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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혁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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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은 이 정도로 끝낼 생각이 없다

연달아 다가오는 GM의 구조조정, 더 이상 주저앉아 있으면 안 된다

 

한국지엠분회


 


결국 한국지엠 1단계 구조조정에서 GM자본은 계획대로 원하는 것을 모두 얻었다. GM본사의 부실경영책임은 조금도 지지 않으면서, 노동조합의 희생과 국민세금을 뜯어내는 데 성공했다. 지난 423일 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이하 노동조합’)GM이 통보한 부도협박시한에 떠밀려 23일 당일 GM의 요구를 대부분 관철한 잠정합의안을 수용했다. 지난 3월 노동조합은 이미 임금인상과 성과급 지급을 요구하지 않겠다며 양보안을 제출한 바 있다. 이름이 성과급일 뿐 정기적인 임금성 지급이기 때문에 사실상 임금삭감을 제시했던 것이다. 그러나 GM은 이 양보안에 만족하기는커녕 노동조합에 추가희생을 강요했고, 423일 잠정합의안은 단체협약을 뜯어고쳐 심지어 치졸하게도 교통편의를 위한 유류지원까지 없애는 등 복리후생을 대폭 삭감했다. 반면 교섭과정에서 사측은 회사 임원들의 차량과 주유를 반납할 수 있느냐는 노동조합의 질의에 정상화 방안에 적합하지 않은 내용이라며 거절했다. GM자본 자신들은 한 푼도 양보하지 않으면서 노동자들의 희생만 빨아먹겠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단면이다.

잠정합의안은 425일 조합원 총투표에서 67.3% 찬성(전체투표인원 10,223명 중 6,880)으로 가결되었다. GM은 이미 지난 2월 실시한 2,600명 희망퇴직과 3월 노동조합의 임금양보안으로 연간 5천억 원의 인건비를 줄였는데, 이번 잠정합의를 통해 연간 1천억 원을 추가로 노동자들로부터 뜯어냈다. 무엇보다, 군산공장을 끝내 폐쇄하기로 하면서 지난 2월 희망퇴직을 하지 않고 남은 680명의 조합원들은 희망퇴직을 한 차례 더 실시하고(현재 진행 중이다) 그래도 나가지 않는사람들은 무급휴직에 들어간다. 이로써 군산공장 노동자들은 희망퇴직으로 나가든가 사실상 해고나 마찬가지인 무급휴직으로 나가든가 어떤 방식으로든 공장을 떠날 수밖에 없게 되었다.

 

GM의 앞잡이 노릇하는 문재인 정부

문재인 정부는 GM과 합세해 노동조합의 양보를 강제하면서 GM에 대한 재정지원은 속전속결로 처리했다. 정부는 1달 전 금호타이어 구조조정과 똑같이 정부부처를 총동원하고 특히 노사정위원회를 앞세워 노동조합을 굴복시켰다. GM1차 부도시한으로 통보했던 420일 정부는 관계부처장관회의를 열어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 김동연이 직접 노동조합이 요구를 포기하고 항복하지 않으면 원칙대로 구조조정할 수밖에 없다고 협박했다. 노사정위원회 위원장 문성현은 산업은행 회장 이동걸, 국회 환경노동위원장이자 민주당 국회의원 홍영표와 함께 노동조합에 양보를 종용하는 거간꾼 노릇을 했다. 지난 달 금호타이어 해외매각을 노동조합이 수용하라고 강요했던 노사정위원장의 모습 그대로다. 이들에게 GM의 부실책임은 안중에도 없었다.

425일 조합원 총투표 결과 잠정합의안이 가결되자 바로 이튿날인 26일 정부는 기다리기라도 했다는 듯 GM과 비공개협상을 통해 정부 재정지원을 골자로 하는 조건부 합의를 체결했다. 당초 지원금액으로 알려진 5천억 원을 뛰어넘어 무려 8천억 원 이상을 GM에게 퍼주기로 했다. 물론 산업은행이 진행하는 한국지엠 경영실사는 아직 결과조차 나오지 않았고, 413일에 제출했다는 중간보고서 역시 전혀 공개하지 않았다. 산업은행 회장 이동걸을 비롯해 정부 고위 관계자들은 “GM에게 회생의지가 있다는 말만 반복하고 부실경영 실태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하지 않았다. 심지어 민주당 국회의원 홍영표는 노동조합의 잠정합의를 압박하고서는 정부에 최단 시간 내에 GM을 지원하라, 27일보다 하루라도 빨리 지원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미국시간으로 426일은 GM본사가 20181분기 실적을 공개하는 날이었다. 정부여당은 GM의 일정에 어떻게든 맞춰주기 위해 앞장서서 노동자들을 희생시키고, 국민세금 뜯어다 GM에게 빨리 갖다 바치자고 한 것이다.

 

1단계는 마무리, 연달아 닥치는 구조조정

앞서 이번 구조조정을 ‘1단계라고 불렀다. 이는 GM 자신이 지난 213일 군산공장 폐쇄를 통보하며 명시했던 것이다. GM이 제출한 계획들 속에 곧이어 연달아 들이닥칠 구조조정이 드러나 있다. 일단 GM이 정부에 외국인투자지역(‘외투지역’) 지정을 신청하면서 제시한 기준이 있다. 6천 명의 인원을 감축하고, 기존 90만 대 생산능력을(군산공장을 제외해도 약 70만 대) 보유한 한국지엠 물량을 30만 대로 축소하겠다는 것이다.

당장 지난 연말부터 우선해고에 내몰렸던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대량해고에 직면할 공산이 크다. 문재인 정부는 한국지엠 비정규직이 불법파견이라는 판단을 내리고도 GM의 눈치를 보며 발표하지 않았다. 정부가 비정규직 학살을 알고도 묵인하니, GM은 손쉽게 해고할 수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얼마든 쫓아낼 수 있게 된 것이다. 그와 동시에 군산 이외의 공장들에 대한 구조조정이 눈앞에 있다. 군산공장을 제외하면 남는 공장은 부평12공장과 창원공장이다. 이 가운데 부평2공장은 조만간 물량도 끊기는데다 이미 1주일에 2~3일만 생산하고 있고, 사실상 1교대로 전환해 생산을 축소하면서 군산공장의 뒤를 밟고 있다. 부평1공장과 창원공장 역시 올해~내년 유럽수출물량이 줄어들고 GM이 배정한다는 신차2021~2022년 생산을 목표로 하겠다는 것뿐이다. 구조조정이 끝났다고 주저앉을 때가 아니다. 계속해서 닥쳐오는 GM의 구조조정 공격에 맞설 싸움을 다시 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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