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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혁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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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호 사회변혁노동자당 2017.08.15 08:22

참을 수 없는 웃음의 괴로움

 

박석준한의사(흙살림동일한의원장, 동의과학연구소장)

 


근대 서양 과학에 의하면 웃지 않아야 할 경우에 웃음이 나오는 것은 웃음과 관련된 신경회로의 손상이나 전두엽의 손상 때문일 것으로 본다. 여기에는 신경이나 뇌가 작동하는 몸이라고 하는 조건, 몸의 상태에 대한 고려는 배제되어 있다. 한의학에서는 뇌가 아니라 몸이라는 조건을 본다. 특히 웃음을 관장하고 있는 심장에 주목한다. 왜냐하면 심장에는 맥이 간직되어 있는데, 이 맥 속에는 신이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이란 의식이나 감정을 포함하는 모든 생명력의 표현이다. 그러므로 심장의 상태가 어떠한가에 따라 슬픔이나 웃음의 표현도 달라진다고 보는 것이다.

심장의 상태는 먼저 허실로 나뉜다. 허하다는 것은 부족한 것이고 실하다는 것은 남아돈다는 말이다. 그래서 심장의 기가 허하면 잘 슬퍼하고, 실하면 웃음을 그치지 못한다. 심장의 기가 실하면 가슴속이 아프고 옆구리가 그득하며 옆구리 아래가 아프고 가슴과 등과 견갑골 사이가 아프며 양팔의 안쪽이 아프다. 심장의 기가 허하면 가슴과 배가 부르면서 옆구리 아래, 허리와 등이 서로 당기면서 아프다.

사춘기의 여학생이 구르는 낙엽만 보아도 웃음이 난다는 말은 그 여학생의 신경회로나 뇌에 이상이 있어서 그런 것이 아니라 심장의 기가 실하기 때문이다. 이 경우는 심장의 기가 실하기는 하지만 병적으로까지 심하지는 않은 상태로, 급격한 성장기에 나타나는 정상적인 심장의 상태다. 심장의 기가 넘쳐나면 웃음을 참을 수가 없어서, 웃을 일이 아닌데도 웃음이 나서 그걸 참으려면 이를 악물고 있어야 한다. 그러다보면 이가 다 마모된다. 이런 정도가 되면 괴로운 정도를 넘어서 일상생활이 불가능해진다.

 

심장병과 시간의 흐름

모든 병은 자연, 특히 시간과의 연관 속에서 이루어진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병 자체도 변해가지만 시간도 병에 영향을 준다. 심장은 오행의 화에 속한다. 시간으로는 여름에 해당하는데, 오행의 같은 기끼리는 서로의 기를 북돋아 주기 때문에 병이 덜해지거나 낫게 된다. 반대로 오행에서 자기를 억제하는 시간이 되면 병이 더 심해진다.

대체로 심장병은 여름에 좋아지고 늦여름에 낫는다. 늦여름은 무더운 음력 6월로 장하長夏라고 한다. 심장병이 장하에 낫지 않으면 오행의 화를 억제하는 수에 해당하는 겨울이 되면 더 심해지는데, 겨울에 죽지 않으면 봄에는 웬만하다가 여름이 되면 낫는다.

계절만이 아니라 오행으로 분류된 일과 하루의 시간에 따라서도 영향을 받는다. 그래서 심장병은 무일戊日이나 기일己日에 낫는데 무일이나 기일에 낫지 못하면 임일壬日이나 계일癸日에 가서 더해진다. 그리고 임일이나 계일에 죽지 않으면 갑일甲日이나 을일乙日에는 웬만하다가 병일丙日이나 정일丁日에 가서 완전히 낫는다. 하루 중에는 한낮에는 좋아졌다가 한밤중에 더해지며 아침에는 안정된다.

 

심장병에 소금을 먹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심장의 기는 오행의 화에 속하여 위로 타오르는 것이다. 그러므로 심장에는 기가 늘어지는 것이 나쁘다. 이런 때는 빨리 신 것을 먹어서 거두어들여야 한다. 심장의 기가 늘어지는 것은 심장의 기가 허하기 때문이다. 반면에 심장은 부드러운 것을 좋아하니 빨리 짠 것을 먹어서 부드럽게 해야 한다. 짠 것을 먹으면 심장의 기를 보할 수 있으며 단 것은 심장의 기를 덜어낸다. 그러니까 허하면 짜게 먹고 실하면 달게 먹는다.

심장의 기를 거두어들이는 데는 오미자가 좋다. 심장의 기가 허하면 볶은 소금으로 보한다. 심장의 기를 거두어들이는 데는 오미자 이외에 팥, 개고기, 오얏, 부추 같은 것이 좋다. 보리, 양고기, 살구, 염교 등은 모두 오행의 화에 속하여 심장의 기를 더해준다.

어떤 사람은 죽염만 먹고도 심장병이 다 나았다고도 하는데, 이는 심장의 기가 허했을 때이다. 실한 경우에 죽염을 먹으면 오히려 해가 된다.

소금과 심장병(고혈압이나 당뇨를 포함하여)의 관계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다. 영국의 어떤 의학 잡지의 한 논문(1972), 소금을 덜 먹을수록 콩팥에서 분비되는 레닌renin의 분비가 많아지고 이로 인해 오히려 심장병이 걸릴 수 있으며 사망의 위험도 더 커진다고 말했다. 그 밖의 다른 많은 연구들이 소금을 적게 먹는 것이 많이 먹는 것보다 더 위험하다는 결론에 접근하고 있다(The New York Times, Salt, We Misjudged You, By Gary Taubes, JUNE 2, 2012).

한의학에서는 소금이 심장의 기를 보한다고 하였다. 그리고 특별하게 병이 없는 경우, 우리가 전통적으로 먹던 양대로 먹으면 된다. 그것이 진화를 통해 우리의 몸에 가장 최적화된 양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심장병에는 더운 것(또한 인삼이나 홍삼처럼 몸을 덥히는 것)을 먹는 것이 더 나쁘다. 또한 옷도 너무 덥게 입지 말아야 한다. 소금이 아니라 열이 문제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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