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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혁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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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노동과세계]

 

 

 

 

먹튀 투기자본 MBK의 

‘코로나 핑계’ 구조조정

홈플러스 안산점 폐점 철회하라

 

 

불꽃┃경기

 

 

 

코로나19 본격화 이후 구조조정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항공업을 시작으로 관광업, 자동차 부품사 등에서 구조조정을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곳도 있지만, 되려 코로나19를 구조조정의 빌미로 삼는 것은 아닐까 싶은 곳도 있다.

 

필자가 거주하는 경기 지역에서는 홈플러스 안산점 폐점 철회 투쟁이 한창이다. 홈플러스 안산점은 ‘매출이 나빠서’ 폐점하는 게 아니다. 오히려 이곳은 전국 지점 매출 상위 3순위 안에 드는 곳이다. 안산점뿐만 아니라 홈플러스 대구점, 대전탄방점, 대전둔산점 매각이 진행 중이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4.69% 감소해 7조 3,002억 원을 기록했고, 당기순손실은 5,322억 원이었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오프라인 매장 방문객 수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는 게 홈플러스 사측의 입장이다. 그럴싸해 보이는 말이지만, 잇따른 홈플러스 폐점 뒤에는 먹튀 투기자본이 있다.

 

 

 

먹튀 투기자본 MBK

 

홈플러스의 소유주인 “MBK파트너스”는 자산운용 규모가 30조 원에 달하는 아시아 최대 사모펀드이자, 최근 ING와 코웨이 등을 사고팔아 6조 원 넘는 시세차익을 낸 투기자본이다. MBK는 영국의 “테스코”로부터 2015년 홈플러스를 넘겨받았다. 여느 투기자본이 그렇듯, MBK 또한 짧은 기간에 수익을 내고 튀는 방법으로 투자를 벌여왔다. 홈플러스 인수 5년을 바라보는 지금, MBK가 매각 후 수익만 남기고 빠지려 한다는 소문을 흘려들을 수만은 없는 이유다.

 

문제는 먹튀자본의 문제가 ‘먹고 튀는’ 것만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홈플러스 안산점에서 일하던 1천 명에 달하는 노동자가 거리로 내몰리고, 그 가족을 포함한 안산시민 수천 명의 생존이 위협에 직면한다. 코로나19 위기에 대응해 앞장서서 고용을 보장하지는 못할망정, 유통 대기업이 되려 대량실업 양산에 나서는 것이다.

 

이게 끝이 아니다. MBK는 홈플러스 안산점 폐점 매각 후 그 자리에 고층 주상복합건물을 건립한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까지 완료했다. 이 사업으로 MBK가 얻을 이익은 홈플러스가 20년 전 안산시로부터 시유지(시가 보유한 토지)를 매입할 당시의 240억 원보다 10배 가까운 엄청난 규모의 시세차익이다. 전형적인 먹튀 행각이다. 노동자를 자른 자리에 건물을 짓고, 시에서 지원받은 땅에서 10배 이상의 차익을 본다는 게 말이 되는가?

 

또한, 홈플러스 안산점 주변에는 노적봉 공원과 안산천 등 시민휴식공간이 자리하고 있다. 그 위치에 고층 주상복합건물이 들어서면, 자연환경이나 경관을 훼손하고 난개발이 이뤄지는 등 지역사회에서 다양한 문제를 일으킬 게 빤하다.

 

먹튀 투기자본 MBK에게 홈플러스 노동자와 안산시민의 기본권은 안중에도 없다. 그들의 머릿속에는 ‘투자금 회수’와 ‘먹튀’밖에 없었다. 먹튀 투기자본의 농간으로 그 피해가 노동자, 시민에게 전가되는 폐해를 끝내야 한다.

 

 

 

홈플러스 안산점 폐점 철회를 위한 

지역 사회의 대응

 

홈플러스 안산점 폐점 매각계획이 알려지면서, 민주노총 경기도본부와 안산지부, 마트노조를 비롯한 지역의 노동‧시민사회단체가 함께 대응했다. 홈플러스 안산점 폐점 철회와 투기자본 MBK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경기 지역에서 여러 차례 진행했고, 안산지역에서는 지역 시민사회단체‧정당을 망라한 <홈플러스 안산점 폐점‧개발 반대 및 노동자 생존권 보장을 위한 안산대책위>를 구성해 기자회견과 1인 시위 등을 이어갔다. 마트노조 홈플러스지부에서는 파업투쟁을 조직했다.

 

그 결과, 지난 9월 8일 안산시의회에서 안산시 일반상업지역 내 용적률을 기존 1,100% 이하에서 400% 이하로 하향하는 도시계획조례 개정안을 도시환경위원회의 만장일치로 통과시켰고, 9월 18일 본회의에서 의결했다. 개정된 조례안에 따라 MBK의 홈플러스 안산점 매각과 고층 주상복합건물 설립 계획에는 제동이 걸리게 됐다. 먹튀 투기자본의 만행을 지역 시민사회의 싸움으로 막아낸 모범 사례로 기록될 것이다.

 

 

 

끝나지 않을 투기자본과의 싸움

 

안산시의회가 용적률을 제한하는 조례안을 개정하면서, 홈플러스 안산점 폐점 철회 투쟁은 일단 큰 산 하나를 넘었다. 하지만 MBK는 아직 홈플러스 매각계획을 철회하지 않고 있으며, 먹튀 투기자본의 이전 관행을 보더라도 앞으로 순탄하게 문제가 해결되리라 장담할 수 없다.

 

경기 지역에서는 이번 사태를 겪으며 먹튀 투기자본에 대한 규제가 다시 화두로 떠올랐다. 먹튀의 폐해를 노동자민중에게 고스란히 전가하는 고리를 끊어야 한다. 또한, 이 싸움을 통해 코로나를 핑계로 곳곳에서 벌어지는 구조조정에 확고한 저지선을 치고 일자리를 지키는 투쟁을 만들 계기로 삼아야 한다. 현재진행형인 홈플러스 안산점 폐점 철회 투쟁에 우리가 관심을 갖고 함께 해야 할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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