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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작지만 강한 당이 될 것이다”

대중의 현실에 기반한 의제 제시해야

강령안 채택은 정치적 좌표 성안에 의미


추진위는 지난 3차총회에서 공동대표를 선출한 뒤 조희주대표는 연대․투쟁사업을, 이종회 공동대표는 조직 내부 사업을 담당키로 역할을 나누어 집행해 왔다. 4차 총회에서는 강령안과 창당기획사업 계획을 확정했다. 강령규약제정특별위원회를 함께 맡아온 이종회 공동대표를 7월28일 영등포 사무실에서 만나 이번 총회 결정의 의미와 이후 각오를 들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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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이번 총회에서 강령안을 채택했습니다. 그 정치적 의미는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A 한국 사회에서, 특히 1990년대 사회주의 붕괴 이후 정치운동에 대해 그간 평가가 있어왔는데, 그 평가에 대한 노선적 정리라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기존 운동에 대한 평가 과정에서 벌어진 논쟁을 정리해냈다는 의미입니다. 그렇고 또 한편으로는 기존의 정파운동을 극복했다는 측면에서도 의미를 찾을 수 있겠죠. 물론 앞으로 실천과정 속에서 거듭나야 하겠지만, 일정하게 정치적 좌표로서의 초안 정도는 성안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봅니다.


“주변 역량․관계 최대한 집중해볼 터”

Q 하반기에는 창당사업에 집중키로 했습니다. 창당사업에 임하는 각오가 있다면요?

A 합의로 정치적 좌표를 설정했고, 이제는 창당사업을 펼쳐야 할 때입니다. 우선 주체 형성이라는 측면에서 내부적으로 단련의 과정을 거치고, 한편으로는 당의 외연을 구축하는 과제가 남아있습니다. 하반기에는 무엇보다 당의 외연을 구축하는 데 집중하려고 합니다. 그러면서 주체도 거듭나게 되겠죠. 저의 운동 과정이 개인적인 운동은 아니었겠지만, 저 개인적으로는 기존 운동과정에서 형성된 저의 역량과 외연을 총 집중해보려고 합니다.


Q 지난 몇십년 동안 노동자계급 정당 건설운동을 해오셨습니다. 그 때문에 이종회 개인이든 추진위든 이번에도 당 건설은 실패할 것이라고 보는 회의적 시각이 많습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아울러 지난 시기 당 건설운동에 관해 간략하게 자평한다면?

A 그간 정치운동의 한계를 제기하는데, 그러긴 싫지만 현실적으로 인정할 부분은 인정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역사적으로 당 건설의 경로는 그 사회의 역사성과 맞물려서 다양하게 나타나는데 그에 조응하지 못한 한계가 있었다고 봅니다. 그러나 그 실패가 다음을 규정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기존의 사회주의운동의 역사나 현 시기 세계적으로 나타나는 사회주의 당운동 특히 공황 이후의 정치운동을 짚어보면서 느끼는 바는 큽니다. 다만 당 건설운동이 정치운동이라고 한다면, 정치적으로 대중의 삶에 기초해서 의제를 제시하고 대중을 조직화하는 과정으로 왔어야 하는데, 기존 당 건설 운동이 지나치게 주체 중심의 운동을 해오지 않았나 반성해 봅니다. 사회주의운동의 대중화라는 측면에서도 사회주의를 외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현실에서 정치적 의제로서 대중의 현실에 기반한 의제를 제시했어야 하지 않았나, 그런 점에서 한계가 있었다고 봅니다. 대중의 삶에 기초해서 의제를 던지고 이를 중심으로 조직해 나가는 경로를 밟아간다면 다음 전망도 열어나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주체 발굴과 재조직화가 핵심”

Q 현재 추진위의 규모가 당을 건설하기에는 미약하다는 견해도 조직 안팎에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창당을 전후로 조직 확대를 위한 복안은 있나요? 개별 조직화도 있겠지만, 세력에 대한 고민도 있을 것 같은데요.

A 한국 사회에서 당은 분단이데올로기에 의해 거세된 당이었고 형식적 측면에서도 그렇습니다. 정치적 독점과도 연결되어 있겠지만 얼마 전 녹색당이 위헌소송에서 승소한 선거 2% 등록취소 요건이 그것인데, 당 등록절차도 이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등록요건에 맞추기 위해서 인위적으로 숫자를 늘리는 건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차제에 정당 등록과 관련해서는 헌법소원을 한번 해볼 생각도 있습니다. 정치활동의 자유를 가로막는다는 점에서 그렇습니다. 정당 등록이 창당의 절대적인 기준일 수는 없지만 지금 회원 수가 정당등록 요건에 비하면 턱없이 모자란 것은 사실입니다. 지금도 그렇게 하고 있지만 창당 때 모든 회원은 조직의 한 기구에 속해서 활동해야 한다는 규약을 제출할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숫자의 한계는 안고 있지만 회원은 우리 당의 정치적 지향에 따라 가입하고 활동한다는 점에서 돈 내고 표 찍는 회원과는 다릅니다. 그런 점에서 작지만 강한 당일 겁니다. 현재 한국 사회는 신자유주의 자본 발전전략이 구체화되고 전면화되면서 노동자 계급구성이 재편되고 있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비정규직을 포함한 불안정노동층이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이같은 현실에 기초해서 주체를 새롭게 발굴하고 재조직화하는 게 핵심이라고 봅니다. 이 수준에서 정치적 의제를 설정해 제시하고, 이를 쟁점으로 투쟁을 조직하면서 대중적인 조직화를 이루어낸다면 세력에 대한 고민을 넘을 수 있지 않을까 판단합니다.


