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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혁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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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식. [사진: 조 바이든 페이스북]

 

 

 

친 바이든 프로파간다와

미국의 낡은 시작

 

트럼프 망령과 정체성 정치 만들기

 

 

원문 필자: 마거릿 킴벌리(Margaret Kimberley) / 번역: 기관지위원회

 

 

* 역자: 미국 흑인 좌파 독립언론 <블랙 어젠다 리포트 Black Agenda Report> 칼럼니스트 마거릿 킴벌리가 지난 1월 27일 “친(親) 바이든 프로파간다”라는 제목으로 바이든 대통령 취임식을 분석했다. 그는 “바이든은 그의 옛 상사 오바마와 같을 것이다. 민주당과 그의 기업언론은 바이든을 잘 포장했다. 트럼프가 아니라는 것을 제외하면 그에게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한다.

 

- 원문 출처: Margaret Kimberley, “Freedom Rider: Pro-Biden Propaganda”, <Black Agenda Report>, 2021.1.27.

 

- 이하 본문에서 대괄호[]로 표시한 것은 편집자가 덧붙인 것이다.

 

 

 

나쁜 남자가 이제 플로리다로 돌아갔다. 도널드 트럼프, 그는 자신의 탄핵에 반대한 [공화당 상원의원] 45명의 지지를 받으며 역사가 됐다. 그의 우연한 대통령직은 이제 그저 지우고 싶은 기억으로 남았고, 그가 에어포스원[Air Force One: 미국 대통령 전용 항공기]에 마지막으로 탑승한 모습은 최소한 안도감을 주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트럼프의 퇴장이나 신임 바이든 행정부의 등장은 요란스럽기만 할 뿐, 그에 대한 분석은 너무 부족하다.

 

대통령 취임식은 물론 거창하게 진행됐지만, 올해는 더욱 선동적이었다. 사소하게는 전 영부인들이 적색 주(州)와 청색 주[빨간색과 파란색은 각각 공화당과 민주당의 상징색으로, ‘적색 주’는 공화당 집권지역, ‘청색 주’는 민주당 집권지역을 뜻함]의 통합을 상징하기 위해 보라색 옷을 입었다는 뉴스 같은 게 나왔다. 하지만 <뉴욕타임스>의 한 편집자가 [취임식에 참석하기 위해] 워싱턴에 도착한 바이든을 보고는 언론 윤리 법칙에서 벗어나 “전율했다”고 말할 정도로 친(親) 바이든 내러티브는 너무나 심했다.

 

특히 이 취임식에 열광하는 흑인들을 지켜보는 것은 슬픈 일이었다. 오바마 부부의 모습이나 미셸 오바마의 사랑스러운 의상, 그리고 이 행사에서 그의 작품을 낭송한 젊은 흑인 시인에 대중은 흥분했다. 부통령으로 취임한 카말라 해리스는 버락 오바마와 함께 주먹을 맞대며 화룡점정을 찍었다.

 

감히 이 파티에 스컹크를 데려와 ‘약속된 1인당 코로나 현금 지원액 2,000달러가 1,400달러로 줄었고, 4월까지는 이 쥐꼬리만 한 액수도 받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하는 일은 다른 사람들의 퍼레이드에 물을 뿌리는 재수 없는 짓으로 여겨졌다. 그 한탄은 “우리 좀 하루만이라도 행복해하면 안 될까?”라는 대사를 따라 흘러갔다. 물론 누구나 행복해하고 싶다면 그럴 수 있겠지만, 다른 사람에게까지도 이를 강요할 수는 없다.

 

 

 

그래서 바이든은 얼마나 다를까?

 

조 바이든은 정확하게 트럼프를 따르기 때문에 매우 위험한 대통령이 될 수 있다. 안도의 한숨은 그에게 자신이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우리는 이미 선거 도둑이자[2000년 미국 대선에서 당시 공화당 후보였던 조지 W. 부시는 전국 득표에서 더 적은 표를 받았지만, 미국 특유의 간선제(선거인단제) 덕분에 논란 끝에 법원 판결로 대통령 당선자가 됐다] 100만 명에 이르는 이라크인을 살해한 조지 W. 부시가 되살아나는 것을 목격했는데, 이는 단지 그가 트럼프보다 더 친절해 보였기 때문이다. 버락 오바마는 리비아를 파괴하고, [2008년 세계경제위기 당시] 은행을 구제했으며, 그가 원하는 사람을 죽일 권리를 주장했지만, 그는 가공할 마케팅팀과 기업 언론의 확고한 지지, 그리고 군중 앞에서 어떻게 스스로를 연출해야 할지 아는 재능을 갖고 있었다.

