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바꾸는 고민,
지금 투쟁하는 사람들과 함께
2019 변혁당 정치캠프에는 연대단위와 투쟁 사업장 노동자들이 참석해 연대사와 투쟁사를 전했다. 여기에 그 발언들을 간략히 담았다.
한상균 “권리찾기 유니온 권유하다” 준비모임 대표 / 전 민주노총 위원장
노동자의 계급적 단결로 우리 삶을 바꾸겠다는 사회변혁의 꿈을 누군가는 앞장서 가져가야 한다. 그 점에서 동지들과 제 목표는 다르지 않다. 박근혜 정권과 싸우고 감옥에 갔을 때 많은 걸 느꼈다. 거기서 만난 청년들은 ‘노동으로 희망을 찾지 못해 범죄의 유혹에 빠졌다’며, ‘노조 조끼 입고 머리띠 매고 싸우는 당신들이 부러웠고, 그러다 못해 미웠다’고 말했다.
감옥에서부터 줄곧 고민했다. 노동조합도 없는 1,750만 무권리 노동자의 빼앗긴 권리를 찾기 위해 무엇을 할 건가. “권리찾기 유니온 권유하다”는 무권리 노동자들이 뛰어놀 수 있는 운동장이 되고자 한다. 오는 10월 9일 발기인대회가 예정돼 있다. 조직 노동자와 미조직 노동자가 만나 그 힘으로 세상을 바꾸는 것, 동지들과 다르지 않은 꿈이다. 힘 모아 주시리라 믿고 힘차게 출발하겠다. 큰 꿈을 키워가는 정치캠프가 되길 바라마지 않는다.
김미숙 사단법인 김용균재단 준비위원회 대표 / 故 김용균 어머니
지난겨울, 아들 김용균 투쟁에 변혁당 김태연 대표가 시민대책위 대표로 단식까지 하면서 함께해주셨다. 지역에서도 마음을 모아주셨다. 늦었지만 여러분께 감사인사를 전한다.
제 아들처럼 한 해 수천 명이 억울하게 다치거나 죽음으로 내몰린다. 김용균재단은 ‘기리는 사업’을 넘어, 우리 사회의 위험한 노동환경을 함께 바꾸고자 한다. 용균이는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로 안전교육도 제대로 못 받고 장비도 없이 위험한 환경에 내몰려, 원하청의 무관심 속에 사고를 당했다. 실제 사고를 당하면 유가족은 충격도 크지만, 당장 어디에 손을 내밀어야 할지 모른다. 유가족의 손을 잡아주고 문제 해결을 위해 사회 조직망에 연결시키는 일이 필요하다. 모두가 누려야 할 안전하게 일할 권리를 위해 이런 단체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우리가 뭉쳐야 가능하다. 재단을 함께 만들고, 투쟁에 동참해주시길 부탁드린다.
구경숙 인천지역일반노조 톨게이트지부장
여러분이 여행길에 만나는 도로공사 수납원이다. 저희는 1, 2심 재판에서 불법파견 판정을 받았고, 대법원 판결만 앞두고 있었다(편집자: 정치캠프 이후 8월 29일에 대법원 역시 불법파견 판정을 확정했다). 그런데 ‘소송을 포기하고 자회사로 가라’는 도로공사의 강요를 거부했다는 이유로 하루아침에 1,500명이 집단해고를 당했다. 서울톨게이트 캐노피 위에서, 그리고 청와대 앞에서 평균나이 50세 여성 노동자들이 농성 중이다.
처음엔 우리의 억울함을 알리고자 했다. 그런데 많은 연대와 지지를 받으면서, 우리가 이 나라 비정규직을 없애는 투쟁의 최선봉에 서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정규직이 얼마나 서러운지 저희는 알고 있다. 하루아침에 해고됐고, 해고장도 받지 못했다. 그냥 계약만료란다.
투쟁하다보니 이 나라가 얼마나 심각한지 깨닫게 됐다. 나라 전체에 비정규직이 가득하다. 저희가 앞장서서 싸울 테니, 함께 싸우고 지지해주시고 엄호해주셨으면 좋겠다.
홍재준 금속노조 대전충북지부 일진다이아몬드지회장
오늘로 직장폐쇄 6일째다(편집자: 8월 17일 기준). 하지만 저희는 흔들림 없이, 여러 동지들의 연대 덕분에 처음 기세 그대로 전면파업을 이어가고 있다.
일진다이아몬드지회는 작년 12월 설립됐다. 저임금과 노예노동을 청산하기 위해서였다. 그러자 사측은 사용시설 문을 걸어 잠그고, CCTV를 설치해 조합원들을 감시했다. 노조 대표자에게 폭언을 하고, 항의하는 간부와 조합원을 고소고발하는 등 노조파괴에 안간힘을 썼다.
지난 2개월간 26차례 단체교섭을 했지만, 사측은 터무니없는 안만 고수했다. 전면파업에 돌입하자, 파업을 중단하고 복귀하라고 협박한다. 하지만 저희는 동요하지 않는다. 투쟁은 권리를 찾기 위한 몸부림이다. 우리 일진지회는 혼자가 아니라는 걸 새삼 느낀다. 노동자로 다시 태어나기 위해 노력하는 일진 노동자들에게 연대를 통해 힘을 나눠주시면 감사하겠다.
도성대 금속노조 충남지부 유성기업아산지회 지회장
싸우다 보니 9년이 됐다. 목표는 하나, ‘밤에는 잠 좀 자자’는 거였다. 매년 사람이 쓰려졌고, 돌연사로 죽었다. 그래서 주간 연속 2교대를 요구했는데, 그게 원청인 현대차에겐 눈엣가시였다. 임직원 720명 정도의 회사에, 노조를 깨려고 현대차와 정권, 국가기관까지 달려들었다.
처음에는 용역 깡패들이 공장을 지키고 카메라를 들고 다니며 화장실 가는 것까지 찍었다. 조합원 징계는 지금도 계속된다. 해고자만 35명이 나왔다. 회사와의 소송만 400건 정도다. 대부분 저희가 이겼고, 유시영 회장을 감옥까지 보냈지만, 노조파괴는 끝나지 않는다.
그간 잘 견뎠지만, 이렇게 9년을 지내니 많은 조합원이 우울증을 앓게 됐다. 국가인권위가 치료와 집중교섭을 권고했지만, 사측은 그조차 걷어찼다. 이에 유성지회는 7월 말 1차 상경투쟁을 벌였고, 곧 2차 투쟁도 진행한다. 질긴 놈이 승리한다는 걸 꼭 투쟁으로 증명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