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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혁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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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조직 노동자 조직화,

대공장 노동자들이 선봉에 서자

 

백승래전북

 


노동자민중의 촛불항쟁이 만들어낸 장미 대선으로 회자되는 요즘이다. 정권교체만 이뤄진다면 마치 새로운 세상이 찾아올 듯 요란하다. 그러나 우리 노동자계급에겐 365일이 생지옥이며 여전히 한 겨울이다. 울산과 서울에서 8명의 노동자들이 노동기본권을 외치며 하늘위로 올랐고, 갑을오토텍의 불법 노조파괴로 민주노조 사수투쟁을 이어오던 또 한 명의 노동자가 생목숨을 버려야 했다. 전북도청에서 원직복직 노숙농성 투쟁을 진행하고 있는 해고노동자는 노동조합을 만들고 선봉에서 투쟁했다는 이유로 해고됐고 7년째 길 위에 있다. 한국지엠 군산공장 노숙농성 천막에는 비정규직이란 이유로 정리해고 된 노동자들이 2년 넘게 고립된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그나마 이들은 노동조합을 만들어 소리라도 내고 있는 걸 다행으로 알아야 할까. 2015년 한국지엠 군산공장에서 잘려나간 1,500명의 비정규직노동자들, 오는 5월이면 폐쇄되는 군산현대중공업 조선소에서 잘려나간 5,000여 명의 하청노동자들은 소리 소문 없이 길거리로 내몰리며, 이는 곧바로 하루 40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생지옥의 배경이 되고 있다. 헌법이 보장한다는 노동기본권은 발 딛고 있는 이 땅이 아니라, 하늘 위에나 존재한다. 남한사회 전체 노동자 중 노동조합으로 조직된 노동자는 10%에 불과하다. 90%의 노동자는 노동기본권은커녕 최저임금 안팎에서 착취당하며 탄압받는다. 3개월, 6개월, 1년에 한 번씩 돌아오는 재계약에 파리 목숨처럼 불안한 신세다. 한국지엠 군산공장의 하청업체에선 현재 일주일 단위로 재계약을 맺고 있다. 노동조합이 있는 대기업 정규직 노동자 대비 노동조합이 없는 중소기업 비정규직 노동자의 임금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휴가 한 번 쓰려 해도 회사 눈치를 봐야 하며, 후생복지 따위는 기대할 수도 없다.

 

발 딛고 있는 처참한 현실에서 다시 시작하자

나는 현대자동차 전주공장에서 일하는 정규직 노동자다. 자본과 정권이 만들어 놓은 이데올로기 공세에 의하면 이른바 귀족노조의 한 성원인 셈이다. 헌법이 보장한다는 천부인권인 노동기본권을 행사하기 위해 생존권과 직결된 해고와 징계, 형사고발과 손배가압류를 감당해야 하는 전국의 수많은 투쟁사업장에 비하면 아마 반 정도는 맞는 말일지 모르겠다. 어느 선배활동가의 말대로 순전히 운 좋게입사와 동시에 유니온샵을 통해 당연하듯 금속노조 조합원으로서, 노동조합이라는 울타리안에서 임·단협 투쟁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이미 특권이 된 이 사회에선 말이다. 그러나 자본과 정권의 공세는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이미 대공장 노동조합은 경제적 위기, 사회적 위기의 주범이자, 소외 받고 고통 받는 노동자들의 현실을 외면하는 이기주의 집단으로 지탄의 대상이 된 지 오래다. 그렇게 자본과 정권은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갈라치기 하고, 노동조합의 존재 유무로 또 한 번 가르며 노동자계급을 분열시키고 있다. 이제 자본의 칼날이 향하는 방향은 한줌 밖에 되지 않은 대공장 노동조합이다. 우리 노동자계급은 무장해제 된 채 이대로 각개격파 당할 것인가? 기아차지부의 11노조 분리시도와 같은 반동적인 행태에 눈감으며 공장 담벼락 안에 갇혀 스스로 죽어가는 길을 택할 것인가? 아니다. 우리가 발 딛고 있는 이곳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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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의 울타리, 노동조합!

가장 중요한 일은 저들에 의해 공중분해 된 노동자계급을 다시 하나의 계급으로 구성하고 함께 싸우는 일이다. 그 첫 번째는 전체노동자가 노동조합으로 결사하고, 노동기본권을 온전히 쟁취하는 것이다. 그렇게 전체노동자계급을 위한 투쟁에 나설 수 있어야 한다. 대공장 노동자들이 그나마 나은 조건에서 노동하고 더 나은 조건에서 투쟁할 수 있는 것은, 자본과 정권이 우리보다 훨씬 더 열악한 조건의 미조직노동자들을 더 악랄하게 착취함으로써 가능하다는 것을 기억하자. 우리 대공장 노동자들이 선봉에 나서야 하는 이유다.

변혁당 전북도당은 2017년 도당총회에서 완주3공단 노조조직화사업을 전체 사업으로 결의했고 지난 4183공단 출근선전전으로 그 첫걸음을 내딛었다. 완주 3공단에서의 미조직노동자 조직화 선전전은 현대차 전주공장 노동조합과 활동가, 조합원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줄 것이며, 3공단의 미조직 노동자들을 조직화 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물론 한, 두 번의 선전전으로는 어림없는 일이다. 지속적인 조직화 사업과 함께 적극적인 지원, 연대도 필요할 것이다. 한 걸음, 한 걸음 험한 길 헤치며 나아가자. 자본과 정권, 그리고 운동진영 내부에서마저 고개를 쳐들고 있는 노사협조주의, 단사이기주의를 극복하고, 오직 우리 전체 노동자계급의 단결과 투쟁으로 쟁취해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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