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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혁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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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호 사회변혁노동자당 2019.11.18 15:37

애 낳으면 누가 책임지나?

사회주의는 책임집니다


이주용┃기관지위원장



얼마 전, 퇴직을 앞둔 부모님이 한탄하듯 얘기를 꺼냈다. ‘우리야 곧 국민연금 받겠지만, 앞으로는 아이도 안 낳고 사람도 줄어드니 너희가 나이 먹으면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고. 작년 국내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는 평균 출생아 수)이 1명 밑으로 떨어지면서, 인구 감소 얘기가 부쩍 많이 들린다. 나와 동생의 경우를 돌이켜보면,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나도 적금 붓고 살려면 생활비 쪼개 생계를 꾸리는 것만도 벅차고, 동생은 대학원생인데 (자조 섞인 표현을 빌리면) 학교에서 노예처럼 산다. 이런 처지에 애가 생기면 우리 인생은?


아이는 낳는다고 끝이 아니다. 일단 첫 몇 년간은 양육을 해야 한다. 어느 정도 자라 학교에 보낸 뒤엔 지옥도가 펼쳐지기 십상이다. 요새는 유치원 때부터 학부모 네트워크가 생긴다고 한다. ‘더 나은’ 상급학교에 보내기 위한 12~15년에 걸친 레이스의 시작이다. 청춘 바쳐 어찌어찌 아이를 대학에 보내도, ‘취업 뒷바라지’가 기다린다. 이 모든 걸 해낼 때까지, 부모는 안정적인 생계수단을 유지해야 한다. 적어도 나는 도저히 이렇게 살고 싶지는 않다.


그렇기에, 출산과 인구 문제는 ‘출산대책’으로는 해결할 수가 없다. 출생부터 노후까지, 삶을 아우르는 체제 자체를 바꿔야 한다. 사회주의에서는 유치원과 어린이집을 국‧공영화하고 직장과 거주지 곳곳에 공공 보육시설과 인력을 갖춰, 개인이 아니라 일터‧지역사회‧국가가 3박자로 영유아 보육과 교육을 책임진다. 나아가 대학에 이르기까지 교육 서열을 없애고 무상으로 보장해, 소모적인 서열 경쟁에 막대한 비용을 지출할 필요가 없도록 한다. 또한 보수나 노동조건 저하 없이 노동시간을 대폭 단축함으로써 일자리를 늘리는 동시에 각자가 원하는 다른 일에 도전할 수 있는 시간도 충분히 확보하게 해 준다. 자본이 쌓아두는 이윤을 오로지 사회 구성원의 필요를 위해 사용할 수 있는 체제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사회의 유지와 발전을 위해 사람이 필요하다면 그 사람을 책임지는 것 역시 사회여야 한다는 것, 지극히 당연한 이 명제가 사회주의의 존재 이유다. 물론 사회주의가 된다고 인구가 늘어나리라 생각하진 않는다. 어쨌든 출산은 신체적‧정신적으로 엄청난 고통을 수반하고, 아무리 사회적으로 책임져도 아이는 부부의 삶을 크게 바꾸어놓을 것이다. 2세를 남기는 것과 내 마음대로 삶을 누리는 것 가운데 어떤 욕구를 우선하느냐의 문제다. 다만, 자본주의에서 많은 사람이 두 욕구 모두 제대로 누리기 어렵다면, 사회주의에서는 누구나 자유롭게 욕구를 선택할 수 있도록 공동체가 뒷받침한다는 근본적 차이가 있을 따름이다. 



* 너의 사회주의가 들려사회주의자도 일상이 있다. 그 일상의 자본주의에서 부딪치는 온갖 문제들, 사회주의라면 좀 다르지 않을까? 우리가 만들어갈 사회주의의 미래를 상상하고 공유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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