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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혁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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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호 사회변혁노동자당 2018.09.17 13:53

복사꽃 피는 내 고향 

폐병에 좋은 음식(4)

 

박석준한의사(흙살림동일한의원장, 동의과학연구소장)

 


복숭아()

 

복숭아는 꽃이 아름다워서 많은 시인들의 소재가 되기도 하고 노래로 불리기도 하고 나뭇가지는 귀신을 쫒기 위해 쓰이기도 했다. 신선이 먹는다고 믿었던, 장수와 복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과일이다. 그래서 민화에도 복숭아가 자주 등장하며 김홍도金弘道군선도群仙圖에는 여덟 명의 신선 중 한 명인 종리권鍾離權 복숭아를 들고 있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 궁중에서도 복숭아가 탐스럽게 열린 일월천도도日月天桃圖 같은 것을 그려놓기도 했다.

<동의보감>에서는 다섯 가지 나무(뽕나무, 느릅나무, 복숭아나무, 회화나무, 버드나무) 중에서도 가장 정미精微한 나무로 신선의 나무라고 하였고 폐에는 다섯 과일(복숭아, 자두, 살구, , 대추) 중에 가장 좋다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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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숭아의 쓰임새는 참으로 다양하다. 먼저 과실인 복숭아는 성질이 따뜻하다(<동의보감>에서는 뜨겁다고 하였다). 성질이 따뜻하기 때문에 많이 먹으면 몸에 열이 나게 된다. 맛은 달고 시다. 여기에서 시다는 것이 중요하다. 다시 말해서 단맛과 더불어 신맛이 나야 제대로 된 복숭아의 효능을 바랄 수 있다는 말이다. 요즈음 모든 과일을 당도로만 평가하는데, 단맛은 당장 혀에는 좋지만 오래, 많이 먹으면 몸에 좋지 않은 효과를 미칠 수 있다. 복숭아는 진액을 잘 생기게 하며 대장을 촉촉하게 적셔준다. 변비에 좋다는 말이다. 대장은 따뜻한 것을 좋아한다. 복숭아는 따뜻해서 폐만이 아니라 대장에도 좋은 과일이 되는 것이다. 배가 차서 늘 설사를 하는 사람에게는 특히 좋다.

복숭아는 피를 잘 돌게 한다. 그러므로 혈액순환이 잘 안 되어 손발이 저리거나 정맥류 같은 것이 나온 사람에게도 좋고 폐경이 된 사람에게도 좋다. <동의보감>에서는 복숭아를 많이 먹으면 얼굴빛이 좋아진다고 하였다. 다만 성질이 따뜻하므로 몸에 열이 많은 사람은 너무 많이 먹지는 않도록 한다.

 

복숭아꽃(도화桃花)은 맛은 쓰고 성질은 고르다[]. 신장이나 요도에 결석이 있을 때에도 쓰고 대소변도 잘 보게 한다. 음력 33일에 따서 그늘에 말려 쓰는데 겹꽃은 안 된다.

복숭아씨(도인桃仁)는 쓰고 달다. 몸에 죽은피(어혈瘀血)가 있을 때, 몸속에 무언가 뭉친 것이 있을 때에 쓰는데 죽은피가 없거나 임산부에게는 쓰지 않으며 약간의 독이 있으니 함부로 쓰지 않는 것이 좋다.

나무에 달린 채 겨울을 나서 저절로 마른 복숭아를 도효桃梟라고 하는데 죽은피를 내보내는 데 효과가 있다. 무엇보다도 정신질환에 좋은 효과가 있다. 음력 12월에 따서 쓴다.

복숭아 꽃받침은 도화악桃花鄂이라고 하는데 속에 뭉친 것을 깨뜨린다.

복숭아털은 도모挑毛라고 하는데 이것도 약으로 쓴다. 혈이 뭉친 것과 월경이 쏟아져 내리는 것(붕루崩漏) 등을 치료한다.

복숭아나무의 좀벌레를 도두桃蠹라고 하여 정신질환에 쓰며 줄기의 흰 껍질인 도경백피桃莖白皮, 복숭아 잎인 도엽桃葉, 나무 진인 도교桃膠, 잔가지인 도지桃枝 등도 모두 약으로 쓸 수 있다. <포박자抱朴子>, <선약仙樂>에서는 도교桃膠를 뽕나무 재의 즙에 절여서 마시면 곡기를 끊을 수 있다고 하였다. 신선이 될 수 있다는 것이지만, 이 세상에서 살고 싶은 사람이라면 곡기를 끊기 위해서는 먹지 않는 것이 좋다.

복숭아의 효능을 보면 복숭아가 귀신을 쫒는 데 쓰였다는 말이 지나친 말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왜냐하면 여기에서는 자세하게 언급하지 않았지만 복숭아의 여러 부위는 대개 정신질환에도 요긴하게 쓸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이런 효과를 보려면 반드시 신맛이 나는 복숭아를 써야 한다.

 


기장쌀(서미黍米)

 

폐에 병이 있을 때는 멥쌀보다는 기장으로 밥을 지어 먹는 것이 좋다. 원래 향기라는 말은 기장쌀로 밥을 지을 때 나는 냄새를 말했다. 흔히 잡곡밥이 좋다고 하지만 잡곡을 먹어서는 안 된다. 아무 거나 섞어 먹는다고 다 좋은 것이 아니다. 가려 먹어야 한다. 그래야 잡곡이 아니라 소중한 곡식을 먹게 되는 것이다.

 


소젖(우유牛乳)

 

폐가 건조한 것을 눅여 주고 또한 폐의 기도 튼튼하게 한다. 진하게 죽을 쑤어 늘 먹으면 좋다. 전에도 말했지만 우유를 날로 먹는 경우는 일사병 같은 열병을 치료하기 위한 치료약으로 쓸 때뿐이다.

 


달걀 흰자위(계자백鷄子白)

 

달걀 흰자위는 성질이 차다. 폐가 건조한 것을 눅여 주고 열을 식힌다. 날로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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