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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혁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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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환 

한국지엠 창원 비정규직지회 대의원


“비정규직 정리해고, 

지엠의 구조조정이 다시 시작됐다”



# 2년 전 이맘때쯤, 한국지엠은 부평과 창원공장에서 비정규직을 대규모로 해고하며 구조조정의 시작을 알렸다. 그런데 최근 한국지엠 사측은 또다시 창원공장에서 비정규직 600여 명을 대량 해고하겠다고 통보했다. 이들 모두는 불법파견 판정과 직접고용 시정명령까지 받아들었던 노동자들이다. 불법파견을 해결하라고 했더니 도리어 해고시키는 세상, 이것이 ‘비정규직 제로’의 의미였나? 11월 9일 전국노동자대회에서 한국지엠 창원 비정규직지회 대의원 진환 동지를 <변혁정치>가 만났다.



2년 만에 다시 해고 통보를 받아들게 됐다. 상황을 먼저 간략히 전해주신다면?


사측이 10월 24일 하청업체 7개사에 공문을 보내며 공식화했다. 12월 말일 자로 계약해지하고, 기존에 비정규직이 일하던 자리에 정규직들을 불러 일을 익힐 수 있게 협조해달라는 거다. ‘물량이 줄어서 현행 2교대 작업을 1교대로 전환해야 한다’는 건데, 비정규직에 대한 고용 대책은 없다는 게 회사 공식 입장이다. 결국 비정규직 600여 명에 대한 해고 통보다.


사실 매년 하청업체 폐업하고 새로 업체 재계약하는 과정에서 비정규직 고용 위기는 늘 있었다. 다만 대개 비정규직 노조 탄압 성격이 강했는데, 저희가 2015~16년에는 해고를 막아냈지만 2017년에는 끝내 막아내지 못하고 63명이 해고됐다. 이번엔 아예 대놓고 비정규직을 대거 구조조정 하겠다는 게 목적이다.


작년 군산공장 폐쇄를 봤기 때문에 막막해하는 사람도 많다. ‘정규직도 못 막았는데 비정규직이 막을 수 있을까’하는 걱정도 있다. 심지어 정부나 창원시도 아예 해고를 기정사실화하고 ‘취업 알선’ 같은 대책을 내놓고 있다. 어려운 상황이 예상되지만, 저희 비정규직지회는 지난 11월 3일 조합원 총회를 진행해서 해고 반대와 고용 보장을 위한 투쟁을 결의했다.



Q 물량 감소를 핑계로 1교대로 전환하고 비정규직을 해고하겠다는 건, 작년에 폐쇄된 군산공장에서 지난 2014~15년 자행한 구조조정과 완전히 같은 행태인데.

그런데 한국지엠은 작년에 문재인 정부와 협약을 맺고 8천억 원 지원을 뜯어내면서 창원공장에 신차를 배정하겠다고 약속했던 바 있다. 이 약속은 어떻게 된 건가?


작년에 군산공장을 폐쇄하면서 정부와 지엠이 합의한 게 있다. ‘10년간 한국에서 사업을 지속하고, 신차 2종을 생산하겠다’는 거다. 그에 대해 정부는 8,100억 원의 혈세를 지원했다. 혈세 지원의 의미는 당연히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지엠이 책임지라는 거다. 하지만 그렇게 약속해놓고 실제로는 구조조정 하겠다는 걸 보여주는 게 이번 비정규직 대량해고다.


지금 과정은 군산공장과 똑같다. 지난 2015년 군산공장에서 2교대 근무를 1교대로 전환하면서 비정규직 1,100여 명이 해고됐다. 당시 회사는 정규직에게 ‘1교대로 전환하면 잔업‧특근도 생기고 공장도 잘 돌아갈 거다’라고 말했다. 게다가 그때도 지엠은 신차 배정을 약속했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2017년에 크루즈 신형을 배정해 생산했는데, 문제는 물량을 줄인 거다. 물량이 없으니 또 휴업하고, 휴업을 반복하니 ‘생산성이 낮다’며 결국 군산공장을 폐쇄했다.


