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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혁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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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정권, 장애인과 가난한 사람들의

3대 적폐 완전폐지를 천명하라!

 

양유진(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폐지공동행동,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서울

 


5. 지옥 같은 시간이 끝이 났다. 우리의 힘으로, 촛불의 힘으로 지옥은 끝을 냈다. 하지만, 지옥 밖이라 해서 바로 천국이 기다리고 있는 것은 아니다. 매우 피곤하고 절망적인 현실일지는 모르지만 투쟁하는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가느냐에 따라 지옥 밖은 천국이 될 수도, 또다른 지옥이 될 수도 있다.

 

장애등급제, 부양의무제, 수용시설 정책 ‘3대 적폐는 여전하다

새로운 정권이 들어선 지 100일이 다 되어 간다. 새로운 정권이라고 하지만 우리는 우리가 바꾸어 낸 새로운 시기라 칭하고 싶고, 실제로 그러하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이 시기는 길 위의 사람들, 차별받는 모든 사람들에게는 너무나도 소중하다. 물론, 어느 순간 마음이 헛헛해질 때도 있다. 정권이 바뀌니 그 어려웠던 것들이 너무나 쉽게 허용된다는 것. 청와대 앞 1인시위는 어려운 것이 아니었다는 것. 하지만 이런 헛헛한 감정만 우리를 맴도는 것은 아니다. 우리 역사를 되돌아보며 투쟁이 없었다면 작은 변화도 기대할 수 없었으리라는 생각에 이내 미소를 짓기도 한다. 그렇다, 어떤 역사든, 어떤 정권이든, 어떤 시기이든 아주 깔끔한결과와 느낌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언제나 위태로움과 애매함 그리고 변화와 희망의 경계 사이에서 투쟁을 어떻게, 또 어떠한 방향으로 끌고 가느냐에 따라 어느 한쪽의 의미를 더 크게 세우며 새로운 싸움을 만들어 갈 수 있다.

장애인과 가난한 사람들은 낙인의 사슬 장애등급제빈곤의 사슬 부양의무제를 폐지하기 위해 5년을 싸워왔다. 광화문 지하의 농성장은 이제 그 누구도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장애와 가난에 저항하는 공간이 되었다. 단 한 시간도 빼놓지 않고 그 자리를 지켜왔기에, 그 어떤 순간에도 투쟁을 멈추지 않았기에, 혹독한 외로움도 견뎌왔기 때문일 것이다. 이 공간에서도 역시 다양한 변화의 움직임이 만들어지고 있는 모습을 본다. 대통령 후보 시절 장애인과 가난한 사람들의 3대 적폐를 없애겠다고 약속했고, 100대 국정과제 안에 부양의무자기준 폐지’, ‘장애등급제 폐지와 장애인권리보장법 제정그리고 탈시설 정책 수립을 포함시켰다.

 

장애인과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민주주의는 언제쯤?

달콤함에만 취해 있기엔 우리가 발 딛고 있는 현실은 여전히 척박하다. 31,222명의 장애인이 시설에 갇혀있다. 아직도 24시간 활동보조를 받지 못해 하루에 10시간 밖에 살지 못하는 장애인이 있다. 가족에게 미안해서 나의 가난을 열심히 증명하거나, 스스로 목숨을 끊는 비극적인 장면들이 곳곳에 있다. 광화문역 지하 농성장 맞은편엔 법과 제도의 희생자 열 세분이 모셔져 있지만, 그 누구도 사과하지 않았다. 장애와 가난의 희생자들 죽음에 최종 책임을 져야 하는 국가와 정부는 유감만 표했을 뿐, ‘책임을 다하는 사과는 결코 하지 않았다.

약속구체적으로, ‘사과진심으로 해야 한다. 약속은 폐기하려고 하는 게 아니라, 지키려고 하는 것이다. 그러니 우리에겐 구체적인 내용과 의지가 중요하다. , 박근혜가 약속했던 장애등급제 폐지와 다른 약속이 되려면 구체성, 의지, 신뢰를 담은 장애등급제 폐지가 되어야 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부양의무자기준도 현재 추진하는 제한적이고 인구학적 느긋한 폐지안이 아니라, 단계적 폐지이지만 급여별로 속도감 있는 계획이 제출되고 실행되어야 한다.

시설이 아닌 지역사회에서 살아가고 있는 장애인 당사자는 늘어가고 있다. 시설비리와 인권침해 문제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 장애인수용시설을 폐쇄하고, 탈시설-자립생활정책은 장애인을 가두고 있는 시설권력의 눈치를 보는 것을 넘어서는 내용이어야 한다. 장애인과 가난한 사람들에게 예산에 맞춘 느긋한 정책 추진, 지금은 포기하고 나중의 삶을 살라고 하는 것과 같다. 우리의 목숨과 삶은 단 한번 뿐이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문재인정권은 스스로 새 정부가 탄생한 배경을 정확히 기억하고 그에 걸맞게 국정운영을 해야 한다. 문재인정권은 어떻게 태어났는가? 박근혜-문재인이라는 사람의 차이가 아니라, 박근혜정권이 태어난 과정과 문재인정권이 태어난 과정이 다르다는 것은 우리 모두가 기억해야 할 중요한 지점이다. , 지금 이 시기는 문재인이 아니었더라도 새롭게 만들어진 그 어떤 사회일 것이고, 그것을 만든 주체는 변함없이 길 위의 투쟁하는 사람들촛불일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이 시기를 만든 주체들과 지난 지옥의 시기에 끝까지 이 악물고 버텨낸 사람들의 이야기를 진심을 다해 듣고 행동해야 한다.


문제로 정의된 사람이 그 문제를 다시 정의할 수 있는 힘을 가질 때, 혁명은 시작된다!”   - 맥 나이트


장애등급제 폐지, 부양의무제 폐지, 장애인 수용시설 폐지라는 혁명은 시작되었다. 그리고 우리는 지금 그 혁명의 과제를 실행시키는 과정에 놓여있다. 장애인과 가난한 사람들은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어떠한 상황과 시련에도 포기하지 않고, 혁명을 완수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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