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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혁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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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준비 28호 노동자계급정당추진위 2014.12.31 11:30

노동자민중투쟁, 공세 강화했으나 전체적으로는 여전히 방어 국면

“새로운 투쟁이 절실하다”


철도파업 대량징계, 의료민영화 강행, 공무원연금 개악기도, 노동시장유연화 공세, 그리고 통합진보당 강제해산 등 2014년 연초부터 연말까지 노동자민중에 대한 공격이 줄을 이었다. 때문에 2014년 노동자민중은 세월호참사를 계기로 자본과 정권에 대한 공세를 거세게 펼쳤지만, 전반적으로는 여전히 자본과 정권의 공세에 맞선 방어투쟁 국면에 있었다.

2014년 노동자민중투쟁은 박근혜퇴진 2.25 총파업으로 시작되었다. 대선불법선거, 공약파기, 공안탄압으로 점철된 박근혜정권에 맞서 온 제민중진영이 2.25 국민파업으로 가세하고자 했다. 2013년 말 철도파업으로 노동자들의 투쟁분위기가 고조되는 등 조건이 나쁘지 않았다. 노동자계급정당추진위는 좌우를 포괄하는 활동가조직들을 추동하여 밑으로부터의 총파업선언운동과 현장선전전 등 총파업 조직에 적극 나섰다. 그러나 금속노조 총파업이 부결되었고, 결국 민주노총은 위력적인 총파업투쟁을 전개하지 못했다. 민주노총은 민영화저지, 노조파괴분쇄 등을 중심으로 6월 파업을 준비했으나 임단협 시기집중에 기반한 총파업투쟁은 결국 실패했다. 그 결과 병원 영리자회사 도입 등 의료민영화를 막아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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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퇴진투쟁으로 발전하지 못한 세월호투쟁

박근혜정권이 철도에 이어 노동자민중의 생명‧안전과 직결되는 의료민영화를 강행하는 가운데 4.16 세월호참사가 발생했다. 노동자민중진영은 5월부터 국민대책회의를 구성해 세월호특별법이 제정된 10월까지 박근혜정권에 맞서 세월호참사 진상규명과 책임자처벌투쟁을 전개했다. 3~5만명이 결집한 주말 대중집회와 거리행진, 전국 각지역으로 촛불집회 확산, 600만명의 서명, 국회‧광화문‧청와대 농성투쟁 등으로 박근혜정권을 위기로 몰아넣었다. 그러나 이러한 대중적 분위기와 결집에도 불구하고 투쟁이 역동적으로 발전하는 데 한계를 보였다. 투쟁은 세월호특별법 제정에 갇혀 정권퇴진투쟁으로 발전하지 못했다. 특별법 제정투쟁은 국회에서 협상권을 틀어쥔 야당의 배신으로 인해 교란에 교란이 거듭되었다. 좌파진영은 노동자행동과 만민공동회 등을 중심으로 박근혜퇴진 거리투쟁을 전개했으나, 대중투쟁으로 발전시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위기에 처한 자본‧정권, 연말부터 전면적 공세

세월호참사로 인해 위기에 몰렸던 박근혜정권과 지배세력들은 세월호투쟁이 소강상태에 들기를 기다렸다는 듯이 노동자민중들에 대한 강력한 역공을 가하기 시작했다. 국민연금개악과 노동시장유연화 강행을 선전포고하고, 통합진보당을 강제해산했다. 연초부터 연말까지 노동자민중과 자본‧정권은 일진일퇴를 거듭하는 공방을 펼쳤으나, 연말에 이르러 자본과 정권이 통합진보당 강제해산으로 노동자민중의 투쟁을 제압하려는 형국이다. 통합진보당 강제해산에도 불구하고 노동자민중진영은 이렇다 할 투쟁을 전개하지 못하고 있다. 진보민중운동의 분열과 통합진보당의 대중적 지지 이반과 고립상황을 노려 지배세력은 정당해산을 감행했다. 이런 상황으로 인해 정당해산 결정 이후 노동자민중 진영의 저항투쟁이 거세게 일어나지 못하고 있다. 자본과 정권은 2015년 상반기 공무원연금개악과 노동시장유연화 공세를 이미 시작했다.


투쟁의 새로운 샘 고대하는 현장투쟁

2014년 한 해 동안 노동자민중의 현장투쟁이 끊임없이 전개되었다. 삼성전자서비스, 기륭전자, 쌍용자동차, 스타케미컬, 씨앤엠, 코오롱, 전북버스, 현대차비정규, 유성, 전교조, 밀양, 장애 등 비정규직 정규직화, 해고자복직, 민주노조사수투쟁이 가열차게 전개되었다. 그 과정에서 또 다시 노동자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단식, 고공농성, 오체투지 등 그야말로 목숨을 건 사투가 진행되었다. 삼성전자서비스, 전북버스, 현대자동차사내하청, 기륭, 코오롱 등 주요한 현장투쟁들이 2014년에 마무리를 지었다. 그러나 치열한 투쟁에도 불구하고 2014년 노동자 현장투쟁은 결정적인 승리를 쟁취하지 못하고 있다. 노동자민중 진영이 총력을 기울여 10년간 싸워 온 현대자동차 사내하청 투쟁은 대법원의 판결에도 못 미치는 굴욕적인 교섭으로 끝났다.

연대파업 수준의 노동자대중투쟁이 부재한 가운데 2014년에도 고공농성과 단식투쟁으로 연대투쟁을 호소하고, 희망버스로 화답하는 방식이 투쟁하는 노동자들의 유일한 선택지가 되고 있다. 그러나 수년 동안 반복해 온 이 투쟁방식이 이제는 서서히 힘을 잃고 있다. 한진중공업 김진숙 동지의 목숨을 건 고공농성투쟁, 그리고 노동조합의 무책임과 무기력에서 시작된 희망버스가 이제 일상화되어 버려 긴장과 감동을 주지 못하고 있다. 투쟁하는 노동자들은 그래도 유일하게 화답하는 이 연대에 목마르지만, 이제 투쟁의 기운이 콸콸 솟아 마른 목을 충분히 축일 수 있는 새로운 샘을 파야 한다. 그것은 노동조합을 중심으로 한 대중투쟁의 확대강화이다. 2014년 민주노총 직선에서 한상균후보가 당선된 것은 아마 투쟁의 새로운 샘을 기대하는 조합원들의 열망 때문일 것이다.

김태연┃집행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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