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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혁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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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자 김소연 노동자계급정당추진위 공동대표, 기륭전자 조합원

이도흠 전 민교협 의장, 한양대 교수

 

 

이도흠 대중들에게 신자유주의 모순과 욕망이 내면화되었다. 정리해고의 공포로 파시즘 권력층을 동조하고, 탐욕을 내면화해서 연대정신을 잃어버렸다. 노동조합이 연대를 잃으면서 한 사업장의 투쟁이 고립되고, 결국 자본과 권력의 카르텔을 극복하지 못했다. 또 정치적 재현의 위기다. 상당히 많은 노동자, 진보세력들이 이데올로기 조작, 사표방지 등으로 인해 반노동자 세력인 민주당과, 신자유주의 정권과 야합한 정의당을 지지한다. 분단모순이 계급모순을 무화시키고, 종북, 빨갱이로 매도당하고 대중들도 우클릭하고 있다. 또 하나는 대중들이 캐피탈리스트 워커, 즉 증권, 부동산투자에 대해 술자리에서는 비판하고, 집에서는 증권 올라간 걸 확인하고, 성장 정책을 지지하는 이중화경향을 드러낸다. 이런 것들이 노동자 정치의 실패의 원인이 됐다.

 

김소연 민주노총이 96~97년 총파업을 통해 민주노동당 만들고, 국회의원이 10명 되면서 기대가 컸다. 민주노동당은 당시 빨갱이라는 소리를 들었지만 무상의료 무상교육을 알려냈고, 무상급식까지 오게 됐다. 그런데 이후가 문제였다. 노동자들과 함께 싸우는 국회의원을 바랐다. 하지만 의원직을 유지하고, 더 많은 국회의원을 만드는 것에 주력했다. 당시 민주노동당에 노동자들이 개입하지 못했고, 그냥 잘 하겠지 이런 과정에서 분당까지 이르렀다. 급기야 신자유주의 세력인 국참당과 통합해 통합진보당을 만들고 노동자들은 더 이상 노동자당이라고 할 수 있는 곳이 없구나 하면서 정치에 무관심하게 됐다. 신자유주의 모순의 내면화와 같은 정세도 있지만 노동운동과 민주노동당 내부가 무너지면서 되돌릴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됐다고 본다.

 

이도흠 강력한 노동자 투쟁과 의회정치가 결합해야 하는데 그러질 못했다. 노동자 국회의원이 노동자들의 이념과 소망을 정책화, 현실화할 수 있다. 하지만 제도화, 권력화되고, 정치인으로 변질되는 여러 문제가 얽혀지면서 노동자 출신일 뿐이지 정치인이구나 하는 좌절을 갖게 했다. 자본권력, 학계, 언론, 교회 이런 카르텔이 너무나 공고하고, 노동자가 지도자로 나서는 것을 철저히 봉쇄하면서 그런 요인들이 작용한 것이다.

 

김소연 노동자들은 지금 마음 둘 곳이 없다. 민주당이 10년 동안 집권했을 때 노동자들에게 엄청난 탄압을 했고, 많은 사람들이 죽었다. 그런 측면에서 노동자 정치의 중심이 필요하고, 그 중심은 단단해야 한다. 색깔을 옅게 한다고, 제도권에 한두 명 더 들어간다고 세상을 쉽게 바꿀 수 없다. 원내 교섭단체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통진당 사태를 불러냈다. 의석수를 늘리는 것이 목표인 것에 대해 많은 성찰이 필요하다. 심상정 의원이 오랫동안 노동운동 했는데, 헌법 안의 진보를 말했다. 충격이었다. 앞으로 국회의원이 대공장 노조간부의 출세의 길이 되지 않을까 걱정이다.

 

이도흠 중요한 것은 대중이다. 그렇지 않으면 노동운동하다 국회의원이 된 후 정치인으로 변한 몇몇 의원처럼 제도권 기득권 세력으로 바뀌어버리고 저쪽에 포섭당하는 결과를 가져온다. 자본주의가 투쟁과 전복의 대상이 아니라 개선의 대상으로 보게 되는 것이다. 동일성과 타자의 개념을 무화시킬 정도로 신자유주의 카르텔 공세가 먹혀들어간 것이 아닌가 싶다.

 

김소연 박근혜의 폭력 앞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끊임없는 싸움을 벌이고 있다. 누구와 노동자 정치를 할 것인가에 있어 일단 싸우고 있는 사람들부터 모아내는 것이 필요한데, 민주노총이 그 역할을 충분히 못하고 있다. 대중의 상태가 어려우니 그들을 묶어내야 한다고 하면 색깔이 옅어지고, 결국 민주당과 차이가 없어진다. 무엇보다 노동정치세력이 중심이 되어서 단결하고 싸워나가야 한다. 단결의 전제, 최소한의 기준은 박근혜 정권 퇴진을 걸고 싸워보자는 것이다.

