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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혁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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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호 사회변혁노동자당 2020.09.01 17:09

집은 없고 빚은 많은 

우리에게 사회주의를


김건수┃학생위원회



최근 취업한 동아리 선배로부터 ‘월급의 절반을 적금에 쏟아붓는다’는 얘기를 들었다. ‘나중에 집을 사기 위해 저축하는 것’이란다. 그 얘기를 옆에서 같이 듣던 친구는 ‘평생 그렇게 모으면 칠십 살이 되어야 작은 원룸 하나 살 수 있을 것’이라고 놀렸다. 그마저도 ‘칠십 살이 될 때까지 집값이 가만히 있겠냐’며 말을 보탰다.


슬프지만 맞는 얘기다. 사회초년생이 받을 수 있는 월급은 많아야 최저임금보다 조금 높은 200만 원 언저리다. 그렇게 벌고 벌어서 내 집 하나 사기가 참 힘들다. 아니, 거의 불가능하다. 지금이야 금리가 낮지만, 억대 빚을 지고서 겨우 전셋집 하나 구할 수는 있겠다. 그럼 평생을 그 빚과 이자를 갚기 위해 일해야 한다.


우리는 돈으로 집을 사는 게 아니라, 빚으로 집을 산다. 돈을 벌기 위해 일하는 게 아니라, 빚을 갚기 위해 일한다. 그러다가 도중에 해고라도 당하면 어떻게 될까? 그래서 상사가 날 괴롭혀도, 도저히 일이 적성에 맞지 않아도 별수 없이 빚을 갚기 위해 개미처럼 일해야 한다. 자본주의 사회는 ‘집을 살 수 있게 하는 건 빚이 아니라 능력’이라고 했다. 그래서 우린 집 없는 내 능력을 한탄한다. 하지만 평생을 일해도 집 한 채 사지 못하게 하는 이 체제의 무능력을 따져봐야 하는 게 아닐까?


집은 없고 빚은 많은 우리에게, 대안은 사회주의다. 사회주의 사회는 땅과 건물을 국가와 사회가 소유하고, 모두가 안정적으로 주거권을 누릴 수 있도록 저렴한 가격에 임대할 것이다. 땅과 건물을 특정한 누군가의 소유로 하지 않으니, 억울하게 쫓겨나거나 울며 겨자 먹기로 전셋값을 올려줄 필요가 없다. 시장에 맡겨놓지 않으니, 하늘로 치솟는 부동산값을 걱정할 일도 없다.


대학교 1학년 시절 <북한 현대사>라는 수업을 들었을 때, 교수가 이런 말을 했다. “여러분이 북한을 싫어하는 이유가 거주 이동의 자유, 직업 선택의 자유, 이동의 자유가 없어서 아니에요? 그런데 여러분은 지금 살고 싶은 집에서 살 수 있고, 노력만 하면 하고 싶은 일을 하고, 마음 내킬 때 어디든 떠날 수 있나요?”


우리가 당연히 보장돼야 한다고 생각하는, 아니 보장되고 있다고 생각하는 이 자유들이 정말 내 것인지 생각해보자. 자본주의는 우리의 ‘능력이 부족해서’ 더럽고 축축하고 직장에서 먼 집에 살고 있다고 말하지만, 정말 그런가? 정말 우리의 노력이 부족한 것인가?


사회주의에서 주거는 권리다. 그게 인간으로서 존엄하게 살기 위한 기본 조건이기 때문이다. 그게 가능하냐고? 주변을 둘러보면 온통 집과 건물로 가득하다. 부족한 건 집이 아니라 상상력이다. 집은 없고 빚은 많은 우리 모두 사회주의로! 집? 사지(buy) 말고, 살자(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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