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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민주노조운동의 복원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어용세력이 20년간 장악한 현장에 변화의 새 바람 일으킬 것

 


1117일 치러진 13KT 노동조합 위원장 선거에서 민주노조 활동가 중에는 유일하게 정연용 후보가 본사본부위원장으로 당선됐다. 199612, 민주노조 집행부가 중앙위원장 임기를 종료한 이후, 무려 20년간 KT현장은 어용세력에 장악되어 왔다. KT 사측은 민주노조 세력을 척결하기 위해 노골적인 선거 개입을 포함한 부당노동행위를 일상적으로 자행해 왔다. 올해 KT노조 선거 역시 숱한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KT민동회와 <KT민주화연대>를 비롯한 현장 안팎의 지속적인 KT적폐청산 운동 덕분에 작지만 소중한 성과를 거둔 것이다. 지난 126, 당선인 신분으로 본격적인 노동조합 활동 준비에 분주한 정연용 동지를 <변혁정치>가 만났다



Q 중앙위원장과 12개 지방본부 위원장을 선출하는 KT노조 선거가 지난 1117일 진행됐는데요. 먼저 민주파 후보로서 유일하게 당선된 소감부터 듣고 싶습니다.

A 개인적으로는 무척 당혹스럽다는 생각이 컸어요. 17일에 선거 결과가 발표됐고 그로부터 벌써 20일 넘게 시간이 흘렀는데, 제가 처음 느꼈던 당혹감은 어느덧 현실의 문제로 점점 바뀌어 가고 있는 듯해요. 감정적 측면에서 좋다거나 싫다거나 이런 건 크게 없습니다. KT노동조합 체계상 중앙본부가 있고 12개 지방본부가 있고 또 250개 지부가 있는데, 유일한 당선자로 저 혼자이다 보니 그런 부담감이 상당히 있어요. 민주파에서 1994년 유덕상 집행부를 배출한 이후 거의 20년 동안 어용노조가 현장을 장악해왔기 때문에, 이번 승리가 한편으로는 놀라운 측면이 있는 거예요. 여태까지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했고, 아무래도 지는 데 익숙하다 보니... (웃음)

 


변화를 열망하는 조합원들의 기대감 확인돼


Q 이번 선거 당선의 의미와 승리의 원동력은 무엇이라고 보시나요?

A 앞서 말씀드린 대로 저희가 민주노조 재건을 목표로 20년 넘게 선거에 참여해왔지만, 그간 내리 패배만 거듭해왔었거든요. 비록 12개 지방본부 중 한 곳의 승리에 불과하지만, 어떻든 간에 본사지방본부에서 승리를 일구어냈다는 것 자체가 KT 현장 안에서도 변화의 기운이 솟아나고 있는 하나의 징표라 여기고 있습니다.

다음으로, 선거 승리의 원동력은 먼저 주체적인 측면에서 보면, KT노조의 임기가 3년인데 올해 201713KT노조 선거는 예년과 달리 일찍부터 준비를 해왔어요. 3월초 중앙위원장을 포함한 후보 결의를 해냈고, 후보들과 나머지 KT민동회 회원들이 조합원들을 조직하기 위한 활동에 빠르게 착수하고자 노력했습니다. 아울러, KT를 둘러싼 외부적 조건도 작년 말 촛불항쟁이 가져온 정치적사회적인 변화들이 일정하게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을 해요. 또한, KT 조합원만이 아니라 <KT민주화연대>가 헌신적으로 함께 연대해왔던 그간 노력의 산물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본사 자체만 놓고 본다면, 다른 지방본부에 비해 본사 조합원들이 비교적 젊은 편이예요. 그만큼 노동조합의 변화에 대한 갈망도 컸던 것 같아요. 제도적으로는 본사 조합원 수가 4,500명이 넘음에도 투개표소는 42개였어요. 투표자 수가 많은 곳에서는 최대 570580명이 한꺼번에 투표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자율적인 투표가 보장됐던 것도 선거 승리에 일조한 부분이라고 봐요. 게다가, 본사는 기호2(민주파 후보 쪽) 참관인이 투개표소에 모두 배치되어 있어서 조합원의 소중한 표를 지킬 수 있는 조건이었다는 게, 여타 지역과는 다른 결과를 거둔 배경 중 하나라고 보고 있습니다.

 

Q 사측이나 현장 조합원들의 반응도 궁금한데요.

A 회사 측 반응을 직접 확인키는 많은 제약이 있고, 평조합원들의 보편적인 반응 역시 구체적으로 확인하기는 어렵지만... 제가 속한 본사의 경우를 예로 들면, 사측이 민주파 활동가들과 명예퇴직 거부자들을 벽지에 있는 근무지로 발령해 허드렛일을 시키는 CFT라는 조직을 2013년에 갑자기 만들었거든요. CFT가 본사 산하 조직으로 편제되어 있기 때문에, 그간 본사에서 업무를 수행해왔던 조합원들과의 긴밀도는 그다지 높지 않았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 주변 조합원들은 본사에서 이겼다니 뜻밖이다라는 반응과 함께, 지난 20년 간 한 번도 승리하지 못하고 어용세력이 압도적으로 우세했었는데 이제 뭔가 변화의 바람이 부는 것 아니냐라는 기대감도 아울러 표출하고 있어요.


 

선거기간 드러난 사측의 부당노동행위, 법적대응 나설 것



Q 매번 그래왔듯 이번에도 사측의 선거개입이나 투표소 쪼개기 등 선거방해 공작들이 있었다고 들었습니다. 이같은 사측의 부당노동행위 실태와 그에 따른 KT민동회 차원의 대응 계획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A 올해 선거는 예년과는 미세한 차이가 있었어요. 예전에는 아예 사측의 노골적인 지배개입이 횡행했었거든요. 그런 측면에서 보면 이번 선거는 촛불항쟁 이후 정권교체의 여파로 KT 경영진의 위축감도 존재했고, <KT민주화연대>라는 공대위 활동으로 과거처럼 사측의 공공연한 지배개입이 쉽사리 용인되지 않는 사회적 여건도 조성된 상황이었죠.

