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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호 사회변혁노동자당 2018.04.01 14:03

비장에 좋은 음식

 

박석준한의사(흙살림동일한의원장, 동의과학연구소장)

 


창출과 백출

창출蒼朮과 백출白朮이 무엇인지 논란이 많다. 원래는 그냥 이라고 하여 구분 없이 쓰다가 한나라 때부터 나누어 쓰기 시작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지금 우리나라에서는 창출로삽주와 조선삽주의 뿌리를 쓰고, 백출은 오래 묵지 않은 삽주의 새로 난 근경根莖을 쓴다. 중국에서는 창출로 모창출과 북창출을 쓰고 백출로 큰참삽주를 쓴다. 둘 다 비장을 튼튼하게 하는 점은 같지만 창출은 습기를 말리는 효과가 더 크다.

비장에 습기가 많은 사람은 몸이 무겁고 입맛이 줄어들며 명치에 뭔가가 막힌 듯하고 기름진 음식을 먹으면 설사를 하는데 묽은 진흙 같은 설사를 한다. 기력이 없어서 목소리에 힘도 없다.

창출이나 백출은 둘 다 쌀뜨물에 하룻밤 담갔다가 썰어 말린 다음 가루 내어 먹거나 달여 먹으면 좋다. 다만 성질이 따뜻하기 때문에 몸에 열이 많은 사람은 오래 먹지 않는 것이 좋다.

 

정향丁香

정향은 향신료로도 많이 쓰이는데, 비장의 기를 따뜻하게 한다. 그러므로 비장에 찬 기운이 많아서 기가 잘 돌지 않는 경우에 좋다. 달여 먹거나 가루 내어 먹는다.

비장이 찬 사람은 배가 은근히 아픈데, 찬 기운을 만나면 더 심해진다. 반대로 배를 따뜻하게 하면 덜 아프게 된다. 따뜻한 음식을 좋아하고 배를 눌러주거나 쓰다듬어 주면 통증이 줄어든다. 물 같은 설사를 자주 한다. 이런 사람은 정향을 자주 먹는 것이 좋다.

 

귤껍질(귤피橘皮)

귤껍질은 성질이 약간 찬데, 말리면 따뜻해진다. 소화가 잘 안 될 때 먹으면 좋은데, 이는 귤껍질 자체에 소화 성분이 있어서라기보다는 막힌 기를 잘 돌게 하기 때문에 소화가 잘 되는 것이다. 귤껍질도 습기를 잘 말려주며 가래 같은 담을 삭이는 효과가 있다. 속이 더부룩하여 입맛이 없을 때도 도움이 된다.

오래 묵힌 것을 진피陳皮라고 하는데, 묵을수록 효과가 좋다. 겨울에 유기농 귤껍질을 많이 모아서 말렸다가 건조한 곳에 보관해두면 늘 먹을 수 있다. 달여 먹으면 되는데, 가루 내어 먹어도 좋다.

 

대추(대조大棗)

대추는 비장의 기를 길러주면서 속을 편안하게 해준다. 대추를 말린 다음 그냥 달여 먹으면 되는데, 흔히 비위가 약하다고 하는 사람들은 대추를 늘 먹으면 좋다. 해독하는 힘이 있기 때문에 더욱 좋다. 또한 대추는 마음을 안정시켜준다. 잠이 오지 않을 때에도 효과가 있다. 차로 마실 때는 생강을 조금 넣어도 좋다. 대추를 삶아서 살만 발라 먹기도 한다. 물론 삶은 물도 먹는다.

 

곶감(건시乾柿)

곶감은 비장의 기를 튼튼하게 하고 기를 조화롭게 한다. 요구르트나 꿀과 함께 달여 먹는다. 감은 성질이 차지만 햇볕에 말려 곶감이 되면 찬 기운이 없어진다(하다). 이렇게 만든 것을 백시白柿라고 한다. 불에 말린 것을 오시烏柿 또는 화시火柿라고 하는데 성질은 따뜻하다(뜨겁다고 하는 사람도 있다). 오시는 칼에 베이거나 불에 데었을 때, 개에 물렸을 때 짓이겨 붙이면 상처를 아물게 하고 새 살이 돋아나게 한다. 비장을 튼튼하게 하려면 햇볕에 말린 곶감을 먹는다. 곶감은 기침에도 좋은 효과가 있고 설사를 멎게 하는 효과도 있다.

간혹 감을 술안주로 먹는 경우도 있는데, 원래 감과 술은 서로 상극이어서 같이 먹으면 안 되는 음식이다. 반면에 술이 깬 다음에 생기는 숙취를 없애는 데에는 감이 좋다. 참고로 감꼭지는 시체柿蒂라고 하는데, 딸꾹질 할 때 달여 먹는다.

 

(이당飴糖)

비장의 기를 튼튼하게 한다. 성질은 약간 따뜻하다. 엿은 찹쌀로 만든 것이 제일 좋고 그 다음은 좁쌀로 만든 것이다. 기장 싹이나 벼 싹 모두 엿을 고을 수 있는데, 효과를 보려면 찹쌀로 만든 엿을 먹어야 한다. 여기에서 말하는 엿은 강엿(흑당黑糖, 검은엿)으로, 찹쌀밥을 질게 지어 엿기름과 누룩, 물을 섞어 만든다. 늘 먹어도 좋다.

조선시대에는 과거를 볼 때 조청을 한 두 숟가락씩 먹고 들어갔다. 왕실에서는 왕세자의 교육에 앞서 역시 조청을 먹었다. 두뇌 회전을 돕기 위한 것이었다. 오늘날도 이런 풍습이 남아 시험 보는 사람에게 엿을 먹으라고 준다. 엿을 먹는 것은 바람직한 풍습이지만 엿처럼 붙으라고 교문에 붙이는 것은 본인에게 아무 도움이 되지 않을 뿐더러 다른 사람에게는 피해를 주는 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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