는 노동법 개악을 ‘합의’하잔다. 그나마 기존에 노조라도 있으면 다행이지만, 이 나라의 노동조합 조직률은 10% 수준이고 심지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경우 2~3%에 불과하다. 그래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먼저 “경사노위 해체”를 요구하고 나섰다. ‘사회적 대화’의 기만적인 가면은 이미 벗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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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참세상]


“죽은 자는 있는데, 

죽인 자는 어디 있나”

2016년 3월 17일, 유성기업 노동자 한광호가 목숨을 끊었다. 계획적인 노조파괴를 지시한 현대차, 이를 그대로 수행한 유성기업 사측, 범죄를 숨기기에 급급했던 검찰과 노동부 모두 이 비극의 공모자들이고 살인자들이었다. 3년이 지난 지금, 그 살인자들은 어떻게 됐을까. 유성기업 유시영 회장은 노조파괴 혐의로 징역 1년 6개월 형을 선고받았지만, 이조차 2심 재판부가 감경해 1년 2개월로 끝났다. 그리고 아무 것도 없었다. 오히려 경총을 필두로 자본가들은 ‘사측의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처벌을 없애라’며 강변하고 있다. 한광호 열사 3주기를 맞이하는 오늘, 노조파괴 범죄자들이 노조파괴 합법화를 목청 높여 외친다. 살인자들이 여전히 세상을 휘젓고 있다.




○ … 국내 첫 영리병원이 될 예정이었던 제주 녹지국제병원이 결국 개원할 수 없게 됐다. 제주도는 영리병원 비판 여론을 의식해 내국인 진료를 제한하는 조건부 개설허가를 내줬는데, 녹지병원 측이 이 제한을 풀어달라고 요구하며 버티다가 지난 3월 4일부로 개원 법정 기한을 넘긴 것이다. 현행 의료법은 “개설 신고나 개설허가를 한 날로부터 3개월 이내에 정당한 사유 없이 업무를 시작하지 아니한 때 개설허가를 취소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제주도는 의료법에 근거해 개설허가 취소 절차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영리병원에 반대해왔던 “영리병원철회 범국민운동본부”와 보건의료노조는 허가 취소는 물론이고, 녹지병원을 공공병원으로 전환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미 건물까지 다 지어놨기 때문에, 얼마든지 국가책임 하에 공공의료기관으로 전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정부와 제주도가 공공병원 설립에 나설지는 미지수다. 현 정부는 이전 정부와 마찬가지로 보건의료부문을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규정해 규제완화와 영리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번 녹지병원 문제에서도 책임을 이전 정부와 제주도에 떠넘기며 그저 방조하고 있었다. 영리병원 취소 이후 자연스럽게 공공병원이 대안으로 떠오른 것을 계기로, 보건의료 ‘상품’이 아닌 공공 의료시스템 구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져야 한다.


○ … 권력자들은 돈만 내면 감옥에서도 풀려날 수 있는 세상이다. 지난 3월 6일 이명박이 보증금 10억 원을 내고 석방됐다. 작년 3월 뇌물수수와 횡령 등으로 징역 15년 형을 선고받은 지 1년만이다. 법원은 석방 후 “자택 구금” 수준의 조건을 걸었다고 했지만, 누구와 만나고 연락하는지 일일이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에 그 조건은 사실상 유명무실하다는 관측이다.

중형을 선고받은 권력형 범죄자가 이렇게 돈으로 풀려나는 반면, 투쟁하다 잡혀들어간 노동자들은 그런 큰 금액을 마련할 엄두도 내지 못할뿐더러 1심 실형 선고를 받으면 이후 불구속 재판을 기대하기도 어렵다. 단적으로, 민중총궐기를 주도했다고 감옥에 갇혔던 민주노총 한상균 전 위원장은 3심까지 진행되는 내내 꼬박 징역살이를 했다.

사법부 재판거래 사태로 법원 개혁에 대한 요구는 커졌다. 김경수 경남지사 구속 이후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여당이 직접 발 벗고 나설 정도다. ‘삼권분립’이라는 허울 뒤에 사법부가 지배 권력의 의지에 충실히 복무했다는 사실이 드러났지만, 노동자들은 ‘문건’들이 드러나기 전부터 이미 알고 있었다. 저들에 대한 판결과, 우리에 대한 판결은 언제나 달랐기 때문이다.


○ … 3월 8일 111주년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여성 노동자들이 △성별 임금격차 철폐 △채용 성차별 철폐 △일터 성폭력 근절 등을 요구하며 거리로 나섰다. 지난 1년간 각계에서 터져 나온 미투 운동의 흐름을 반영하듯, 사회 전반에 만연한 여성차별에 반대하는 다양한 목소리가 나왔다. 학생들의 스쿨 미투는 물론이고, 헌법재판소 판결을 앞둔 낙태죄 폐지 요구도 제기되면서 여성의 자기결정권과 진정한 평등을 쟁취하기 위한 움직임은 멈추지 않을 것임을 보여줬다. 오는 3월 30일에는 헌재 앞에서 낙태죄 폐지 대중집회도 진행될 예정이다.

한편 최근에는 연예계에서 성관계 동영상 불법 촬영‧유출 사태가 벌어지면서 강간 문화가 다시금 화두로 떠올랐다. 상대 여성의 동의도 구하지 않고, 심지어는 약물을 사용해 의사 불능 상태로 만들어 성폭행한 뒤 그 영상까지 찍어 공유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더군다나 사태가 공개된 후 온라인에서는 이 불법촬영 영상을 구해보자거나 상대 여성의 신상을 캐는 지라시까지 돌면서 피해를 더 양산하고 있다. 여성을 철저히 성적 쾌락의 도구로 간주하는 문화가 여전히 온존하는 지금, 여성의 요구를 3월 8일 하루로 가둘 수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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