물론, 그렇다고 해서 사측이 과거의 관행을 완전히 포기한 것은 아니었어요. 사측이 특정후보를 미리 낙점하는 부당노동행위는 선거 초기부터 자행되어 왔고, KT노조 선거 규정과 제도 역시도 조합원들의 자유로운 의사를 반영하기엔 독소조항이 대단히 많습니다.

가장 우선적으로는 입후보 추천서명을 받아야 하는데, 추천서명을 하지 못하도록 사측이 원천적으로 개입하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다만, 올해는 비조합원이나 현장 관리자를 통한 직접적 개입보다는, 같은 조합원 내에서 어용 간부라든가 특정 팀 내 수석에 위치하는 자들이 개입하는 방식을 취했다는 점에서 그 차이가 있을 뿐이죠. “추천서명을 하게 되면 불이익이 따를 것이라는 식의 압박이 있었다는 정황이 여러 사례와 증언을 통해서 확인되고 있는 상황이예요. 사실 이런 압박들이 없더라도 조합원들은 지난 20년 간 부당한 지배개입에 주눅들어 있었기 때문에 그에 따라 자연스럽게 위축되는 측면도 없지 않았다고 봐요. 이런 요인들이 추천서명의 과정에서 굉장히 난항으로 작용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원래는 중앙위원장과 12개 지방본부를 포함한 전 지역에 민주파 후보를 내고자 했지만, 특정 지역에서는 후보를 냈음에도 추천서명을 받지 못해 입후보에 실패한 경우도 있었어요.

또 한 측면으로는 KT현장에 전체 조합원 수가 18천여 명인데, 투개표소는 무려 435개에 달합니다. 그러다보니 20명 이하의 조합원들이 투표하는 곳이 많았는데, 그렇게 잘게 쪼개진 투개표소에서는 당연히 회사의 개입도 용이할 수밖에 없었어요. 저희쪽 참관인이 없는 곳에서는 선관위와 사측 참관인만 있는 상태에서 조합원 스스로 자율적인 투표를 하기에는 대단히 어려운 조건이었으니까요.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사측이 특정 후보(어용노조 측)에 대한 사전 낙점 등 일련의 부당노동행위를 저지른 정황들이 몇몇 증거를 통해 확인되었기 때문에 저희도 그에 따른 법적대응을 준비 중인 상황입니다. KT노조의 선거제도 상 독소조항에 대해서도 법적대응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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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KT전국민주동지회]   


Q 정연용 동지가 속해있는 KT전국민주동지회(KT민동회)는 어떤 조직인지, 또한 앞으로 투쟁계획은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말씀 부탁드립니다.

A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94년 유덕상 집행부 이후에 96년 말 노조 선거에서 민주노조가 패배함으로써 기존에 KT 민주노조운동을 함께해왔던 동지들이 민주통신연구소를 기원으로 해서 KT민동회라는 조직을 구성했습니다. KT민동회를 중심으로 KT 민주노조운동을 전개해왔고 선거대응 또한 마찬가지로 진행해왔어요.

향후 계획에 있어서는 KT민동회가 고민하고 있는 바는 크게 두 가지 측면입니다. 하나는, 올해 사측의 지배개입이 예년에 비해 덜했더라도, 어쨌든 후보 낙점을 비롯한 선거 부정, 지배개입 등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법적 대응이나 현장투쟁을 모색해야 할 것이고요. 한편에서는 12개 지방본부 중 하나이긴 하지만, 합법적으로 당선된 지방본부를 통해 KT 민주노조운동을 새롭게 복원하는 과정 역시 중요한 과제로 보고 있어요. 이렇게 양 측면으로 구체적인 고민과 계획을 논의해나가고 있습니다.

 


KT민주화와 통신공공성 위한 투쟁에 일로매진할 터

 

Q 향후 노조활동의 각오와 고민에 대해서도 이야기해주세요!

A 현재 본사지방본부가 선거를 통해 당선되기는 했지만, 실질적으로 정상적인 노조 활동을 위한 집행부 구성 등의 문제에서 봉착한 어려움들이 있습니다. 일단 노조 활동을 위한 현안 문제 해결에 힘을 쏟을 계획이고요, 이밖에도 넘어야 할 산이 많습니다. 97년 이후 어용노조 집행부의 장기집권으로 인해 노동조합이 거의 유명무실한 존재가 되어버린 상황을 타개하는 것이 급선무입니다. 노조 활동이라는 게 사측의 요구나 주장을 노사합의라는 이름으로 수행하는 역할로 전락해버린 상황이기 때문에, 일개 지방본부 차원이라 해도 노동조합의 기본을 다시금 세우는 것을 중점과제로 해나갈 각오입니다. 그 과정에서 더 많은 KT조합원들이 민주노조 재건을 위한 마중물로 기꺼이 나서리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Q 끝으로 <변혁정치> 독자들에게도 하고픈 말씀이 있다면 전해주시겠어요?

A <KT민주화연대>의 주체로서 변혁당의 적극적인 연대와 실천에 KT현장활동가들도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들었을 때, 저 또한 당원으로서 자랑스럽고 뿌듯한 마음이었습니다. 이제 당원의 신분으로, 또한 민주노조 운동의 주체로서 일로매진해야 하는 상황인 만큼, 변혁당 뿐만 아니라 KT민주화와 통신공공성 쟁취를 열망하는 더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지지를 감히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인터뷰=임용현기관지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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