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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혁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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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 없는 학교,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만드는 

총파업


배동산┃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정책국장



비정규직 종합백화점, 

학교에는 수많은 비정규직 노동자가 있다


과거 학교에는 교원과 행정직 공무원 외에 비정규직은 극히 일부였다. 하지만 오늘날 학교 비정규직의 숫자는 무려 38만 명이나 되고, 전체 교육노동자의 40%가 넘는다. 공공부문 중 가장 비정규직이 많고, 기간제, ()단시간, 간접고용, 특수고용직, 무기계약직 등 다양한 비정규직이 일하고 있다.



무기계약직, 평생 비정규직의 감옥


학교 비정규직 중 약 12만 6천여 명(2018년 4월 교육부 통계 기준)은 무기계약직 노동자다. 정부는 무기계약직을 정규직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기간을 정하지 않은 근로계약이란 점에서 고용은 일부 안정됐지만, 진짜 정규직과는 완전히 다른 처우를 받고 있다. 특히, 학교의 무기계약직은 학교 현장의 정규직인 교원, 공무원 등과 비교할 때 평균 60~70% 수준의 차별적 처우를 받는다. 기본급은 최저임금에도 약 10만 원가량 미달할 정도로, 다른 공공부문 무기계약직과 비교해서도 아주 낮은 임금을 받고 있다. 복지도, 각종 수당도, 교육, 연수 등에서도 차별을 받는다. 지속되는 차별적 처우에 현장의 무기계약직 노동자들은 스스로를 “무기한 비정규직”이라고 부르고 있다.



무기계약직도 못 되는 또 다른 학교 비정규직들


학교에는 무기계약직도 못 되어 학기 말, 학년 말이면 해고될까 두려움에 떠는 수많은 계약직, 기간제 노동자들이 있다. 문재인 정부는 취임 후 첫 일정으로 인천공항을 방문하며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선언을 했지만, 학교 현장의 기간제 전환율은 불과 10%였다. 경기 화성시 청소년상담사 등의 경우, 수 년간 일했음에도 교육청이 ‘한시사업’이라 자의적으로 판단해 정규직 전환에서 제외했다. 10년 이상을 일했지만 신규 채용절차를 거쳐야 하는 영어회화전문강사와 초등스포츠강사 등 강사직종은 단지 ‘강사’라는 이유로 제외됐다. 청소, 당직(야간경비), 시설 등 간접고용 노동자들은 직접고용으로 전환됐지만, ‘특수 운영 직군’이라는 별도 직군을 만들어 취업규칙도 별도로, 임금도 별도로 관리하며 비정규직 사이에서도 이중 삼중의 차별을 만들고 있다.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 개악과

사라진 저임금 노동자들에 대한 피해 대책 약속


올해 최저임금은 10.9% 올랐지만, 학교 현장에서는 이상한 현실이 펼쳐지고 있다. 최저임금보다 10만 원이나 적은 기본급을 단 1원도 인상하지 않고 동결해도 법 위반이 아니라는 것이다. 기본급 기준이 아니라, 각종 수당까지 포함했을 때 최저임금 월 환산액보다 미달하는 경우에만 ‘최저임금 보전금’이란 방식으로 저임금을 고착화시키고 있다.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 개악으로 교통비, 급식비 등 매월 67,840원(연간 약 81만 4천 원)을 도둑맞았다. 내년, 내후년, 그리고 그 이후에는 산입범위가 더 확대되기 때문에 피해는 더욱 커지게 된다.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 개악과 정부의 무대책 속에 이런 기가 막힌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소위 악덕사업장에서 벌어지는 일이 아니다. 공공부문에서, 그것도 공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교육 현장에서 꼼수가 벌어지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 효과를 온전하게 임금에 반영해 저임금 노동자들의 임금을 올리고자 한다면, 대책은 의외로 단순하다. “최소한 기본급을 최저임금 이상이 되도록 인상하면 된다.”



약간은 생소한 요구, 공정임금제


혹자는 “정규직과의 동일임금도 아니고 웬 공정임금제?”라고 질문하기도 한다.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공무원 전환’을 주장하지 않고, 왜 ‘교육공무직’이라는 직제를 요구하는가?”라는 질문과도 비슷하다. 동일임금만을 요구하고 투쟁하기에는 현실의 차별이, 저임금이 너무나 심각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1년을 일하나 10년을 일하나 기본급이 같고, 그 기본급은 최저임금보다도 적다. 투쟁으로 근속수당을 만들었지만 근속의 가치, 숙련의 가치는 정규직과 비교해 1/3수준만 인정받는다.


7월3일부터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 참가 노조들이 전국적인 공동총파업에 돌입한다. 이번 총파업은 교육 분야뿐만 아니라 최초로 민주노총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공동총파업을 벌이는 역사적인 투쟁이다. 언론에서는 급식 대란, 돌봄 대란 등을 이야기하지만, 진짜 대란은 학교에서, 이 세상에서 비정규직이 넘쳐나는 현실이다. 헬조선, N포세대라고 부를 정도로 희망이 사라진 현실, 비정규직 인생이 대물림되는 이 현실이야말로 진짜 ‘대란 중의 대란’이다.


우리를 가로막는 수많은 벽이 있다.

공무원 시험 통과 여부로 

동자 간의 차별을 정당화하는 벽.

여성이 주로 하는 노동은 저임금이 당연하다는 벽.

노동의 가치를 정규직/비정규직으로, 

핵심과 주변으로, 직종별로, 

고용 형태별로 수없이 나누어 노동자를 분열시키는 벽.

비정규직 처우개선을 오로지 비용으로만 바라보고 

예산과 법제도 타령만 하는 벽.

노동 존중을 말하지만 단체교섭은 귀찮은 일이고, 

노동자에게 투쟁하지 말고 가만히 있으라는 

교육 관료들의 벽.

우리는 노동조합으로 조직된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들로서 수많은 벽과 

부딪히며 투쟁할 것이다. 많은 학생, 학부모, 

동료 교육노동자들이 응원하듯이, 

우리의 투쟁이야말로 진짜 생생한 노동인권 교육이다.



“학교를 바로 세워 세상을 바꾸자!” “학교에서 세상으로 비정규직 철폐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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