창원공장도 똑같이 반복되고 있다. 2019년에 2교대를 1교대로 전환하고 2022년에 신차가 나온다는데, 그 신차 물량을 사측이 축소시키면 결국 또다시 정규직 생존권도 위협하는 상황이 온다. 지금 창원공장 사측 본부장이 김선홍이라는 사람인데, 과거 군산공장 본부장으로 구조조정을 자행했던 장본인이다. 이제 창원공장에서 같은 일을 벌이고 있는 거다.


신차가 들어와도 물량이 없는 사태는 얼마든지 벌어질 수 있다. 올해 창원공장 생산량이 14만 대인데, 내년에는 9만 대, 2022년에는 4만 대까지 떨어진다고 한다. 게다가 물량 배정은 지엠 본사의 결정에 전적으로 의존한다. 사측은 ‘물량이 없어서 1교대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물량 축소 자체가 지엠 본사의 결정이다. 스스로 물량을 줄여놓고 마치 노동자 책임인 것처럼 구조조정을 강행하는 거다. 1교대 전환은 지엠의 또 다른 구조조정의 시작을 알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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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한국지엠 창원 비정규직지회 페이스북]



창원공장은 군산공장 ‘버전 2’인가


Q 창원공장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수차례 불법파견 판정을 받았는데, 그 내역을 말씀해주신다면? 그럼에도 정규직 전환은커녕 해고만 반복되는데, 정부는 무얼 했는지?


시작은 2005년이었다. 노동부가 불법파견 시정명령을 내렸고, 검찰이 이걸 기소해서 형사재판을 시작했다. 2013년 2월경 대법원이 불법파견 판결을 내려, 당시 사장이었던 닉 라일리가 벌금 7백만 원 형을 받았다. 이후 근로자지위 확인 소송에 들어가서 2016년 6월에 대법원에서 다시 불법파견 판결이 나왔다. 저희는 재작년에도 노동부에 불법파견 진정을 냈고, 작년 5월 노동부가 774명 전원을 불법파견으로 판정해 직접고용 명령을 내렸다. 지금 해고 위기에 처한 비정규직 600여 명 모두 그 당사자다. 저희는 톨게이트 노동자들과 같은 상황인데, 불법파견 해결하라고 했더니 정규직화가 아니라 도리어 해고를 시키는 거다.


정부도 수차례 찾아가 봤다. 민주당 원내대표였던 홍영표도 만나고 노동부 장관도 만났다. 하지만 항상 ‘대책을 고민하겠다’는 식의 답변만 반복했다. 노동부는 ‘직접고용 시정명령을 내렸으니 할 일 다 했다’고 하는데, 정부 권한이 그것뿐인가? 검찰도 마찬가지다. 한국지엠 사장 카허 카젬이 이미 확실한 불법행위를 저지른 것인데, 기소할 기미도 보이지 않는다. 조국 수사 때는 탈탈 털더니, 비정규직 문제에 대해서는 사측의 명백한 범죄사실이 있는데도 조사조차 제대로 안 한다. 최근 정부‧여당이든 검찰이든 ‘검찰개혁’을 떠들고 있는데, 결국 그들 사이에서 권력 나눠 먹기 싸움일 뿐이다. 노동자들이 제기한 문제나 사업주들의 범죄행위에 대해서는 검찰이든 경찰이든 정부든 적극적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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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한국지엠 창원 비정규직지회 페이스북]



Q 어떤 언론에서는 ‘정규직만 보호하는 노동 경직성 때문에 비정규직이 해고된다’며 정규직에 대한 해고도 쉽게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편, 한국지엠에서 비정규직은 이전에도 정규직 1교대 전환 등의 결과로 해고당하는 뼈아픈 일을 겪었다. 연일 ‘자동차산업 위기와 구조조정’이 거론되는 지금, 원하청 노동자들이 단결하지 않으면 더욱 큰 고통이 다가올 텐데.


회사는 ‘정규직 고용을 보장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비정규직을 내보낼 수밖에 없다’고 한다. 한편 공장 밖에서는 ‘정규직 때문에 비정규직이 해고된다’고 주장한다. 역할분담 같은데.


