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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혁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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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을 억압하는 권력구조는

어디에나 존재한다

 

예진학생위원회

 

박상기 법무부 장관이 지난 2일 법무부에서  

서지현 검사 성추행 피해 폭로 관련 성희롱·성범죄  

대책위원회 발족 브리핑에서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지난 1, 서지현 검사는 2010년 발생한 성폭력 사건을 공개적으로 문제제기했다. 당시 법무부 고위 간부였던 안태근 검사에게 성추행 피해를 당했지만, 그 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이 침묵했다는 것이다. 법무부 장관이 함께 있어, 즉각적 대응에도 어려움이 있었다고 한다. 사건 이후, 간부를 통해 안 검사에게 사과를 요청했지만, 돌아온 것은 부당한 직무감사와 인사 불이익이었다. 성폭력 피해와 피해자에게 돌아온 불이익을 폭로한 서지현 검사를 통해 ME TOO 운동은 다시금 확대되고 있다. 곳곳에서 나도 당했다는 목소리가 다시 터져 나오고, 전국 여성단체에서도 서지현 검사에 지지를 표하며, 철저한 진상규명과 처벌을 요구했다. 또한, 판사 209명이 법원도 자성하겠다는 성명을 내고, 정치권에서 특검법을 발의하는 등의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8, 피해자는 말할 수 없었다

검찰 내부 성폭력 문제의 폭로는 큰 충격으로 다가와, 사회적 문제로 비화하고 있다. 이에 검찰은 사안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 철저한 진상조사를 하겠다”’며 자체적으로 진상조사단을 꾸렸지만, 조사 과정에 민간인 참여를 배제하는 등 폐쇄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심지어 검찰 내부에서는 피해자 코스프레를 한다”, “성폭력 사건으로 인사 불만을 정당화하고 있다2차 가해가 자행되고 있다. 서 검사는 지난 8년 간 말할 수 없었다. 사건을 공론화하는 것이 검찰 조직에 누를 끼치는 행위라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검찰 내 성폭력 사건이 제기되었을 때, “검사 발목 잡는 꽃뱀이다등 피해자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만연했고,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서 검사는 내가 무엇을 잘못했기 때문에 이런 일을 당한 것이 아닌가’, ‘불명예스러운 일을 당했구나스스로 자책하며 괴로워할 수밖에 없었다.

일련의 상황을 돌이켜볼 때 검찰 내부 성폭력 사건이 과연 자생적으로 해결될 것이라 기대할 수 있을까. 안태근 검사는 오래전 일이라 정확히 기억하지 못한다며, 자신의 잘못을 부정하고 있다. 법무부는 불이익이 없었다고 주장하며, 사건 역시 현재 증명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심지어 28일 검찰은, 병가 중인 서지현 검사의 사무실을 일방적으로 정리하고 그 사실을 통보했다. 성폭력 사건의 진정한 해결은, 단순히 사건의 종결이 아니라 피해자의 치유와 복귀, 그리고 공동체 내에 성평등한 문화가 확립되는 것까지를 의미한다. 하지만 서지현 검사의 폭로를 부정하고 2차 가해를 지속하는 현 상황에서, 우리는 어떠한 해결도 기대할 수 없다. 여전히 피해자가 자신의 공동체를 떠나도록 강요받고 있는 현실을 다시금 확인할 뿐이다.

 

가해자에 공감하고 피해자를 비난하며 은폐되는 성폭력

서지현 검사는 성실히 근무만 하면 아무런 피해를 받지 않고 당당하게 근무할 수 있을 것이고, 검찰 조직의 개혁도 시간이 지나면 자연히 이루어질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 권력의 정점이라고 사고되는 검사조차 여성이라는 이유로 일상적인 폭력을 경험한다. 권력은 농담, 실수라는 이름으로 폭력을 자행하고, “예민하게 굴면 안 된다는 말로 그를 정당화한다. 이렇게 유지되는 잘못된 성별 권력관계 하에 여성들은 자신의 경험을 개인적인 일로 축소시키게 된다. 우리는 그것이 결코 개인의 문제가 아님을, 피해자의 잘못이 아님을 이야기 할 필요가 있다. 서지현 검사가 진실을 밝히기 위해서는 목숨을 버리는 방법밖에 없는 건가하는 극단적인 고민을 하면서도, 끊임없이 자신을 자책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결국 성폭력을 은폐하는 권력구조 때문이다. 권력에 의한 성폭력은 더욱이 은폐되고, 공동체적 해결을 불가능하게 한다. 우리는 검찰의 자정 노력에 기대기보다, 여러 성폭력 사건을 통해 드러난 여성 억압의 현실을 비판하며 올바른 해결로 나아가야 한다.

 

직장 내 성차별·성폭력 근절을 위해

이미 수많은 여성 노동자들은 일상적인 폭력에 노출되어 있다. 가사 노동, 양육, 임금차별과 직장 내 성폭력까지, 여성 노동자의 삶을 옥죄여온다. 우리는 짓눌리는 여성의 삶의 원인으로 구조적 위계와 성별 권력관계를 지목해야 한다. 여성을, 노동자를 통제하는 구조적 권력을 향한 투쟁이 성폭력 사건의 책임자 처벌을 비롯한 근본적인 문제해결을 가능케 할 것이다. 그 과정에서 우리의 역할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오는 38, 여성 노동자들과 함께 잘못된 성별 권력관계, 전사회적인 여성 억압을 바로잡기 위한 투쟁을 이어가자. 끊임없이 나도 당했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는 지금, 여성억압을 철폐하는 우리 모두의 투쟁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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