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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발 군비 증강 시대가 도래하다

 

이종회공동대표





한반도 주변에 전례 없이 항공모함 3척과 몇 척의 핵잠수함을 배치하고 군사적 긴장을 극대화한 채 트럼프는 한국을 다녀갔다. 국회에서는 민방위교육장에서나 들을 수 있을 정도의 안보교육을 서슴지 않았고, 안개로 하늘길이 막히는 바람에 트럼프가 매우 낙담했었다는 DMZ 방문까지 이루어졌다면 아마도 북핵 대응을 위한 최적의 그림이 연출되었을 것이다. 물론 트럼프는 노련한 장사꾼답게 미사일 탄두중량 한도를 없애고 한국에 최첨단 무기들을 판매하는 합의를 맺고 돌아갔다.

 

중 대립에 흔들리는 동북아 평화

첨단무기로는 F-35A 스텔스기, 지상감시 특수정찰기, 무인공격기, SM-3 요격미사일 그리고 SLBM 대응을 위해 핵추진 잠수함까지 도입 또는 건조가 거론되고 있다. 이들 선제공격용 무기들은 동북아에 연쇄적인 군사적 긴장과 군비증강을 불러올 가능성이 높다. ‘전쟁 가능한 국가로 헌법을 개정하는 문턱을 넘기 직전인 일본은 트럼프 방일 이후 남한보다 더 큰 액수의 첨단무기 구입을 약속한 바 있으니, 동북아는 비핵화 실현이라는 기치 외에, 재래식이라고는 하나 첨단무기들이 늘어나면서 또다른 군사적 긴장이 높아질 위기에 직면하고 있는 것이다.

이란 핵을 빌미로 터키, 루마니아, 폴란드에 구축된 유럽MD가 러시아를 염두에 두었다면, 미국은 중국을 염두에 두고 기존의 해상 이지스함에 기반한 동북아MD체계에서 일본과 한국에 배치되는 X밴더 레이더와 사드를 통해 육상MD체계까지 구축하고 있다. 유럽MD에 맞서 러시아가 1990년에 체결한 재래식무기감축협정 폐기를 선언한 것과 마찬가지로, 중국은 이러한 동북아MD체계의 재구축에 대한 강력한 반발과 대응을 강행하기에 이르렀다. 이로써 한중간 정치경제적 긴장도 지속되고 있다. 최근 문재인정부가 중국과 협상을 통해 ‘3불 방침을 제기했다시피, 한중간 긴장을 완화하기 위한 노력이 APEC회담을 계기로 한중정상회담에서도 가시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른바 3불 방침을 둘러싼 양국의 미묘한 입장 차이, 곧 한국이 사드를 추가 배치하지 않음으로써 미국의 미사일방어체계MD에 편입되지 않으며 한미일군사동맹에 함께 하지 않을 것이란 ‘3불 약속을 했다는 중국 측 발표와, ‘약속보다는 방침이라는 한국정부의 반박에서 확인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한민국 국빈 방문 결과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상호 신뢰와 자유·민주주의·인권·법치 등 공동의 가치에 기반한 한·미 동맹이 인도 태평양 지역의 안보, 안정과 번영을 위한 핵심축임을 강조하였다. 그런데 발표문의 인도 태평양 지역이 문제적이다. 정부가 이에 대해 3번이나 입장을 번복, 개념정리부터 안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오바마의 아시아중시정책Pivot to Asia은 중동지역에 집중하던 군사정책의 주축을 아시아로 옮기겠다는 전략수정으로, 이는 아시아 태평양지역에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것은 TPP와 함께 군사안보 방면에서는 물론 정치경제적인 부문까지 포괄하는 오바마 집권시기 지속되었던 전방위 전략이었다. 그렇다면 트럼프의 인도·태평양전략이란 무엇인가. 그것 역시 중국을 겨냥한 것임은 두말할 나위 없다. 일본의 아베정권은 중국이 남사군도 영유권을 주장하고 군사기지까지 설치한 가운데 중국과 댜오이다오(釣魚島, 센가꾸열도) 분쟁을 지속하면서, 트럼프를 내세워 아태지역의 항행의 자유를 내세운 호주와 인도까지 포괄하여 중국의 일대일로에 대응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인도·태평양전략은 태평양에서 페르시아만까지 자유와 법의 지배, 시장경제를 중시하는 장'으로 일본의 아베가 제기한 것을 트럼프가 수용하는 형식을 취한 바와 같이 미국의 아·태 전략이 부재하다는 사실을 반증하며, 추진경로 등이 구체화되고 있지 않아 향후 전략적 모양새를 어떻게 갖출 것인지가 관건이다.

 

첨단무기의 경연장으로 전락한 동북아

이처럼 사드배치를 계기로 한국은 미국의 MD체계에 편입 여부, 현재로서는 부인하고 있지만 한미일군사동맹에 참여 여부, 트럼프 이후 한미FTA의 지속성 문제 등이 정치경제적 군사적 현안으로 압박감이 높은 가운데, 일본의 재무장과 더불어 동북아는 재래식 무기를 둘러싼 긴장이 더욱 고조되고 있는 와중이다. 이 긴박한 시점에 트럼프대통령이 한국을 떠나는 날 문재인 대통령은 인도네시아를 방문,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시장 개척을 위한 장기 전략 문재인 아세안 독트린'을 발표했다. 그 배경은 김현철 대통령 경제안보비서관이 밝힌 바와 같이 G2와의 관계에 의존한 군사적 경제적 한계에 따른 것이다. “미국의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요구와 중국의 고고도미사일체계(THAAD·사드) 보복을 거치면서 경제적으로는 G2 중심의 외교에 한계가 있다는 걸 정부 당국도, 국민들도 심각하게 인식"을 가지게 되었고, “안보 외교와는 달리 경제외교는 신()남방과 신북방이라는 새로운 번영축을 가지고 판로를 모색해야 되지 않겠는가 하는 구상을 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요컨대 동북아는 한편으로 북핵을 빌미로 한 미국의 MD체계 강화, 다른 한편으로 첨단무기의 경연장이 되면서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그리고 정권과 자본은 경제적 자유주의와 보호주의 틈바구니에서 자본운동의 대안적 전망보다 착취의 대안지역 찾기에 급급한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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