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변혁정치

> 변혁정치

폭행에 광분하는 

언론과 자본의 노림수

 

선지현충북

 



지난 1122일 유성기업 노·사 간의 충돌이 있었다. 가학적 노무관리로 악명을 떨치던 경영진 1명이 상해를 입었다. 보수언론은 득달같이 달려들어 유성기업 노동자들을 물고 뜯으면서 8년에 걸친 자본의 노조파괴를 지우려 한다. 유성기업 노조파괴 문제에 관심조차 없었던 수십 개의 언론들이 이토록 광분하는 이유는 뭘까?

 

1998년 현대차 파업, 2009년 쌍용차 파업 이후

현대차 노동자들이 정리해고에 맞서 공장을 점거하고 파업을 벌였을 때도 언론들은 대한민국이 노동자들 때문에 지금 당장이라도 망할 것처럼 난리를 쳤다. 악의적인 왜곡보도가 연일 신문 지면을 가득 채웠다. 정치권까지 나서서 압박을 하자 노동조합은 정리해고 최소화앞에 무릎을 꿇었다. 277명의 정리해고를 포함해 희망퇴직, 무급휴직 등 1만 명의 노동자들이 거리로 내몰렸다. 그 후 자본의 구조조정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만도기계, 조폐공사 등에는 공권력이 투입됐다. 1년 만에 현대차 공장은 정상 가동됐다. 그 결과 한국사회는 OECD회원국 중 4번째로 정리해고가 쉬운 사회가 됐고, 정규직 노동자들을 쫓아낸 그 자리에는 비정규직이 채워졌다. 이를 통해 정리해고제, 파견근로제는 자리를 잡았고 구조조정은 날개를 달았다.

쌍용차 노동자들이 공장을 점거하고 정리해고 반대투쟁을 벌일 때도 어김없이 보수언론들이 등장해 자본의 나팔수 역할을 자임했다. 쇠파이프, 죽봉, 외부세력 등 자극적인 단어를 사용하며 연일 불법집단을 박멸해야 한다고 외쳤고, 여기에 정치적 색깔까지 덧씌웠다. 정부는 공권력 엄정 대응을 발표했고 77일 만에 끝난 쌍용차 노동자 투쟁 이후 집회·시위의 자유는 결박당했다. 기자회견을 하다가도 연행됐고, 구호만 외쳐도 잡아갔다. 심지어 1인 시위조차 맘대로 할 수 없는 지경이 됐다. 자본은 거침없이 노동자들을 공격했고, 정권까지 개입해 노조를 파괴하는 데 열을 올렸다. 자본이 주도하는 기업노조들이 만들어지고, 민주노조들은 소수노조로 전락했다. 백여 개가 넘는 노조들이 무너졌고, 노동3권은 무력화됐다. 집회·시위의 자유는 공권력 앞에 봉쇄됐고, 교섭창구 단일화제도는 현장에 안착했다.

 

언론을 앞세워 자본가들이 이뤄내는 것들

2005년 연이어 민주노조 비리 사건이 터졌다. 보수언론들은 노조의 생명은 도덕성이라며 연일 민주노조 죽이기에 나섰다. 귀족노조, 기득권 집단이라는 프레임이 결합됐다. 불순하고 불법적인 세력인 것도 모자라 특권층이 된 노동조합들. 그 후 자본은 저임금비정규직 문제가 사회문제로 등장할 때마다 그 책임을 노동조합, 특히 정규직노조에 전가했다. 민주노총은 정규직·기득권 집단을 대표하는 세력으로 낙인찍혔다. 그 결과 민주노총의 사회적 책임은 다름 아닌 양보이어야 했고, 구조조정을 수용하는 것이었으며, 투쟁을 중단하는 것이었다.

 

2018년 유성기업 충돌사태를 빌미삼아 뺏고 싶은 것들

대다수 언론에게 파업은 헌법에 보장된 노동자의 권리가 아니라 그 자체로 불법행위다. 그런데 유성기업은 회사의 계획된 노조파괴 공작으로 벌어진 일이니 언론이 거들 게 없었다. 기껏해야 벌금형에 불과했던 부당노동행위로 사업주가 구속까지 되고, 수십억을 들여 노조를 작살내려 했음에도 8년 동안 지치지 않고 싸우고 있으니 그들에는 그야말로 눈엣가시였을 것이다. 그런데 회사 임원이 폭행을 당했다고 하니 가시를 빼는 걸 넘어 이참에 노동3권 무력화를 노린다. 투쟁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노사충돌들을 모두 끄집어 내 민주노총으로 모아내면서 다시 불법집단세력으로 몰아대더니 이를 교묘하게 경제사회노동위원회와 연결시키고 노동법 제도개선에 논쟁을 건다.

노동행정개혁위원회가 권고했던 부당노동행위는 헌법상 기본권인 노동3권을 침해하는 중대범죄임을 명확히 인식할 필요가 있다는 것도,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엄격한 규제방안을 마련하라는 것도, 유성기업 노조파괴의 정부 개입에 대한 진상조사를 해야 한다는 것도 모두 없던 일이 되어 버렸다.

그래놓고 이제 언론은 쟁의행위 중 노동자를 징계할 수 없다는 단체협약을 문제삼고, 경총은 사용자의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규제를 대폭 완화하고 노동조합의 부당노동행위에 대해서도 상응하는 제도 도입을 요구하고 나섰다. 경제사회노동위원회의 재계 요구사항으로 파업 시 사업장 점거 금지와 대체근로자 투입 허용, 부당노동행위 제도 폐지, 단체협약 유효기간 2년에서 3년으로 확대등을 내세우고 있다. 그랬더니 정부는 이를 ILO협약과 맞바꾸자고 한다. 보수언론들이 유성기업 사태에 본질을 감추고 현상만을 드러내 선정적이고 악의적인 보도를 쏟아낸 후 벌어지는 일들이다. 보수 언론을 등에 업은 자본의 노림수가 너무 뻔하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