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가입

변혁정치

> 변혁정치

한국사회 온갖 모순 떠안은 하이디스

길어지지만, 꼭 이겨야만 하는 투쟁


김한민┃경기


“하이디스 투쟁 승리할 수 있도록 계속 연대해 주세요”

고 배재형 열사가 마지막으로 남기고 떠난 유서 중에 이런 대목이 있다. 이 유서를 읽고서 참 많이 반성했고 후회했다. 내 나름대로 연대를 했다고 생각했는데, 그 연대가 많이 부족했던 모양이다. 그래서 배재형 동지가 마지막 글을 이렇게 남기고 떠나갔구나, 라는 반성이었다.

한국사회의 온갖 모순을 떠안고 투쟁하는 데가 하이디스다. 외국투기자본의 문제, 정리해고의 문제, 공장폐쇄의 문제, 김&장으로 대표되는 기득권층의 부도덕한 문제, 그리고 기술유출 문제 등… 하이디스 투쟁이 중요하고, 꼭 승리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대만원정투쟁과 김&장 향한 투쟁 병행

하이디스 투쟁은 크게 두 가지 축으로 진행하고 있다. 첫 번째는 하이디스의 실질적인 지배자본인 이잉크E-ink를 상대로 한 대만원정투쟁과 대만 정부를 압박하는 서울 동화면세점 상경투쟁(동화면세점 6층에 대만정부 한국영사관이 있다)이다.

1․2차 대만원정투쟁은 공장폐쇄를 하기 이전에 공장폐쇄를 철회시키기 위한 투쟁이었다면 3차 원정투쟁은 고 배재형 열사의 죽음에 대한 항의와 공장폐쇄 철회 및 정리해고 철회를 위한 투쟁이었다. 이번 6월27일부터 8월23일까지 진행된 4차 원정투쟁은 1차부터 3차까지 진행된 원정투쟁의 기운을 이어가고 대만 사회운동세력과 한국의 운동세력이 좀 더 폭넓은 연대를 모색하고 이러한 연대를 통해 하이디스 투쟁을 승리로 이끌기 위한 투쟁이었다.

4차 원정투쟁 기간 동안 대만 사회운동세력들과의 폭넓은 연대를 조직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다. 몇 시간 동안 기차를 타고 가서 다른 지역의 노동자계급 세력들과 토론하기도 했다. 하이디스 공장폐쇄와 정리해고의 문제가 단순히 한국 사회만의 문제가 아니라 세계적인 문제이며, 이러한 문제에 대만 사회가 관심을 갖고 함께해야 한다며 토론하고 이해시키는 과정이었다.

4차 원정투쟁과 맞물려 국내에서는 이잉크의 법적대리인 역할을 하고 있고, 자본의 이익을 위해 구조조정을 진행시키고 있는 ‘법무법인 김&장’에 맞서는 투쟁을 진행했다. 김&장은 이번 하이디스만이 아니라 그동안 외국 투자기업의 구조조정을 앞장서서 검토하고 실행에 옮겨온 국내 최대의 법무법인이다. 예전 론스타 문제는 물론 현재 투쟁을 한참 진행하고 있는 홈플러스 매각에도 개입하면서 민주노조 말살에 앞장서고 있다.


8-7.jpg


월수목 광화문 문화제에서 만나요

4차 원정투쟁은 8월23일로 끝이 났지만 하이디스 투쟁은 계속 진행형이며, 5차 원정투쟁으로 이어갈 것이다. 5차 원정투쟁으로도 끝나지 않는다면 6차, 7차, 하이디스 투쟁이 승리하는 그날까지 하이디스 조합원들과 연대단위의 원정투쟁은 계속 될 것이다.

이에 맞서 자본은 조합원들이 지쳐서 스스로 나가떨어지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하이디스 조합원들은 투쟁을 통해서 강철이 되어가고 있으며, 이러한 투쟁의 열기는 쉽게 식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이디스투쟁은 당분간은 서울 동화면세점 앞 노숙농성과 이천지역을 중심으로 투쟁을 이어갈 것이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대만 정부와 이잉크그룹에 보다 더 강한 압박이 필요하며, 이것은 조합원들과 지회 지도부가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러기 위해 일단 지회는 투쟁의 확장을 위해 다양한 세력들과 연대를 도모해야 한다. 또한 김&장이라는 거대한 세력에 맞서 투쟁하기 위해서라도 시민사회운동과의 연대는 필수 조건이다. 자본과 권력을 움켜주고 있는 김&장에 맞서기 위해서는 다양한 선전전과 함께 그동안 노조파괴에 앞장섰던 김&장의 행위를 폭로하는 방안을 연구해야 한다.

자본축적의 위기는 이미 1970년대를 넘어서면서부터 시작됐다. 이러한 자본의 위기를 탈출하기 위해 자본은 신자유주의를 도입했고, 그 첫 번째 희생자는 세계 각국의 노동자들이었다. 한국에서는 구조조정이라는 미명아래 민주노조를 파괴해 왔으며, 민주노조 파괴를 통해 자본의 이윤을 극대화시켜온 것이다.

하이디스 투쟁은 바로 이러한 관점에서 바라보아야 한다. 하이디스 투쟁은 민주노조를 사수하고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지키는 투쟁, 그리고 반신자유주의 투쟁인 것이다.

지금 하이디스 조합원들에게 필요한 것은 그 무엇보다 연대다. 금속노조 하이디스지회는 매주 월, 수, 목요일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문화제를 개최하고 있다. 굳이 문화제하는 날이 아니어도 된다. 아무 때나 농성장을 방문내서 건네는 한 마디 “힘내세요!”가 하이디스 노동자들에게 큰 힘이 되고 투쟁 승리의 원동력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 달라.

© k2s0o1d6e0s8i2g7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