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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올림픽,

한반도 평화의 전기가 될 수 있을까?

  장혜경기관지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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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평창동계올림픽(이하 올림픽)이 북한의 참가 결정으로 핫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김정은이 신년사를 통해 올림픽 참가를 밝히고, 19일 남북고위급회담이 이어지면서, 실로 오랜만에 한반도 평화분위기가 조성되었기 때문이다. 남북 간에 한반도기를 앞세운 개회식 남북선수단 공동입장,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 구성, 남북 공동응원 등이 합의되었고, 한미 정상이 올림픽 기간 동안 한미합동군사훈련을 중단키로 함으로써, 2017년 고조된 한반도 긴장이 완화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평양올림픽? 평화올림픽?

그런데 이런 긴장 완화 상황이 탐탁지 않은 세력이 있다, 바로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극우보수세력이다. 홍준표는 남북고위급 회담에 대해 북에게 북핵 완성 시간만 벌어주는 대화라며, “(북에 대한) 평화 구걸이라고 비난했다. 김성태는 북한 마식령 스키장에서의 남북스키선수들의 공동훈련에 대해서도 대북제재 위반이라고 하는 한편, “동계올림픽을 하겠다는 것인지 북한예술단 동계문화 축제를 하겠다는 것인지라고 비판하면서, ‘평양올림픽이라는 딱지를 붙이는 프레임 전쟁까지 불사하고 있다. 이런 입장은 문재인 정부 흔들기라는 정략적 의도와 함께 한반도 긴장 격화를 통해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려는 반평화적이고 반민중적인 입장이다.

이와 달리 문재인 정부는 평창올림픽이 남북한 화해를 넘어 한반도 긴장 완화와 평화 구축을 위한 실마리를 제공한다며 평창올림픽을 평화올림픽으로 규정하고 있다. 실제 문재인 정부에게 북한의 올림픽 참가는 천군만마를 얻은 격이다. 북한의 참가로 한반도의 긴장이 일시적으로 해소됨으로써, 올림픽 개최의 불안정성을 잠재울 수 있었고, 올림픽에 대한 국내적·국제적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흥행 요소까지 갖추게 되었기 때문이다. 아울러, 남북관계 개선의 실마리도 확보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올림픽이 남북관계 개선 및 한반도 긴장 완화의 계기가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평화올림픽이 되기엔 곳곳에 암초가

이를 위해 우선 북한의 신년사를 보자. 올 김정은 신년사의 특징은 예년에 비해 상당한 분량으로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는 점이다. 이는 북한이 추진해왔던 통미봉남通美封南 전략, 즉 미국과의 외교를 지향하면서 남한정부의 참여를 봉쇄하는 전략에서, 문재인 정부(남한정부와의 관계 개선)을 통해 북미관계를 개선하려는, 용남통남통미用南通南通美로 그 전략을 수정했음을 시사한다. 즉 북한은 작년 미사일 발사와 6차 핵실험으로 미국과의 대화를 모색했으나 대북제재 강화란 역풍을 맞았다. -경제 병진노선의 올바름을 입증받기 위해 인민경제 향상이란 목표를 달성해야 하는데, 국제적 제재 강화와 고립으로 이를 달성하는데도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북한은 남한과의 관계개선을 지렛대로 평화국면을 조성하면서 북미대화로 접근하는 전략으로 궤도를 수정한 것이다.

그런데 눈여겨봐야 할 것은 북한이 여전히 신년사에서 국가핵무력 완성을 재선언하고, ‘미사일 대량생산과 실천배치를 언급하고 있다는 점이다. 남북관계 개선의 조건으로 미국의 핵장비들과 침략무력을 끌어들이는 일체행위들이 중단되는 조건”, 즉 한미연합군사훈련의 중단도 예전과 똑같이 요구하고 있다. 즉 한미연합군사훈련이 중단되지 않으면 남북관계 개선의 여지가 없고, 핵무력 완성은 절대 포기할 수 없다고 못 박은 것이다.

그러나 한·미 정부는 북한 입장과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미 국방부는 25일 올림픽(평창올림픽과 패럴림픽)이 끝난 즉시 한미연합군사훈련을 재개한다고 발표했고, 같은 날 북한에 대한 추가적인 독자제재를 결정했다. 대북압박기조를 이어가겠다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어떤가? 강경화는 제재와 압박의 효과가 나타나는 증거가 축적되는 상황에서 북한이... 남북대화에 돌아왔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강력한 대북제재와 압박, 그리고 북한에 보다 밝은 미래를 제공할 수 있다는 메시지라는 두 개의 도구는 상호보완적으로 작동한다고 말했다. 문재인도 10일 신년기자회견에서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 5·24 제재 조치 문제는 모두 유엔 대북제제의 틀 안에서 판단할 수밖에 없다고 함으로써, 미국이 주도하는 대북제재의 틀 안에서 남북관계를 개선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따라서 한미정부의 태도가 바뀌지 않는 한, 올림픽 기간의 일시적 평화 이후, 다시 한반도 긴장이 고조될 가능성이 크다. 올림픽 직후 한미합동군사훈련의 재개는 곧바로 북한의 반발을 불러오면서 북한의 추가적 군사실험을 불러올 것이고, 이는 남북관계 개선흐름의 후퇴와 북미간 갈등 고조라는 상황으로 재연될 것이다.

따라서 평화 올림픽 환영 현수막 부착, 남북 공동응원단 조직 및 환영행사 참여보다 중요한 것이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압박과 대화는 병행할 수 없음을, 대북적대 정책을 통한 한반도 평화는 가능하지 않음을 말하는 것이다. 말로는 한반도 평화를 얘기하지만 이를 실현하려 하지 않는 한미 정부에 맞서 싸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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