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가입

변혁정치

> 변혁정치

76-변혁정치가만난사람_이상무본부장02.JPG


사측의 저항 완강하지만 

물러섬 없이 끈질기게 싸울 겁니다

제대로 된 정규직화 쟁취하는 투쟁 펼쳐나갈 것

 

#

고용노동부 산하 공공기관인 한국잡월드 노동자들이 사측의 자회사 전환 강행에 맞서 지난 1019일부터 무기한 전면파업에 돌입했다. 한국잡월드는 2012년 개관 이래 500만 명 이상이 다녀간 진로정보교육 및 체험 전문기관이다. 400명의 직원 가운데 338명이 7개 용역업체에 소속된 비정규직인데, 교육을 담당하는 275명의 전시체험강사들도 2년마다 용역업체와 재계약을 맺어야 하는 비정규직노동자이다.

공공운수노조 한국잡월드분회는 전시체험강사직군의 직접고용 요구를 묵살한 채 자회사 전환 방침을 결정한 노사전문가협의회 재논의와 주무부처인 고용노동부의 문제해결을 요구하고 있다. 한국잡월드의 자회사 채용 공고(113)를 앞둔 지난 1026일에는 이태의 공공운수노조 부위원장, 이상무 공공운수노조 경기본부 본부장, 양경수 민주노총 경기본부 본부장과 한국잡월드분회 조합원 등 11명이 고용노동부 경기지청 점거농성에 돌입하기도 했다. 한국잡월드 노동자들의 직접고용을 촉구하며 고용노동부 경기지청 점거농성과 22일의 단식농성을 벌인 이상무 공공운수노조 경기본부 본부장을 <변혁정치>가 만났다.

 


Q 잡월드 직접고용을 요구하며 22(928~1019)간 단식농성을 진행하셨는데, 현재 건강상태는 어떻습니까

A 다행히 건강에 큰 이상은 없습니다. 단식 중단한 당일 병원에서 검진을 받았는데 혈압이나 혈당 모두 정상 수치가 나왔고, 다음날 하루 쉬고 바로 일상생활을 시작할 수 있을 정도였어요. 복식 과정을 거쳐 지금(117)은 일반 식사가 가능한 상태입니다.

원래 체력에는 자신이 있는 편이고, 단식 전 준비를 하고 시작했기 때문에 단식 진행하면서 많이 힘들지는 않았어요. 물론 이제 나이도 있고 예전보다는 체력이 약해진 상황이라서, 가급적 몸에 무리를 주지 않으려고 주의하고 있습니다.

 

노사전협의회는 당사자 의견 억누른 기울어진 운동장



Q 한국잡월드는 공공운수노조 경기지역 사업장이기도 한데요, 어떤 곳인지 궁금합니다

A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 위치한 한국잡월드는 어린이·청소년을 대상으로 직업체험을 진행하는 고용노동부 산하 공공기관입니다. 이곳에서 일하는 노동자는 직접고용 정규직 50여명(관리직)에 간접고용 비정규직 340여명(강사직군 275명과 청소·경비·콜센터직군 70여명)으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핵심업무를 맡고 있는 강사직군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올해 41일 공공운수노조 경기지역지부에 가입해 한국잡월드분회가 설립됐습니다. 한국잡월드에서도 정부 가이드라인에 따라 노사전문가협의회를 통해 정규직 전환이 논의했었는데, 최초 3차 회의까지는 강사직군을 아예 참여시키지도 않았어요. 참여가 보장된 이후에도 당사자들의 항의와 반대를 무릅쓰고 다수 의견으로 밀어붙이더니 결국 자회사 설립안을 강행했습니다. 협의회 구성 역시 문제였습니다. 전체 구성원의 약 70%를 차지하는 강사직군에겐 20%도 안 되는(협의회 18석 중 3) 자리를 내줬을 뿐이다. (노사전협의회는) 애초부터 기울어진 운동장이나 마찬가지였던 셈이죠.

 76-변혁정치가만난사람.jpg


세 곳의 농성 거점에서 치열하게 투쟁 전개 중 


Q 한국잡월드분회 투쟁 경과에 대해서도 말씀 부탁드립니다

A 분회 설립 이후 노조는 한국잡월드에게 노사전협의회 운영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직접고용의 필요성을 설명했습니다만 사측의 태도는 요지부동이었어요. 뒤늦게 선임된 성신여대 교수 출신 노경란 이사장과 4차례 면담을 진행했지만, 무엇 때문인지 이사장은 협의회 결정사항을 번복할 수 없다는 대답만 반복할 뿐이었습니다. 이후 국회에서는 환노위 회의와 국정감사에 이사장을 출석시켜 자회사 강행 태도를 지적하면서 직접고용 및 재논의를 권유했지만, 이사장은 국회의원들 앞에서도 자회사 강행 의지를 굽히지 않았습니다.