 

민주당과 기업 언론은 우익 상원의원이자 평범한 부통령 조수, 그리고 대량 투옥의 설계자인 바이든을 이미 잘 포장했다. 그들은 민주당 기득권층이 바이든을 후보자로 선택했음이 확실해지자마자 그를 보호했다. 그들은 바이든의 건강이 좋지 않다는 게 명백해졌을 때 이 사실을 은폐했고, 그의 48년간 공직생활 중 아무도 들어본 적 없는 말더듬이 에피소드[바이든이 어린 시절 말더듬으로 고생하다가 갖은 노력으로 이를 극복했다는 이야기]를 발명했다. 트위터는 그의 아들 헌터 바이든이 [돈세탁 증거가 담긴 것으로 추정되는] 잃어버린 노트북에 대한 이야기나 그가 우크라이나 에너지 회사에서 매달 5만 달러[약 5천만 원]를 받았다는 증거를 공유하는 것조차 금지했다. 조 바이든은 그를 보호하는 비밀 경호원 이상의 것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조 바이든이 아내를 사랑하는 독실한 가톨릭 신자이자 선하고 점잖은 남성이며 다정한 아빠라는 얘기를 듣는다. 그는 명예롭고 애국심이 강하며, 심지어 취임사에서 백인우월주의까지 언급했다[“이제 우리는 정치적 극단주의와 백인우월주의, 국내 테러리즘에 맞서야 하며, 그 싸움에서 승리할 것입니다”]. 물론 미국은 근본적으로 백인우월주의 국가이지만, 그 점을 제기하면 흥이 깨지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아무도 파티의 흥을 깨는 사람으로 여겨지길 바라지는 않지만, 누구도 멍청이는 되지 말아야 한다. 트럼프의 코로나19 대처 무능에서 우리를 구해주겠다던 이 남자는 사망자 수가 60만 명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될 만큼 아무것도 할 수 없을 정도라고 말할 뿐이다. 영리 의료 시스템은 이미 아픈 사람들을 위한 충분한 병상이나 더 이상의 피해를 예방할 충분한 백신을 생산할 수 없다. 미국의 50개 주는 50개의 서로 다른 접종 규칙을 가지고 있다. 어떤 곳에서는 더 이상 사용할 수 없는 물량을 내버리지만, 다른 곳에서는 백신이 다 떨어졌다. 새로운 대통령과 함께 올 것이라고 했던 기적은 값싼 말에 지나지 않는다.

 

 

 

물론 외교 정책도 바뀌지 않았다

 

아울러 바이든 대통령은 예루살렘에 있는 주이스라엘 미국 대사관을 지킬 것이며, 트럼프 대통령이 뽑은 가짜 베네수엘라 대통령 후안 과이도를 계속 인정하고 있다[예루살렘은 유대교‧기독교와 함께 이슬람교의 성지이기도 한데,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분쟁 지역으로 과거 이스라엘이 전쟁으로 점령했고, 이에 팔레스타인인들은 예루살렘을 공식 수도로 선포한 이스라엘에 맞서 거세게 저항해왔다. 트럼프는 2018년 기존 텔아비브에 있던 미국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옮기며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 팔레스타인인들의 격렬한 항의를 불러일으켰다. 한편, 후안 과이도는 우익 쿠데타로 현 베네수엘라의 마두로 정권을 전복하려 했던 인물이다]. 시리아 정부는 미국에 시리아산 석유를 빼돌리지 말라고 요구했지만, 미국은 자신을 원치 않는 이 나라에 주둔 수준을 높이겠다고 발표했다.

 

바이든은 그의 오래된 보스 오바마처럼, 차악이 아니라 더 효과적인 사람이 될 것이다. 그 효과 수준은 그의 후원 계급과 기업 언론으로부터 받는 지원과 직접적으로 연관돼 있다. 긴급한 가계 지원 조치는 너무나 늦고, 코로나 대응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이야기는 이렇게 흘러가지 않는다. 트럼프의 망령이 벽장 밖으로 끌려나간 자리에 값싼 정체성 정치가 들어섰다. “트럼프가 더 좋아요?” “바이든에게 기회를 줄 수는 없나요?” “흑인 여성이 부통령이다!”

 

행복해지고 싶은 사람들은 이 순간을 즐기도록 놔두자. 하지만 스스로를 침묵시켜선 안 된다. 많은 위기가 닥치고 있다. 카말라 해리스와 그의 의상은 아무도 구하지 못할 것이다[취임식에서 카말라 해리스 부통령이 입은 보라색 옷은 앞서 언급했듯 ‘공화당-민주당의 화합’을 상징함과 동시에, <CNN>의 보도에 따르면 1972년 흑인 여성 최초로 미국 대선에 뛰어든 셜리 치솜(Shirley Chisholm)을 기리는 의미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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