 

이도흠 열악한 상황에서 신자유주의 세계사에 남을 희망버스 운동이 있었다. 대중은 이용당하고 조작당하면서 모순을 인식하고 싸워나가는 이중성이 있는데 희망버스는 모순에 기름을 부으면 어떻게 폭발하는지 보여줬다. 900만 비정규직, 자영업자 600만 중 56%100만원도 못 받는 상황이다. 분노는 내재화되어 있고 어떻게 엮어내느냐가 중요한데, 민주노총이 그걸 조직화내지 못했다. 일제시대 원산파업은 중요한 교훈이다. 열악한 상황에서 연대의 복원이 가장 중요하다.

 

김소연 철도파업에서 연대정신이 살아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기륭에서의 경험에서 노동조합 지도부나 진보정당이 싸움을 키우고 확대시키는 것을 고민하지 않고 해결사적 관점으로 접근하는 것을 느꼈다. 투쟁의 최고점에서 해결해야 한다고 당사자들을 설득하려고만 했다. 결국 주체의 요구보다 낮은 수준으로 중재하게 되고, 그것이 진보정치 운동을 중재자로 인식하게 만들었다. 해결사적 관점이 아니고, 함께 싸움을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이도흠 경찰이 민주노총 침탈할 때 우스갯소리로 박근혜가 민주노총 조직부장이라고 했다. 그런 분노들이 모여 10만 명이 모이고 그랬는데 지도부가 촛불을 죽여 버렸다. 진보연대는 박근혜 퇴진도 못 내건다. 반 박근혜 전선을 정면으로 내세우고 그 밑바닥에 반신자유주의 전선을 치고 나가자. 두 전선 하에서 진보를 하나로 묶어 국가자본의 카르텔에 균열을 내는 투쟁을 하자는 것이다. 장기적으로 지역거점에서 대중을 조직화내는 것이 덧붙여져야 한다.

 

김소연 지난 이남종 열사 때 촛불들이 장례를 치르는 과정에서 완전히 분노했다. 시민들이 박근혜 퇴진 걸고 싸우자고 하는데 운동진영이 그렇지 못하고 역전됐다. 최소한 박근혜 퇴진에 동의하는 사람들이 모이자. 다양성은 인정하되, 중심에 박근혜 퇴진을 내걸고 싸워보자는 것이다. 정치도 마찬가지다. 그동안 분열의 과정이 있었기 때문에 투쟁을 통해서 신뢰를 회복해야지, 지도부 몇몇이 모여서 되는 게 아니다. 우리는 반야권연대와 박근혜 퇴진을 걸고, 반자본주의에 동의하는 모든 이들과 함께 하자고 했다. 이걸 통해 노동정치도 개인의 명예가 아니라 노동자 계급의 정치로 만들어야 한다.

 

이도흠 반박근혜 전선의 지도부를 바꿔야 한다. 중심은 민주노총이 서야 한다. 지방선거는 죽 쒀서 개주듯 민주당과 정의당이 싸움의 성과를 가져가게 해서는 안 된다. 64일까지 정치는 급박하게 변하겠지만, 지방선거에 전면적 대응이 어렵다면 쌍용차의 평택이나, 비정규직의 울산, 평화의 강정과 탈핵의 밀양 등 주요 거점에 후보를 내서 반박근혜 기조에 동의하는 진보세력이 하나의 후보로 승리하는 투쟁을 해야 한다. 그게 안 된다면 차라리 지방선거를 건너뛰는 게 낮다.

 

김소연 투쟁을 해야 할 때다. 박근혜 퇴진 비정규직 철폐를 걸고 싸우는 장이 되어야 하고, 당선되면 좋지만 당선이 아니더라도 사회적 이슈가 되도록 해야 한다. 우리의 중심을 세우는 장으로서의 지자체 대응이 필요하다.

 

이도흠 그런 면에서도 만약에 후보가 당선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선거 국면을 이용해 무상급식처럼 비정규직 철폐를 걸고 진보의 정치세력화를 늘리는 장으로 만들어야 한다. 대중들이 이중적이고 레드컴플렉스도 있지만 임계점이 넘으면 동의하고 돌아온다. 거점투쟁과 함께 담론투쟁이 필요하다.

 

정리 : 박점규 노동자계급정당추진위 선전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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