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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혁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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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6일 옥천 고공농성 106일 만에 농성자들의 건강을 체크하기 위해 의사선생님과 함께 크레인에 올랐다.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니 동네 풍경은 참 예쁘다. 그렇지만 예쁜 풍경을 압도하는 엄청난 소음이 나를 짓눌렀다. 이 소음을 100일 넘게 견디고 있구나. 아픈데 없다. 우리는 잘있다는 홍종인, 이정훈 지회장의 말을 믿고 싶었던, 내가 참 어리석었다. 진료 중에 밀양희망버스에 참가했던 평택, 충북, 서울버스가 농성장에 도착했다. 쌍용차노동자들의 손 인사와 눈빛들, 그리고 김득중 지부장의 발언이 가슴을 울린다. 12일동안 밀양투쟁으로 힘들었을텐데 지나치지 않고 와 준 분들의 마음도 너무 고마웠다.

부탁받은 인터뷰를 시작했다. 홍종인이정훈 지회장은 지난 100일을 즈음한 금속노조 결의대회에 분노스럽다는 듯이 투쟁사를 쏟아냈다.

이정훈 지회장은 검찰의 무혐의 처분 결과는 예상하고 있었던 것이다. 유성투쟁은 지회만의 투쟁이 아니라 전체 노동자투쟁이다. 그런데 100일이 넘어서고 있음에도 이 투쟁이 전국적으로 확산되지 않고 있다. 우리 조합원들은 계속 파업을 하고 있고, 매일매일 출투를 진행한다. 회사는 징계를 남발하며 탄압을 계속하고 있다. 금속노조가 이 투쟁을 확대시켜야 하는데 너무 미흡하다. 투쟁을 확대해달라는 호소였다며 절절한 맘을 드러낸다.

철탑농성, 주변 사람들이 잘싸우고 있고, 조합원들도 다시 돌아오고 있는데 왜 사서 고생하냐고 묻는다고 했더니 홍종인 지회장은 조합원 수가 늘었다고 예전의 모습을 되찾은 것이 아니다. 노조파괴는 전체 사업장에게 위협이 되고 있다. 어디선가 종지부를 찍지 않으면 유성 역시도 노조파괴는 반복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철탑에 올랐다고 말한다. 그렇다. 우리는 노조파괴에 종지부를 찍기 위해 투쟁을 시작했다.

 

유성 잘 싸운다고 말하지 말고, 함께 싸우자

 

홍종인 지회장은 노조파괴 사업장 중 유일하게 싸우고 있다. 그렇다고 우리가 선봉에 서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유성투쟁을 계기로 단일노조라고 하는 금속노조와 민주노총에서 노조파괴 투쟁을 어떻게 해나갈지 적극적으로 고민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이 얘기에 이정훈 지회장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사실 정말 우리는 잘 싸우고 있다. 그렇지만 싸우는 만큼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단 말이지. 현장 투쟁이 갖는 한계다. 우리한테 잘 싸운다고만 이야기하지 말고, 지역과 전국에서 엄호해야 한다. 검찰과 노동부, 환노위를 대상으로 함께 투쟁해야 한다

 

민주노총금속노조가 앞장 서 조직하는 유성 희망버스

 

페이스북을 보니 밀양 희망버스 소식이 넘쳐난다. 맘이 어떨까 싶었다. 홍종인 지회장은 우리한테도 희망버스가 오면 좋지. 그런데 이 문제를 알리고 조직하는 것은 희망버스 기획단이 아니라 우리 노동자들이다. 노조파괴는 일부 사업장의 문제가 아니니까, 민주노총금속노조가 적극적으로 움직여서 희망버스 만들면 좋지라고 말한다. 이정훈 지회장은 적당히 하려고 하면 우리도 할 수 있어. 그런데 난 용납이 안돼. 온갖 불법을 동원해 우리 조합원들을 어떻게 만들었는데. 사업주 처벌문제는 그래서 포기할 수 없는 요구란 말이지. 최선을 다해 투쟁하고 싶어. 끝까지 해보고 그리고서 평가해도 늦지 않아

가슴이 먹먹해졌다. 이제 2월이다. 한 겨울을 철탑에서 보내게 했다. 따뜻한 봄은 조합원들과 같이 보내게 하고 싶다. 투쟁의 확산을 통해 올해는 진짜 봄을 맞이하고 싶다.

 

최지순 유성영동지회 사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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