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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준비 24호 노동자계급정당추진위 2014.10.30 18:00

현장│두원정공투쟁, 승리하기까지


“단결하는 노동자는 패배하지 않는다”

스스로의 힘으로 자본의 야욕을 박살낸, 후회없는 투쟁


2012년 8월, 두원정공 자본의 직장폐쇄 시도는 현장에 불안과 공포를 심어주었다. 자신감을 갖게 된 자본은 작년 말부터 경영설명회를 빙자해 “임금지급이 불확실하다”, “고용보장을 위해서는 지회가 양보해야 한다”는 식의 협박을 해댔다.

2014년 1월, 자본은 일방적으로 “연월차수당을 6개월에 걸쳐서 분할 지급하겠다”고 통보하며, 특근을 요구했다. 지회는 단협 위반임을 경고하고 매월 진행되는 특근협의를 거부했다. 자본은 이를 빌미로 지회장을 해고했다. 현장은 분노와 공포가 교차하면서 위축돼 갔다.

위축된 현장을 살리기 위해 시작한 실천단의 1인 시위는 부서별, 라인별, 동호회, 동문회, 향우회 등 각양각색의 모임들이 참여하면서 출근투쟁으로 확장됐다. 200일 동안 진행한 출근투쟁은 현장의 자신감을 회복시켰고, 자본의 직장폐쇄와 폐업 협박에도 흔들리지 않는 조직적 단결을 만들어 냈다.

그 동안 두원정공지회 이용섭 집행부는 “단결하는 노동자는 패배하지 않는다”는 슬로건으로 자본과의 투쟁을 차곡차곡 준비해 왔다. 두원그룹 경영분석으로 자본의 경영행태를 분석하고, 투자 없이 인건비 따먹기로 천박하게 회사를 운영하는 두원 자본의 경영방식을 교육으로 알려냈다. 현장은 자본의 주장이 사기임을 알게 됐고, 그룹사 노동자들이 처한 환경에 관심을 갖게 됐다. 2014년 투쟁의 목표가 두원정공 노동자들만을 위한 투쟁이 아니라, 두원그룹 모든 노동자들을 위한 투쟁으로 확장됐다. 그룹 노동자를 조직하기 위해 광주와 인주에서 조합원들이 돌아가며 선전전을 진행했다.


매일 중대총회…분임조로 논의·결정·실천

또한 자본의 공격에 패배한 사업장과 승리한 사업장들을 분석하면서 “승패의 결과는 내적 단결에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자본의 협박과 회유에 흔들리지 않는 조직을 만들기 위해서는 현장에 만연한 대리주의, 개인주의를 넘어서야 했다. 그래서 조직체계를 새롭게 편재했다. 조합원들이 스스로 결정하고 실천하고 책임지는 활동을 하는 체계를 위해 소규모(4~8명)로 분임조를 구성했다. 초기에는 스스로 회의를 통해서 파업을 기획하고, 실천하고, 책임지는 투쟁방식을 난감해 했다. 지금까지처럼 지도부의 지침에 익숙한 탓에 “차라리 지침을 내려달라”는 요구도 있었다. 그러나 끊임없는 교육과 간담회를 통해 투쟁방식의 변화가 어떤 의미인지를 알아가면서 스스럼없이 논의하고 실천해 나갔다.

구조조정 투쟁에서 자본의 공격은 단순하다. 현장을 위축시키기 위해 징계를 남발하거나, 임금․상여금․학자금을 지급하지 않는 방식으로 가정을 압박하거나, 직장폐쇄․폐업 수순을 밟으면서 우리를 압박하는 식이다. 분임조토론을 통해 투쟁이 길어질 경우 가장 어려운 문제로 ‘생계’가 꼽혔고, 해결방안으로 ‘마이너스 통장 개설을 위해 재직증명서, 원천징수영수증을 집단적으로 발급받는 것’을 결정했다. “우리는 준비됐다”는 투쟁의지를 자본에게 보여준 것이다.

투쟁이 본격화되면서 쟁대위는 매일 1시간 중대총회를 하기로 결정했다. 총회는 결의를 확인하는 과정이었다. 총회 뒤 분임조회의를 통해 조합원들 스스로 파업을 결정하고, 모든 일정을 실천했다. 실천한 내용은 총회에서 발표하고, 모든 분임조가 투쟁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면서 조원들은 힘차고, 즐겁게 투쟁을 이어갔다.


‘노조말살·구조조정’ 박살내자는 투쟁목표 분명

자발적인 현장투쟁의 기폭제가 된 것은 15차 교섭이었다. “회사 안을 받지 않는다면 폐업절차를 밟겠다”는 사장발언을 중대총회에서 보고받은 조합원들은 분노했고, 쟁대위 지침으로 진행된 1시간 중대총회 파업을 넘어 전면파업을 결의했다. 조합원들은 자본에 대한 분노를 현수막과 대자보로 만들어 분임조 실명으로 게시하며 투쟁의지를 다졌다. 결국 회사는 개악안과 지회장 해고, 임원3명 징계위 회부를 철회하고, 상근자 6명에 대한 고소고발을 취하했다.

지회는 회사의 태도변화에 대해 어떻게 해야 할 지 현장토론으로 결정하기 위해 토론을 제안했고, 현장은 분임토론을 진행했다. 그러나 토론과정을 보고 받은 사장은 또 다시 ‘직장폐쇄’를 선언하며, 노동지청에 10월16일 실제 직장폐쇄를 신고했다.

투쟁을 통해 단련돼온 조합원들은 사장의 재도발에도 한 치의 흔들림이 없었다. 오히려 구조조정을 끊임없이 시도하는 자본에 대한 분노가 더 커졌을 뿐이었다. 지회는 직장폐쇄 상황임에도 10월17일 정상적으로 출퇴근하는 방식을 택했다. 조합원들의 투쟁의지가 높고, 자본의 회유와 협박에 흔들리지 않는다는 확고한 신뢰가 있었기 때문이다.

중대총회에서 “공장안에서 머문다면 사장을 도와주는 꼴밖에 안 된다. 두원그룹 노동자들을 만나러 광주에 가자. 부회장을 만나러 도곡동으로 가자. 우리의 피땀으로 세운 두원공대로 사장을 만나러 가자”는 제안과 결의가 이뤄졌다. 지회 지침으로 중대별로 돌아가며 투쟁하러 나갔고, 조합원들의 적극적인 활동은 서로간의 신뢰와 자신감으로 두려움 없는 투쟁을 할 수 있었다. 광주로, 서울로, 인주로… 투쟁의 공간은 달라도 서로가 상황을 공유하고 격려하면서 대리주의와 개인주의는 이미 극복되고 있었다.

지회 파업프로그램으로 ‘노가바’ 결선을 하는 10월24일, 21차 교섭이 열렸고 의견일치를 봤다. 즐기는 투쟁을 해온 조합원들의 관심은 ‘노가바 결선’이었다. 조합원들은 그동안 연습해온 노가바를 부르면서, 다음투쟁을 결의하는 구호를 외치면서 중대별 토론을 마쳤다.

경제투쟁이 아니라 두원 자본의 노조 말살, 구조조정 야욕을 박살내자는 투쟁의 목표를 정확히 인식하고 있는 조합원들에게 이번 투쟁은 “스스로의 힘으로 두원 자본의 야욕을 박살냈다”는 자신감이 충만한 투쟁, 후회 없는 투쟁으로 기억될 것이다.


권영국│경기(두원정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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