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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혁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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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정치와 스포츠는 엄격히 분리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올림픽은 가장 상업적이고 정치적이며 국가간 경쟁의 자리다. 올림픽 개최 유치 경쟁은 가장 뻔뻔한 부정부패의 종합판이다. 지난 2010년 푸친은 러시아 소치가 한국 평창과 유치경쟁을 벌일 때 IOC위원 매수를 위해 초호화 저택까지 뿌렸다고 알려져 있다. 올림픽 유치를 둘러싼 IOC위원들에 대한 뇌물비리는 특별한 사건이 아니다. 2002년 미국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 유치를 둘러싼 비리스캔들은 얼마나 뻔뻔했는지 결국 IOC는 개혁에 착수한다고 발표했다. 그렇지만 그 개혁은 아무런 효과가 없었다. 기껏해야 종신직인 IOC위원 정년을 80세에서 70세로 낮춘 것이다. 그것도 1966년 이전에 선출된 IOC위원의 정년은 여전히 평생이며 1997년에 IOC위원이 된 삼성 이건희의 정년은 80세인 2022년까지다. 유치경쟁 비리는 여전하다. 오는 2018년과 2022FIFA월드컵유치와 관련해 아이삭 하야툰 카메륜 IOC위원이 비리 의혹에 연루돼 조사를 받았다.

IOC위원들에 대한 유치 경쟁과 비리가 끊이지 않는 것은 올림픽이 정치적 효과와 함께 엄청난 상품경쟁 시장이기 때문이다. 푸친은 강대국러시아를 보여주기 위해 소치 올림픽에 역대 최고액인 무려 510억 달러(55조 원)을 뿌렸다. 이명박은 평창올림픽 유치를 위해 2010년 이건희의 비리를 사면해줬다.

2010년 벤쿠버올림픽에 이어 소치올림픽에서 금메달 2연패에 도전하는 피겨여왕 김연아는 삼성전자, E1, KB금융그룹, LS네트웍스, 대한항공 등 7개 기업의 후원을 받고 있다. 이번 소치에서 김연아가 금메달을 목에 걸면 이들 기업 등에 6조원을 안겨줄 수 있다고 한다. 삼성(야구, 축구, 농구, 배구), 현대차(축구, 농구), SK(야구, 농구, 축구), 엘지(야구, 농구, 배구, 축구) 등 국내 최대 재벌들이 돈이 되는 스포츠와 결합되어 있다.

따라서 올림픽대표선수들이나 스포츠전문선수들은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승부조작 유혹에 빠지거나 온갖 구타, 폭행, 성폭행 등을 당하는 수모가 뒤따른다. 박근혜는 안현수 사건을 계기로 체육계 비리를 없애라고 했지만 스포츠상품체제에선 불가능하다. 빙상연맹의 경우, 이건희 사위인 삼성엔지니어링사장 김재열이 회장이다. 빙상에 대해 전무한 김재열은 오직 IOC위원 자격 획득에 오직 관심이 있고 실세는 빙상연맹 부회장이자 한국체육대학교 교수인 전명규다. 그는 김동성, 안현수 등 수많은 선수들이 쇼트트랙 금메달을 따도록 만든 공로로 빙상계에서 독재적 전권을 가졌다. 안현수 선수는 시합을 조작해 금메달을 양보하라는 선배선수의 제안을 거부해 8시간 구타와 왕따를 당했다. 공공연한 여성선수들에 대한 성폭행과 구타 등 이 모든 추악함은 건전한 스포츠 정신과 전혀 상관없다. 스포츠가 돈이고 상품이기에 선수들의 인권은 개의치 않기 때문이다.

상품화된 국가스포츠행사인 올림픽으로 어떤 나라들은 돈방석에 올라앉기도 하지만 어떤 나라들은 적자(일본 나고야 올림픽 등)가 되기도 한다. 그럼에도 각국이 각종 올림픽 유치에 열을 올리는 것은 보다 중요한 정치적 목적이 있기 때문이다.

가장 악명높은 1936년 히틀러의 베를린 올림픽은 나치 선전의 국제적 선전홍보장이였다. 1988년 전두환은 서울올림픽을 개최함으로써 1987년 이후 거세진 노동자민중 투쟁을 국가주의로 전환시키려 했다. 올림픽경기가 실제 전쟁으로 이어진 사례도 있다. 1969년 온두라스와 엘살바도르의 올림픽 축구경기는 1970년 전쟁으로 이어졌다.

국가와 자본이 결합한 전문스포츠는 대중들이 김연아냐 아사다 마오냐, 안현수나 빅토르안이냐를 따지고 들도록 머리를 마비시킨다. 진정 스포츠 정신이 있다면 그것은 자본과 국가와 개입이 사라질 때 가능하다. 인권유린, 부패, 경쟁으로 얼룩진 현재 스포츠는 경쟁체제가 사라진 다른 세계에서 전혀 다른 모습으로 태어날 것이다.

 

박정미 노동자계급정당추진위 선전위원/금속노조 정책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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