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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조작에 국민연금 약탈

이재용의 경영권을 박탈해야 한다

 

이주용정책선전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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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바이오 회계조작은 이재용의 경영세습이 본 목적이었다. 여기에 국민연금이 동원됐다. 이재용과 국민연금 전 기금운용본부장 홍완선. [출처 : 뉴스타파 방송화면 캡쳐]


모든 사기범죄에 사기꾼과 피해자가 있듯, 사기의 일종인 회계조작에도 이득을 챙기는 자와 피해를 입는 쪽이 생긴다. 지난 1114,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가 삼성그룹의 바이오사업 주력계열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해 고의 분식회계 혐의가 인정된다고 판정했다. 분식회계는 회계장부에 분칠을 하여 꾸몄다는 것으로, 회계조작을 의미한다.

복잡한 회계용어들이 난무하는 가운데, 일부 언론을 중심으로 이른바 전문가들의 주장을 빌려 삼성의 회계처리가 문제가 아니라 회계기준 자체에 하자가 있다거나 바이오산업을 육성해야 하는데 정부가 삼성 때리기를 하고 있다는 등의 물타기도 횡행한다. 우리는 사태의 핵심으로 돌아가야 한다. 그래서 누가 이익을 보고, 누가 피해를 입었는가?

삼성이 삼정·안진 등 이름난 거대 회계법인들과 합작해 5조 원 규모의 회계조작을 저지른 이 사건의 배경에는 바로 이재용의 경영승계가 있다. 한쪽에는 불법으로 경영권을 세습한 수혜자 이재용이 있고, 다른 한쪽에는 영문도 모른 채 이 회계조작에 휩쓸려 노후자금을 약탈당했던 2천만 명에 달하는 국민연금 가입자, 즉 평범한 노동자와 시민들이 있다. 그렇기에 이 사태는 그저 삼성의 회계처리수준의 문제가 아니다. 재벌총수 경영세습을 위해 사회적 부를 수탈한 전형적인 이익의 사유화, 손실의 사회화가 본질인 것이다.

 

이재용에게 회계조작이 필요했던 이유

2015년으로 돌아가 보자. 삼성이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을 전격 발표한 때다. 2014년 이건희가 쓰러지자 삼성은 승계작업을 서둘러 마무리해야 했다. 하지만 이재용은 그룹 전체 지분율이 미미했다. 핵심계열사인 삼성전자에서 이재용의 지분은 현재까지 0.65%에 불과하다. 이재용이 최대주주로 있던 제일모직(지분율 약 25%) 역시 삼성전자 지분은 보유한 게 없었다.

이 때 삼성의 비금융계열사 가운데 삼성전자 주식을 가장 많이 갖고 있던 곳이 바로 삼성물산이었다(지분율 약 4%). 이에 삼성은 삼성물산을 이재용이 이미 장악한 제일모직과 합병해 현재의 통합 삼성물산을 만들었고, 덕분에 이재용은 자신의 돈을 들이지 않고도 이 회사의 최대주주가 되었다. 그리고 통합 삼성물산이 삼성그룹의 실질적인 지주회사 역할을 하면서 이재용은 손쉽게 그룹 전체의 경영권을 세습해 손에 넣은 것이다.

문제는 통합 전 삼성물산이 제일모직보다 자산규모가 3배가량이나 더 큰 기업이었다는 점이다. 그런데 이재용은 제일모직의 최대주주였을 뿐 삼성물산 지분은 갖고 있지 않았다. 상식적으로 이 두 기업을 합병한다고 했을 때 이재용이 통합기업을 지배하기는 어려울 수밖에 없었다. 그렇기에 이재용을 통합 삼성물산의 최대주주로 만들기 위해서는 억지로라도 합병비율을 제일모직에 유리하도록 바꿔야 했다.

바로 여기에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가 사용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대주주는 다름 아닌 제일모직이었다. 따라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가치를 부풀리면 제일모직이 고평가를 받아 삼성물산과의 합병비율을 유리하게 조작할 수 있었다. 이 회계조작의 결과, 이재용은 제일모직보다 3배가 큰 삼성물산을 합병하면서도 최대주주에 올라서 삼성의 지배권을 장악한 것이다.

 

회계조작의 결과는 국민연금 약탈이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4년까지만 해도 적자를 면치 못하던 계열사였다. 그런데 2015년 갑자기 회계처리를 바꿔 순이익 2조 원대의 흑자기업으로 탈바꿈한다. 영업실적이 폭증한 게 아니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보유한 주식가치를 회계장부에서 기존과 다른 산정방식을 적용해 부풀림으로써 만들어낸 성과였다. 이로써 회계법인들은 삼성바이오로직스 가치가 무려 19조 원 수준이라고 평가해주었다. 그런데 언론에 드러난 바에 따르면, 같은 회계법인이 불과 3개월 뒤 통합 삼성물산이 출범한 직후에는 동일한 삼성바이오로직스 가치를 6.9조 원으로 평가했다. , 오직 합병을 위해 가치를 3배나 부풀려준 것이다.

이 회계조작의 최대수혜자가 이재용이었다면, 최대피해자는 평범한 국민연금 가입자들이었다. 국민연금은 통합 전 삼성물산 지분 13%를 보유하고 있던 단일 최대주주였다(당시 이건희와 계열사들을 포함해 삼성 관계인들의 삼성물산 지분이 모두 합해서 14% 수준이었다). 제일모직에게 유리하게 만들어진 합병비율은 당연히 상대측인 삼성물산에 불리하고, 삼성물산 대주주인 국민연금에 손해를 끼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국민연금공단은 최소 수천억 원의 손실을 입게 됨에도 불구하고 이 회계조작에 따른 합병에 찬성표를 던졌다. 그리고 주지하듯, 그 뒤에 박근혜 국정농단과 뇌물거래가 있었음이 드러났다.

회계조작으로 이재용은 경영세습에 성공했고, 국민연금은 피해를 보면서까지 이 더러운 대관식을 뒷받침하는 데 동원되었다. 결코 삼성바이오로직스 한 회사로 꼬리자르기를 해선 안 될 것이다. 불법으로 경영권을 승계하면서 국민 노후자금까지 약탈한 이재용에게 그 책임을 물어야 한다. 범죄로 취득한 경영권을 박탈하고 범죄수익을 환수해야 함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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