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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호 사회변혁노동자당 2017.07.01 11:12

우리가 퀴어퍼레이드 무지개가 되자!

 

재현사회운동위원회

 


저는 여전히 전통적인 가정, 가족, 결혼의 가치를 소중히 여깁니다. 그러나 소수에 대한 차별에는 적극 반대합니다. 성소수자 차별 문제는 앞으로 충분한 사회적 공론의 장이 필요합니다. 다만 지금은 사회적 합의를 도출해내기 쉽지 않다는 생각입니다.”

- 지난 19대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의 말.

 

성소수자, 정치권의 부담으로 인해 늘 외면당해

많은 사람이 59일이 되면 세상이 바뀔 것이라 했다. 하지만 성소수자를 비롯한 사회적 소수자는 자신의 존재를 부정당했던 삶이 또다시 벌어질 5년의 싸움을 다짐해야 했다. 그리고 대선이 끝나자마자 동성과 사랑을 했다는 이유로 A대위가 유죄를 선고받았고 우리는 다시 광장으로 모여야 했다.

왜 성소수자의 존재는 늘 부정당해야 하는가? 왜 성소수자의 사랑엔 사회적 합의를 필요로 하는가?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우리는 성소수자 혐오와 차별에 맞서 퀴어문화축제와 퀴어퍼레이드를 시작하고자 한다.

지난 2년 동안 퀴어문화축제는 서울시청광장에서 진행했는데 결코 쉽지 않은 여정이었다. 올해도 광장을 점거하고 있던 보수 기독교 단체와 태극기 세력에 정치적 부담을 느낀 서울시로 인해 매년 퀴어문화축제를 여는 6월을 넘겨 7월에 하게 됐다. 특히 보수 기독교로 대표되는 성소수자 혐오 세력은 퀴어문화축제 장소를 제공한 서울시를 향해 매년 맹공을 퍼부었다. 퀴어문화축제 장소를 서울시청광장으로 사용하기 이전인 2014년에도 보수 기독교 세력의 집요한 반대로 서울시는 시민인권헌장(서울시민이 차별받지 않고 누릴 인권을 규정할 선언문)을 채택하지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 시절 동성애는 반대하지만 동성애 차별엔 반대한다는 궤변을 늘어놓은 것도, 사회적 합의를 먼저 도출해야 한다는 이유로 차별금지법제정을 유보한 것도, 후보자의 가치관과 특정 세력에 대한 정치적 부담에서 기인한 결과였다. 실제로 2012년 대선 당시 문재인 캠프는 각종 차별의 문제를 근본적으로 접근하기 위해 참여정부에서 추진했던 차별금지법 제정을 다시 추진하고, 동성 결혼/파트너십은 우리 사회에 새로이 나타나고 있는 가족의 형태라는 입장을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결국 대선에서 패배했고, 2013년 민주당(당시 민주통합당)이 발의한 차별금지법도 보수 기독교 세력의 반대에 부딪히자 법안을 철회하며 성소수자 문제에 수세적인 상황을 자초했다.

그렇다면 보수 기독교 세력은 왜 성소수자의 마음에 씻을 수 없는 상처와 폭력을 가하는 가. 정희진 평화학 연구자는 성소수자 혐오는 보수 기독교 세력이 발견하고 만든 적이라고 말한다. “1998년 김대중정부가 출범하자 반공주의가 신앙심보다 깊은 일부 개신교 입장에서는 북한과의 관계 개선이 매우 불만스러웠다. 설상가상으로 유명 목사의 공금 횡령, 기도원 비리, 대형 교회의 목사직 세습 등은 대중의 불신을 사기에 충분했다. 개신교에 대한 비호감과 사회적 신뢰 추락은 교인 감소로 이어졌다. 위기의 절정은 사립학교법 개정이다. 노무현정부가 사학의 투명성과 공공성을 위해 교계의 돈줄을 통제하는 사학 개혁을 시도하자, 이때부터 개신교는 본격적으로 동성애를 문제 삼기 시작했다.”

개신교가 동성애의 해악을 진정 걱정했다면 동성애자 인권 운동이 성장할 때부터 반대했어야 맞다. 거의 관심이 없다가 자신의 문제를 전가할 대상을 찾은 것이다. 동성애는 발견되었다. 동성애 이미지는 사회 통념에 호소하기 쉬운 데다, ‘이 강력할수록 명분도 강해진다. 동성애는 훌륭한 적으로 만들어졌다. 적의 구성 원리는 비슷하다. ‘은 비리를 은폐하고 내부를 결속시킨다.” 성소수자를 혐오하는 것으로 자신의 생명력을 유지하는 보수 기독교 세력은, 성소수자를 혐오하면서 내부를 결속하고 자신들의 존재 이유를 계속해서 만들게 되었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지개가 되자

자본주의 체제와 가부장제 하에서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혐오는 더욱 심화되었다. 자본주의 체제는 자본 축적에 필요한 노동력을 공급하기 위해 이성애 가족제도만을 정상적이고 필수적인 것으로 인정했다. 이같은 이데올로기는 성소수자를 비정상으로 여기며 혐오의 대상으로 삼게 만들었다. 자본 축적 과정에서 비장애인보다 효율이 떨어지는 장애인을 낙인찍고 혐오하는 논리와 전혀 다를 바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사회적 합의를 기다리며 나중을 기약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당장성소수자를 향한 차별과 혐오에 맞서 함께 저항하고 투쟁해야 한다. 당장 군형법 926항 폐지, 국가 수준 학교 성교육 표준안 폐기를 쟁취해야 한다. 또한, 차별금지법 제정을 시작으로 HIV(Human Immunodeficiency Virus 인간면역결핍 바이러스) 감염인 혐오 등 성소수자를 차별하고 혐오하는 세상을 변화시켜야 한다. 715일 퀴어퍼레이드에서는 이러한 결의를 담아 우리가 직접 무지개가 되는 행동을 기획하고 있다. 사회주의자도 무지개가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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