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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혁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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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준비 29호 노동자계급정당추진위 2015.01.16 18:29

그리스 민중의 투쟁은

전 세계 민중의 투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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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이카에 맞선 싸움, 반신자유주의투쟁의 최전선

다가오는 1월25일 그리스 임시 총선에서 시리자(급진좌파연합)가 집권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시리자는 다양한 좌파세력(스탈린주의자, 트로츠키주의자, 마오주의자, 생태주의자 등)이 결집한 선거연합으로 출발하여 2013년 단일당으로 변신했다. 2008년 세계경제위기는 2010년 남부 유럽의 재정위기와 부채위기로 이어졌다. 인구 1,100만 명에 불과한 가난한 소국인 그리스는 국제자본가계급의 첨병인 IMF 독재의 시험장이 되었다. IMF가 구제금융의 대가로 강요한 가혹한 긴축정책(양허안)으로, 급여와 최저임금과 연금과 복지지출이 삭감되었다. 그 결과로 공적의료가 붕괴되고, 심지어 백신의 부족으로 말라리아가 창궐하고, 실업률은 26%, 청년실업률은 60%에 달하고 있다. 음식을 구하기 위해 쓰레기통을 뒤지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해고의 자유가 보장되고, 최저임금이 삭감되고, 노사협상은 인정되지 않고 공기업은 유럽의 자본가들에게 팔려나갔다. 이것이 국가부채를 빌미로 트로이카(IMF, 유럽중앙은행ECB, 유럽위원회EC)가 강요한 독재의 실상이다. 1980년대 이후 동유럽을 비롯한 지구상 수많은 나라에서 구제금융을 빌미로 IMF가 강요한 긴축정책의 본질은 한마디로 복지국가의 일소이고 자본의 독재에 순종하는 노예의 창출이었다. 오늘날 남부유럽을 비롯한 전 지구상에서 강요되는 비인간적 삶의 본질은 국제자본가계급의 철면피한 공격이다. 그리스는 그 공격의 시험장인 것이다.

이런 이유로 오늘 그리스 민중이 겪는 고통은 전 세계 민중이 겪는 것과 똑같고, 그들의 투쟁은 우리의 투쟁이고, 그들의 적은 우리의 적과 똑같다. 그동안 그리스 노동자계급과 민중은 트로이카 독재에 맞서 35차례에 걸친 총파업을 비롯하여 영웅적인 투쟁을 전개해 왔다. 그들은 전 세계 민중에게 자행되는 자본의 공격과 독재에 맞서 계급투쟁의 최전선에서 투쟁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그리스 민중의 투쟁은 단지 우리의 투쟁임을 넘어서 우리의 미래를 결정짓는 투쟁이기도 하다.


시리자 집권하면 2차대전 이후 최초 좌파정권

이번 선거로 시리자가 집권하게 되면 유럽에 1936년 스페인의 인민전선 정부 이래 최초의 좌파정부가 들어서는 것을 의미한다. 2차 대전 이후 냉전 시기는 물론 그 뒤를 이은 지난 40년동안 신자유주의 독재 아래에서 후퇴와 패배를 거듭하던 민중세력이 최초의 유의미한 반격과 교두보를 확보하는 것이기도 하다. 유럽의 자본가들은 이러한 좌파정부를 허용할 수 없는 것이다. 그래서 지난 수년간 “시리자가 집권하면 유로존에서 축출시킬 수밖에 없고, 그 결과 생필품의 대부분을 수입하는 그리스로서는 청전부지의 인플레에 노출되어 엄청난 재앙이 된다”는 위협을 해왔다. 최근에도 EC 의장은 그리스인들이 ‘잘못된 길’에 투표하지 않을 것이라고, 자본가 잡지인 월스트리트저널은 시리자의 대표인 치프라스를 “발칸의 휴고 차베스”라고 비난하였다. IMF는 추가지원을 보류했다. 독일을 비롯한 유럽제국의 자본가들은 자본독재의 도구인 유로존의 탈퇴나 자본의 이익에 도전하는 좌파정부를 허용할 수 없다. 그러므로 만약 시리자가 집권한다면 온갖 수단을 다하여 시리자의 정책을 방해하고 파탄시키려고 할 것이다. 따라서 그리스 민중이 피땀으로 확보한 이 교두보는 전 세계 민중의 연대로 지켜내야 할 책무다.


민중의 압도적 연대투쟁으로 엄호해야

시리자는 상당수의 변혁좌파(30%)를 포함하고 있지만 냉정하게 말하여 좌파 개량주의당인 것은 맞다. 그들은 유로존을 결코 탈퇴하지 않을 것이며, 부채의 재협상과 부채의 탕감 및 부당한 부채의 취소를 내세우고 있다. 가혹한 긴축정책을 철회하고 경제를 살린 후 감당할만한 수준에서 부채를 갚게 해달라는 게 시리자의 입장이다. 부채의 60% 이상을 탕감 받아도 원리금 상환 의무 때문에 그리스는 결코 경제를 회복할 수 없고, 따라서 유로존 잔존은 답이 될 수 없다는 KKE(그리스공산당)나 ANTARSIA(변혁을 위한 반자본 좌파연합)가 내세우는 유로존 탈퇴, 부채거부의 입장과는 명백히 다르다. 시리자는 유로코뮤니즘의 입장에서 독일의 좌파당이나 포르투갈의 좌파블록과 함께 유럽좌파당의 일원으로서 EU 내에서의 해결을 추구한다. 시리자는 유럽의 부채문제 해결을 위한 유럽부채회의를 소집하고 2차 대전 후 독일 재건을 위해 시행되었던 전쟁보상금 탕감과 복구지원과 같은 계획이 그리스에도 적용되어야 한다며, 그리스가 탕감해주었던 전쟁보상금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독일을 비롯한 유럽 자본가계급은 시리자의 요구가 아무리 정당하여도 이를 들어줄 이유가 없다. 결국 유럽적 해결은 유럽민중의 압도적인 연대투쟁이 없는 한 벽에 부딪힐 것이다. 긴축강요와 부채를 둘러싼 싸움은 국제자본가계급과 그리스 민중의 전면적 투쟁으로 전진하지 않을 수 없고 우리는 이 투쟁을 반드시 엄호해야만 한다. 이 투쟁은 자본의 독재에 맞선 투쟁의 최전선이기 때문이다.

박석삼┃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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