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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혁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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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쟁과 조직의 가능성을

놓치지 말자

 

정주희조직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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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민주노총]


527일 청계광장에서 문재인정부 출범 후 첫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 최저임금 1만 원, 비정규직 철폐, 노조할 권리를 구호로 만원행동의 출범을 공표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앞선 525일에는 경산CU 피살사건, 구의역 참사를 매개로 선전전을 진행하고 서울대 비학생조교 파업에 연대하는 만원버스 실천단이 서울 곳곳을 순회하기도 했다.

사회적 총파업을 성사하기 위해 만원행동은 4월 준비위 출범 이후로 굵직하게 공단, 아르바이트 밀집지역, 대학을 중심으로 미조직 노동자와 청년을 접촉할 기획을 세우고 집행해왔다. 대학에서는 축제기간에 학내 노조와 연계한 선전전을 배치했으며, 신촌에서 매장선전전과 문화제를, 공단에서 종치고 칼퇴근을 모토로 문화제를 진행했다.

 

미조직 노동자 조직화가 관건이다

이러한 기획들이 갑작스레 등장한 것은 아니다. 미조직 노동자를 만나기 위한 각 단위의 고유한 고민과 실천들이 최저임금 1만원과 비정규직 철폐 요구를 계기로 연결하려는 시도가 가시화한 것이다. 공히 저임금과 고용불안이 노조 조직률의 발목을 잡고, 정체한 노조 조직률은 또다시 권리 신장을 가로막는 악순환 속에서 미조직청년 노동자를 접촉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강했다. 한편 미조직 노동자를 조직하는 과정이 현재 노동운동의 위력과 의미를 반감하는 것이 아니라, 총파업이라는 기축 상에서 가능함을 인정한 기획이기도 했다.

또한 지난 십수 년 동안 미조직 노동자 조직사업이 진행되어왔지만, 특히 올해는 퇴진운동이라는 정치적 격동이 지나간 직후이자 정권이 교체된 정국이라는 특성이 반영되었다. 비정규직 노동자의 요구를 건 투쟁과 조직사업을 결합하려는 시도가 바로 그러하다. 2015장그래 살리기 운동본부에 비추어보았을 때는 당사자들의 요구와 환경을 고려한 접근을 시도해야 한다는 취지가 강화된 것이다.

미조직 노동자 조직사업을 벌여온 여러 단체들의 고민이 사회적 총파업이라는 행동방식으로 모아지고, 이를 준비하기 위한 행보를 보인다는 점에서도 그 의미는 결코 적지 않다. 다만 사회적 총파업의 성사로 연결하기까지 아직 극복해야 하는 간극도 넓어 보인다. 조직된 비정규직 노동자의 투쟁이 매개가 되지 못한 채 단체들의 고유한 사업과 이를 모아내는 방식으로는 미조직 노동자와 접촉면을 확대할 수 있을지언정, 사회적 총파업이라는 경로의 전망을 보여주는 효과는 오히려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파업을 결의한 단위들도 있지만, 파업을 조직하는 과정에서 이들의 결의가 드러나고 최저임금비정규직 의제로 투쟁이 배치된다면 앞으로 사회적 파업의 구심점을 형성하는 데 한층 용이할 것이다.

또한, 각 단위가 보다 책임성 있고 꾸준하게 미조직 노동자를 접촉하도록 역할을 부여할 필요가 있다. 미국의 최저임금 운동에서도 중요하게 대두한 것은 주요 의제를 중심으로 한 꾸준한 접촉과 실천이었다. 만원행동 내에도 이같은 활동을 지속적으로 벌여온 단위들이 존재하지만, 그 외의 단체들 역시 최소한 2017년 내에 꾸준히 역량을 투여할 필요가 있으며 그것은 이후에도 마찬가지로 요구되는 지점이다.

 

6.30 이후에도 꾸준히 이어나가야

최저임금 1만원으로 대표되는 사회적 총파업의 문제의식은 6.30은 물론, 이후에도 한동안 조직노동운동의 주력 과제일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만원행동의 사업은 6.30 사회적 총파업 자체를 미조직 노동자와 함께하는 투쟁으로 상징화하고 조직하는 것만이 아니라 그 이후를 향한 교두보가 되어야 한다.

6.30까지 한 달 남은 상황에서 급속히 주체가 형성되거나 운동의 저변이 확장되리라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지금까지 만원행동의 행보에 여러 조직의 고민과 활동들이 사회적 총파업이라는 줄기로, 공동의 실천으로 모아낸 의미가 있었다면 6.30은 그러한 활동을 공동의 역량을 투여해 지속적으로 이어가겠다는 결의를 다지는 중간 기착지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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