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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혁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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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 내 동성애자들이 색출당하고 있다

건드릴 수 없는 인권의 투쟁을 전개해야 할 때

 

소성욱경기

 

2017413, 육군참모총장이 군대 내 동성애자 군인을 색출하여 처벌하고 있다는 것이 폭로되었다. 그리고 얼마 뒤 한 성소수자 군인이 구속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군대 내 성소수자를 색출하여 처벌하는 작전이 지금, 21세기 한국사회에서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어떠한 죄를 지은 것도 아니다. 단지 성소수자라는 이유만으로, 성소수자라는 정체성이 무거운 형벌로 다스려야 할 로 둔갑했다.

이는 마치 동성애자들에게 표식을 매겨 수용시설에 가두고 죽인 나치를 연상케 한다. 육군은 군대 내에 성소수자가 존재한다는 사실에 화들짝 놀라 발본색원에 나섰다. 그리고 이 색출 작전은 육군참모총장 지시 하에 지속되고 있다. 육군 뿐 아니라 해군까지 그 작전이 확산되고 있다는 정황이 포착되고 있다. 현재까지는 50명 정도가 수사대상이고, 그 중 32명이 입건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반인권이라는 말로도 부족, 인권이 파괴되고 있다

이 사건이 알려지자마자 많은 사람들이 분노하고 문제제기를 시작했다. 하지만 육군은 자신들이 하는 일이 정당하다고 반박했다. 군형법 제92조의 6항에 따른 합법적인 수사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군형법 제 92조의 6항은 그 존재 자체만으로 차별과 편견을 양산하는 반인권적인 조항이다. 결국 이 법조항이 성소수자를 처벌하기 위한 단서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 이번 사건을 통해 드러났다.

더구나, 육군은 병영 내 동성애자에 대한 식별활동을 금지한다는 국방부 훈령 제 1932호 제 2541항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어기고 를 저질렀다. 얼마 전 군인권센터가 공개한 수사과정 통화녹음기록을 통해, ‘아웃팅 협박’, ‘함정수사’, ‘색출작업등 반인권적이며 불법적인 수사과정의 전모가 밝혀진 것이다. 개인적인 자료들이 들어있는 휴대폰 등을 영장 없이 조사하고 무단으로 수색하는 등 반인권적이라는 말로는 설명이 부족할 만큼 심각한 인권침해가 이뤄졌다.

 

군대를 넘어 사회로 확산되는 혐오와 폭력

사건 이후 대표적인 성소수자 혐오언론 국민일보를 비롯해 공영방송이라는 KBS까지 군대 내 동성애자들이 문제라는 반인권적인 기사를 내기 시작했다. KBS 공식 SNS페이지에도 온갖 혐오발언이 난무했다.

박근혜를 탄핵하고 구속까지 시킨 힘은 광장에 있었다. 끊임없이 광장에 나와 민주주의와 평등을 외쳤던 사람들 중에는 물론 성소수자들도 존재했다. 많은 성소수자들이 숨어있지 않고, 무지개 깃발을 들고 광장에 함께 모였다. 하지만 광장항쟁의 1막이 내리고 대선이라는 2막이 오르자, 유력 후보들은 너도나도 동성애를 반대한다며 보수기독교 세력에 머리를 조아리기 시작했다. 차별금지법을 제정하지 않겠다는 입장은 물론, 동성애를 반대한다는 입장까지 언론을 타고 사람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했다. 이에 장단이라도 맞추듯 혐오세력들은 위험한 동성애로부터 엄마들이 아들들을 지켜야 한다.”며 집회를 열기도 했다. 그리고 동성애를 반대한다는, 성소수자를 혐오하는 현수막이 시가지 곳곳에 게시되었다.

그러나, 우리는 성소수자의 인권이 무너지고 있는 것을 가만히 보고만 있지 않았다. 구속된 성소수자 군인의 어머니가 호소한 탄원서에는 단 며칠 만에 4만 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함께 했다. 구속된 성소수자 군인의 석방을 요구하며 국방부 앞에서 긴급 규탄집회가 열렸고, 이 자리에는 300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모였다. 우리는 그 자리에서, 국방부를 향해 외쳤다. “나도 잡아가라. 그리고 집회에 참가한 사람들은 다짐했다. 다시 모일 것이라고. 성소수자 인권 보장을 위한 외침을 그침 없이 계속 이어나갈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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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소수자에게 범죄자의 낙인을 찍겠다면 우리는 당신에게 반인권의 오명을 드리겠습니다. 육군참모총장의 소명은 학살과 다르지 않습니다. 성소수자 인권에 침묵하고 관조하며 국정을 주관하는 대통령이라면, 우리는 기만과 위선의 훈장을 달아드리겠습니다.”

- 국방부 앞 항의 시위에서,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공동운영위원장 웅님의 발언 중 일부

 

색출되어야 마땅한 것은 성소수자 군인이 아니다. 수직적인 위계질서와 권력관계가 공고히 작동하고 있는 군대 내의 성범죄와 폭력이야말로 색출되어야 할 악행이다. 한국 군대는 지금 당장 구속된 성소수자 군인을 석방하고 엎드려 사죄해야 한다.

또한, 이 문제는 성소수자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성평등을 가장한 기만적인 정책들과 제도, 정치인들에 저항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함께 모이자. 모여서 저항하자. 반인권을 뿌리 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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