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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호 노동자계급정당추진위 2015.09.01 11:11

테스코 비밀매각․먹튀,

노동자는 구경꾼이 아니다

마트노동자투쟁의 새 역사 만들어갈 것


이정희┃홈플러스노조 교육국장


국내 대형마트 업계 2위인 홈플러스의 매각이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홈플러스는 영국 테스코가 100%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업체로 전국에 140개의 대형마트와 377개의 슈퍼마켓, 300여개의 편의점을 운영하고 있다. 영국 최대의 소매유통업체인 테스코는 분식회계로 인한 영업실적과 신용등급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이유로 테스코는 한국 홈플러스 매각을 추진하고 있으며 6월말 예비입찰에 이어 8월25일 본입찰을 진행했다. 이르면 9월초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해 연내 매각을 마무리하겠다는 것이 테스코의 계획이다.

예상 매각가격이 7조원대로 최대 규모의 인수합병임에도 테스코는 매각 절차를 철저하게 비밀리에 진행하고 있다. 적정가격, 노동자의 고용보장, 기업의 지속성장 등에 대한 내부의 공유와 사회적 논의 없이 비밀매각으로 일관하는 테스코의 행태는 전형적인 ‘먹튀’ 행각이다.

테스코 뿐만 아니라 홈플러스 경영진 또한 테스코의 앞잡이로 전락하여 매각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 “본사 소관이라 아는 바 없다”는 말을 앵무새처럼 되풀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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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11일 영국대사관 앞 '비밀 먹튀 매각 추진하는 테스코 규탄! 홈플러스 노동조합 매각 투쟁 승리 결의대회'


사모펀드 투기각축장으로 전락

홈플러스의 매각전망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한국경제의 위기상황과 소비침체, 대형마트의 과당경쟁과 규제강화 등으로 수익성이 하락하는 조건에서 테스코가 희망하는 7조원은 어림없고 실제 가치는 4조원 내외에 불과하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실제 현대백화점, 농협 등 유통업체는 홈플러스 인수전에 뛰어들지 않았다. 8월25일 본입찰에 참가한 업체는 MBK, 칼라일, 어피니티-KKR 3개업체로 모두 사모펀드들이다. 사모펀드들이 대형마트의 수익전망이 어두운데도 7조원 내외로 예상되는 인수전에 뛰어든 것은 과잉자본의 출로가 없는 조건에서 투기적 기업 인수와 재매각을 통한 시세차익을 노리는 것이다.

투기자본은 정상적인 기업경영이 아니라 대규모 구조조정, 노동의 질 악화, 분할매각을 통한 시세차익으로 수익을 만들어낼 가능성이 높다. 외환은행 인수 매각으로 4조5천억 원의 투자수익을 챙긴 론스타, 씨앤앰 인수 후 구조조정과 노동자 탄압으로 논란을 빚고 있는 MBK 등이 사모펀드의 문제점을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다. 쌍용자동차 사태, 론스타의 외환은행 먹튀 등 투기자본의 상흔이 아직도 지속되고 있는데 또다시 투기자본에 홈플러스의 운명을 맡길 수는 없다.

기업의 지속성장과 노동자의 고용에 관심이 없는 투기자본은 세계경제 위기의 주범이다. 주주만이 기업의 주인이고 노동자와 협력업체, 소비자는 아무런 권한이 없다는 주주자본주의의 주장은 옳지 않다. 홈플러스는 2만5천여 명의 직원을 포함하여 협력업체, 파견업체 노동자 10만 명의 고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기업이다. 또한 대형유통업체의 특성상 회사의 안정성이 흔들리면 피해는 종업원과 납품업체를 넘어 소비자에게도 미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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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21일, 홈플러스 투기자본 매각 반대 시민 서명운동.[출처 : 홈플러스노동조합]


매각 저지․고용안정 투쟁, 강도 높여갈 터

노동조합은 테스코에 홈플러스 비밀매각을 중단하고 홈플러스 매각문제를 공론화할 것을 촉구해왔다. 노동자들의 요구에도 비밀매각을 강행하는 테스코의 행태는 이윤추구를 위해서라면 회사성장을 위해 기여해온 노동자들은 한순간에 내팽개치는 자본의 냉혹한 ‘쌩얼’을 보여주는 것이다. 먹튀자본의 행태와 투기자본으로의 매각을 저지하여 노동자의 고용안정을 보장하고, 한국이 투기자본의 놀이터가 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노동조합과 시민사회단체가 나설 수밖에 없다.

노동조합은 매각사실이 확인된 후 테스코와 홈플러스 경영진에 대한 규탄투쟁과 함께 ‘홈플러스를 투기자본에 매각하지 마라’ 시민대책위원회를 구성하여 민주노총, 시민사회단체와 매각대응투쟁을 벌이고 있다.

홈플러스노동조합은 7월초 쟁의행위에 돌입해 조합원 등벽보 붙이기, 매장 선전전, 직원 서명운동, 조합 확대사업, 확대간부 파업을 벌인데 이어 투쟁의 강도를 높여가고 있다.

홈플러스 투기자본 매각반대투쟁은 홈에버투쟁에 이어 마트노동자 투쟁의 새로운 역사가 될 것이다. 단위사업장의 고용을 지키는 투쟁을 넘어 투기자본의 행태를 폭로․저지하는 투쟁과정을 통해 조직 확대와 연대를 실현하고, 단위사업장을 넘어 50만 마트노동자를 조직하는 마트산별노조 건설의 토대를 만들어 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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