회사는 의도적으로 정규직 노동자의 불안감과 이기심을 자꾸 자극한다. 현재 창원공장에서 정규직 노동자들이 회사 논리에 거세게 맞서는 상황까진 아니지만, 1교대 전환에 반대하는 분들도 많다. 군산공장 사례를 봤기 때문이다. 1교대로 전환하면 전체적인 고용이 줄어들고, 이후 회사가 구조조정하기도 훨씬 쉬워진다.


게다가 회사는 1교대 전환과 함께 편성률을 90까지 높여 정규직 노동 강도를 끌어올리겠다고 한다. 회사 입장에서는 땅 짚고 헤엄치듯 쉽게 더 많은 이윤을 얻게 된다. 그러니 정규직 역시 1교대 전환을 흔쾌히 받아들일 순 없다. 아직 창원공장 정규직 노조(한국지엠지부 창원지회) 집행부는 ‘비정규직 고용 대책 없이 1교대에 합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함께 사는 방안을 요구하고 있다. 저희 비정규직지회도 현장 조합원들에게 말씀드리는 게 있는데, 주변의 정규직 노동자들에게 같이 살자고 얘기하자는 거다. 우리가 직접 정규직 노동자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도록.


회사는 ‘1교대 전환에 합의하지 않으면 내년에 휴업할 수도 있다’고 협박하고 있다. 지엠은 물량이 줄면 상시적으로 휴업을 했었다. 내년에도 2교대를 유지할 경우 90일 정도의 휴업이 예상된다고 한다. 그런데 90일 정도면 사측이 고용을 책임지고 임금을 보장하면서 충분히 대처할 수 있는 기간이다. 그런데도 1교대를 꼭 가야 한다고 고집한다.


사측이 그 이유로 드는 게 바로 ‘내년 2월에 CUV 신차 생산에 대한 최종 결정이 본사에서 난다’는 거다. 즉, 그때까지 생산성을 높여놓지 않으면 신차 배정을 못 받게 될지도 모른다고 협박하는 거다. 작년에 정부가 신차 배정 약속을 받고 혈세를 지원했는데, 이제 와서 ‘신차를 생산하려면 1교대로 전환하고 구조조정 해야 한다’고 하니, 지엠이 얼마나 악랄한지 다시금 보여준다. 지엠은 똑같은 수법을 계속 쓰는데, 계속 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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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파견 해결하랬더니 정리해고


Q 한국지엠 사측은 올 연말을 해고 시점으로 잡고 있다. 앞으로 2달가량을 남겨두고 있는데, 비정규직지회의 투쟁계획을 말씀해주신다면?


저희는 지난 11월 3일 조합원 총회를 거쳐 해고 반대 투쟁을 해나가기로 조합원들 의지를 모았다. 제일 필요한 건 비조합원인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함께 결집하는 거다. 현재 창원공장 비정규직 조합원이 150명 정도인데, 지난 2017년 60명 정도가 해고되면서 현재 90명 정도만 현장에 있다. 현장의 비조합원 비정규직은 500명 정도다. 이들을 함께 조직해 투쟁력을 높이고자 한다.


한편으로는 정규직과 마음을 모으기 위해 서명운동 등도 진행하면서 함께하는 분위기를 만들어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만만치 않은 숙제이긴 하다. 그렇지만 회사가 해고한다고 ‘예, 알겠습니다’ 하고 나갈 수는 없지 않은가. 할 수 있는 만큼 해보자고 하는 거다.



Q 끝으로,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톨게이트 노동자들이 열심히 투쟁하고 있고, 저희도 열심히 연대하고 있다. 톨게이트와 한국지엠이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한다. 공기업이든 사기업이든 하는 짓거리는 똑같다. 불법파견 해결하라고 했더니 오히려 해고를 자행하면서 비정규직 노조를 말살하려는 데 혈안이 돼 있다. 이게 자본가들의 모습이다. 저희들 역시 부당한 해고를 저지하고 제대로 된 정규직화를 위해 투쟁해나갈 것이다. 많은 동지들의 관심과 지지, 연대 부탁드린다.



■ 인터뷰이주용(기관지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