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빛날 그들
다시 농성을 시작한 KTX 해고승무원들의 몸자보에는 ‘다시 빛날 우리’라고 적혀 있었다. 2006년 5월 280명의 승무원들이 정리해고를 당할 무렵 그들은 빛났다. 노동자의 권리를 찾기 위한 끊임없는 투쟁도 빛났을뿐더러 아마 그 즈음이 그들 인생에서 가장 빛나던 시기였을 것이다. 11년 전이니까.
지나온 두 정권도 견디기 힘들었지만 그 이전도 별반 다르지 않았음을 잊지 않는다. 기륭, 현대하이스코, 하이닉스-매그나칩, 코스콤, 이랜드, 뉴코아 그리고 수많은 열사들. 이번 정권이라고 얼마나 달라질까. 분위기가 나쁘지 않다고 하지만 해결될 때까지 믿을 수 없는 이유다.
추석 뒤 그들의 농성장이 사라지길 바란다. 그들의 바람대로 투쟁하는 노동자들의 삶이 다시 빛나는 모습을 볼 수 있길 바란다. 돌이켜 보니 그때가 가장 힘이 되는 순간이었다.
표지사진·글 정택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