그동안 분회는 매주 청와대와 노동부 앞에서 집회 및 선전전을 진행했고, 사업장에서는 점심시간을 이용해 집회를 열기도 하며 자회사 강행을 반대해왔어요. 그리고 현재 사용자인 용역업체와 임단협 교섭을 통해 쟁의권을 확보하고 분회 설립 5개월만인 918일 첫 번째 파업투쟁을 진행했습니다. 그리고 1019일 무기한 전면파업을 선포하고 지금까지 힘차게 투쟁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718일 사업장에 천막을 치고 24시간 농성이 처음 시작됐을 땐 농성 당직 구하기가 어렵기도 했지만, 이제는 본부장이나 사무처 없이도 농성 당직이 원활하게 돌아갑니다. 가장 뜨거웠던 한여름을 천막에서 지내고, 무기한 전면파업 돌입 이후 1024일에는 공공운수노조와 분회 조합원들이 청와대 노숙농성에 돌입했습니다. 1026일에는 민주노총 경기도본부와 분회 조합원들이 노동부 경기지청장실 농성에 돌입했어요. 그리고 이어서 117일에는 한국잡월드 이사장실 앞 농성까지 돌입했고요. 농성장만 무려 3개가 늘어났지만 조합원들은 버거워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조합원들의 기세는 꺾이지 않았고, 지금까지 흔들림 없는 투쟁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제 6개월가량 지난 신생 노동조합이지만 이들은 현장의 주인인 훌륭한 주체로 성장하고 있어요.

 

Q 최근 들어 한국잡월드 사측이 조합원들을 회유하는 일도 벌어졌다고 하는데요

A 자회사 설립과 모집 공고를 앞두고 사측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자회사의 장점을 알리기 위한 설명회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자회사 사장으로 가게 되는 본부장이라는 인간이 하는 말을 조합원들이 녹음해서 들려주는데 정년퇴직한 인원을 충원시키지 않고 임금을 올릴 수 있다”, “여러분이 노력해서 사업을 따와서 인센티브를 줄 수 있다”, “자회사는 주식회사라 이윤을 나눌 수 있다는 등 아주 가관이었어요. 이 본부장이라는 인물은 노동부 지청장 출신으로 알려져 있는데, 공공기관 운영에 있어서는 완전 문외한이나 하는 발언들이었습니다.

지금은 사측에서 (경쟁채용을 통해 노동자들을) 물갈이를 해야 한다는 말도 나오는 걸로 보아 조합원을 설득시켜 회유할 마음은 없는 듯합니다. 아무래도 사측은 내심 대량해고를 원하는 모양이에요.

 76-변혁정치가만난사람_이상무본부장01.jpg


잡월드 투쟁은 정부의 잘못된 정책 바로잡는 싸움


Q 잡월드 투쟁을 보더라도 나쁜 일자리를 만든 주범은 정부와 공공기관이라는 게 갈수록 명확해지고 있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A 앞서 언급한 본부장도 문제지만 현재 이사장도 부적격한 인물입니다. 이사장은 국회에 출석해서는 잡월드를 영리단체라고 답변했는데, 이는 공공기관의 설립 목적과 취지를 전혀 모르고 하는 발언이에요. 이러한 부적격 인물들을 아무런 검증도 없이 공공기관 운영자들로 채워넣고 있는 정부의 책임이 가장 큽니다. 이처럼 무책임한 정부와 부적격 인물들 덕분에 공공기관이 본래의 목적과는 다르게 운영되고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우리 투쟁의 대상은 고용노동부와 정부가 될 수밖에 없는 것이죠. 결국 이 싸움은 정부의 잘못된 정책을 바로잡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Q 마지막으로 이 투쟁의 의미와 앞으로 투쟁의 각오에 대해서도 말씀 부탁드립니다

A 한국잡월드는 문재인 정부 노동정책을 상징하는 고용노동부 산하기관임에도 불구하고 정규직 전환 정책에서 모범을 보이기는커녕 왜곡된 비정규직을 노동자들에게 강요하고 있습니다(근로복지공단과 한국폴리텍대학 등 고용노동부 산하기관에선 이미 직접고용 정규직화를 실행한 사례가 있기도 하다). 한국잡월드뿐 아니라 마사회, 가스공사 등 대부분의 공공기관이 간접고용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자회사 전환을 강행하는 상황에서 투쟁으로 흐름을 저지하고, 제대로 된 정규직화를 쟁취하는 선도적 사례가 필요합니다. 때문에 잡월드 투쟁이 우리에게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할 수 있죠.

아직까지 우리 요구인 직접고용 정규직화를 이뤄내진 못했습니다. 사측이 완강하게 버티고 있지만 우리 역시 강하게 맞서고 있습니다. 이 싸움이 승리로 귀결될 수 있도록 앞으로도 총력을 다하겠습니다.


인터뷰=서동훈경기

© k2s0o1d6e0s8i2g7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