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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호 사회변혁노동자당 2018.11.15 14:40

신장의 병

 

박석준한의사(흙살림동일한의원장, 동의과학연구소장)

 


신장은 뼈를 관리한다. 그래서 신장에 병이 들면 뼈가 아프다. 뼈가 아프다고 했지만 사실은 뼈마디에서 느껴지는 통증이다. 아픈 부위가 일정하며 쑤시면서 많이 아프다. 대개 배가 불러 오르고 허리가 아프며 대변을 보기가 힘들다. 어깨와 등, 목이 아프고 때로 어지럼증이 나타난다.

병이 비장에서 오게 되면 산가疝瘕라는 병이 되는데, 이는 아랫배가 화끈거리면서 아프고 오줌구멍에서 흰 점액이 나오는 것을 말한다. 때로 아랫배가 불룩하게 나오기도 하며 밀면 움직인다. 통증이 허리와 등으로 뻗치기도 한다. 아랫배에 열이 몰리면 라는 병이 되는데, 오줌이 뿌옇게 된다.

얼굴빛이 검게 되면 신장에 열이 있는 것이다. 열이 있으면 잇몸이 말라서 이빨이 드러나는데, 마치 이빨이 마른 것처럼 보인다. 몸도 말라서 큰 뼈들이 드러나고 큰 살덩어리가 움푹 들어가며 어깨뼈에 골수가 없어지고 동작이 더 쇠약해진다.

신장은 우리 몸의 가장 바탕이 되는 장기라서 신장에 병이 들면 회복이 어렵다. 그래서 진장맥眞藏脈이 나타나면 일 년 이내에 죽는다고 하였다. 신장의 진장맥은 뛰다 말다 하여 촉박하며 단단한 느낌을 주는 맥이다.

 

신장의 병이 겉으로 나타나는 증상은 얼굴빛이 검고 무서움을 잘 타며 자주 하품하는 것이다. 속으로 나타나는 증상은, 배꼽 아래쪽에 동기動氣가 있으며 눌러보면 단단하면서 아픈 것 같다. 기가 거꾸로 치밀어 오르고 아랫배가 당기면서 아프고 설사를 하는데 뒤가 무직하고 발과 정강이가 차갑고 서늘해진다.

 

신장의 병을 허실로 나누어 볼 수도 있다. 허한 것은 부족한 것이고 실한 것은 넘치는 것이다. 신장의 기가 허하면 궐이 되고, 실하면 창이 된다. 궐은 손발이 싸늘해지는 것이고 창은 배가 불러오는 것이다.

실할 때는 배만 불러오는 것이 아니라 다리가 잘 붓는다. 숨도 차고 기침도 나며 몸이 무겁고 잠잘 때에 땀이 나며 바람을 싫어한다.

반면에 허하면 가슴이 아프고 윗배와 아랫배가 아프며 손발가락 끝이 싸늘하고[청궐淸厥] 기분이 좋지 않다. 신장이 허할 때 소화가 잘 안 된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는 마치 배가 고픈 것 같으면서 명치끝에 무언가 매달린 것 같고 무서움을 잘 탄다.

 

신장의 병이 덜해지거나 더해지는 경우 

병이 신장에 있으면 봄에 낫는데, 봄에 낫지 않으면 늦은 여름에 가서 더해진다. 그리고 늦은 여름에 죽지 않으면 가을에는 웬만하다가 겨울에 가서 완전히 낫는다. 계절만이 아니라 하루하루에 따라서도 다르다. 요즈음은 잘 쓰지 않지만 한 달의 모든 날에는 12지가 배속되어 있어서 신장병의 경우에는 갑일甲日이나 을일乙日에 낫는데, 갑일이나 을일에 낫지 않으면 무일戊日이나 기일己日에 가서 더해진다. 그리고 무일이나 기일에 죽지 않으면 경일庚日이나 신일辛日에는 웬만하다가 임일壬日이나 계일癸日에 가서 완전히 낫는다. 이는 대체적인 경향일 뿐이며 실제로는 약간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시간에 따라서도 다른데, 신장병은 한밤중에는 좋아졌다가 사계四季에는 심해지며 오후 3시 반에서 5시 반 사이에 안정된다. 여기에서 사계는 비장의 기가 왕성한 진시(辰時, 오전 7시 반~9시 반 사이), 술시(戌時, 오후 7시 반~9시 반 사이), 축시(丑時, 오전 1시 반~3시 반 사이), 미시(未時, 오후 1시 반

~3시 반 사이)를 말한다. 그러나 이 역시 대체적인 것이다.

 

신장병의 치료법 

신장은 바다와 같은 장기여서 건조한 것을 싫어한다. 만일 신장이 마르게 되면 빨리 매운 것을 먹어서 눅여 주어야 한다. 더불어 주리를 열어서 진액을 내보내서 기를 통하게 해야 한다. 신장은 단단하고자 하니 빨리 쓴 것을 먹어서 단단하게 해야 한다. 쓴 것으로 보하고 짠 것으로 덜어낸다.

신장병에는 기장쌀, 닭고기, 복숭아, 파 같은 매운 것을 먹는데 이는 그 매운 맛의 눅여 주는 성질을 취한 것이다. 신장병에는 콩, 돼지고기, , 미역이 좋은데 이것은 자기 본래의 미인 신의 미[짠맛]를 취한 것이다. 여기에서 기장쌀이나 닭고기 같은 것을 맵다고 하고 돼지고기나 밤을 짠 맛이라고 했는데, 이는 혀에서 느껴지는 맛이 아니라 몸에 작용하는 효과를 갖고 그렇게 말한 것이다.

 

신장병에 주의해야 할 것 

신장에 병이 있을 때는 몸을 뜨겁게 하는 것이 좋지 않다. 뜸을 뜨는 것도 나쁘며 뜨거운 음식, 너무 따뜻해서 열이 날 정도의 옷도 나쁘다.

신장병일 때는 매운 맛과 짠맛을 적절하게 먹어야 하지만 오직 단맛만은 금한다. 신장의 기를 억누르는 맛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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