“당분간 사회화 투쟁에 주력할 생각”

Q 노동자계급정당은 출범으로 끝이 아니고, 이후가 더 중요할 것입니다. 창당 이후에는 노동자계급정당이 무엇에 주력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A 당분간 의제 선점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특히 ‘사회화’에 집중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사회화를 박제화된 개념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대중의 현실 상태와 조건에 준해서 현실의 요구로서의 사회화, 정치적 요구로서의 사회화로 정식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한국 사회에서 우리 정치운동의 대중적 지평을 넓히는 작업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당분간 사회화 투쟁에 주력해볼 생각입니다.


Q 지난 수십년동안 당건설 운동을 함께 해 온 내로라하는 동지들이 적지 않았는데 지금은 보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정치적 외로움' 같은 게 엿 보이기도 하는데, 소회가 어떠신지요?

A 사람은 다 자기 갈 길이 있는 것 같습니다.(웃음) 그러면서 다른 자리에서 서로 만나기도 하고 그런 것이겠죠. 떠나간 동지 대신 그간 활동과정 속에서 만난 동지들과 정치를 도모하고 인생을 도모하며, 그렇게 살고 있습니다.


Q 이전에 이종회대표와 함께 하던 동지들도 합류하기도 했고, 최근 진보통합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A 일단 그들은 가치 중심의 운동에서는 떠났다고 봅니다. 기존의 노동자계급운동에 기초한 가치라는 측면에서 볼 때 가치 중심의 운동에서 떠났다는 이야기입니다. 어쨌든 그 세력이 현재는 미생이라고 보지만, 가치 중심의 운동을 떠남으로써 살아날 가능성은 있다고 봅니다. 생존을 중심으로 하는 정치로 전환했기 때문에 그렇다는 거죠. 그들에 대해 이러저러하게 문제제기는 하겠지만, 기존의 보수이데올로기가 지배하는 한국 사회에서 그 운동이 가지는 나름의 의미도 있지 않겠습니까? 정치적 외연을 확장한다는 측면에서는 좋은 의미를 두고 싶네요.


“역사적 소명의식, 다시 한번 새겨보자”

Q 내년에 총선이 있습니다. 그 때문에 정치권 역시 사안마다 격돌하며 요동치고 있는 것이겠죠. 추진위가 당 건설 이후 맞는 첫 정치 일정이 될 텐데, 어떻게 대응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A 현실의 정치질서를 외면할 수는 없고,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고는 생각합니다. 그것은 사회주의적 전망, 다시 말하자면 현실 대중의 요구에 기초한 정치적 전망을 제출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그런 면에서 보면 깃발을 세워야 하는데, 현실적 역량과 조건으로 볼 때는 그게 득이 될지 우리의 한계만 노정하게 될지 판단해야 합니다. 조직적인 수준에서 정치운동의 장기플랜을 세우고, 그에 준해서 대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 선거 이야기가 나온 김에 여쭤보자면, 향후 정세적 조직적 요구가 있다면 사회주의 대통령 후보로 출마할 용의가 있으신지요?

A 이종회 개인에 대한 평가가 너무 좋아서…(웃음) 대선 후보로 출마한다면, 후보 개인의 자질과 역량도 매우 중요한데 저는 그럴만한 그릇은 안되는 거 같습니다. 음지에서 양지를 지향하고 살아온지라 그것도 안 맞고. 정세적 조직적 강제라면 개인적으로는 엄청난 정치적 부담이겠죠. 다만 조직적으로 대선에 후보를 낸다면, 현장의 투쟁 속에서 정치적으로 단련돼온 동지들이 분명히 많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Q 회원 동지들께 당부 또는 꼭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한 말씀.

A 요즘 책을 읽으면 이전과는 다른 의미로 읽히는 것 같습니다. 책을 읽으며 역사 속에 나를 보기도 하는데 내 일생에서 지금의 나를 투영해보기도 한다는 얘기죠. 사람마다 소회야 다르겠지만, 앞으로는 기존 운동을 넘어서 새롭게 시작한다는 측면에서 역사적 소명의식이라는 것에 대해 많이 생각하게 됩니다. 기존 과정의 연장선이 아니라 현 시기에 내가 하고 있는 활동과 투쟁에 대한 역사적 소명의식을 다시 한 번 새겨보는 것도 좋겠지요.


“운동에 정년이 있나요…”

Q 계획대로라면 내년 1월에는 드디어 노동자계급정당이 출범합니다. 이종회 동지는 내년 2월에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싶으신지요?

A 운동에 정년이 있는 것도 아니고, 이 운동을 계속 하고 있겠죠. 개인운동의 패턴을 한번 바꿔보고 싶다는 욕심을 가지고는 있습니다. 나를 한번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지고도 싶고, 이러나저러나 역량은 부치지만 책도 좀 보고 글도 쓰면서 지내고 싶습니다. 그런다면 앞서 말씀드린 대로 사회적 의제를 발굴하고, 정리하고, 제기하고, 투쟁으로 만들어나가는 데에 최대한 집중하겠지요. 개인적인 숙원사업은 한 1년 남미를 여행하는 것인데 그럴 여유가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이제는 체력이 달려서 가능할지도 모르겠네요.

인터뷰=이황미┃기관지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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