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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혁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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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이슈는

노동자 내부에서 발목 잡힌

비정규노동자 정규직화

 

김태연투쟁연대위원장

 


촛불항쟁 한복판에서 2017년이 시작되었다. 성과연봉제 등 박근혜 정권 노동적폐가 촛불광장 이슈의 하나로 자리 잡았고 그 중 일부는 폐기되었다. 박근혜가 구속된 날 유성기업 유시영 회장 역시 구속되어 노조파괴가 다시 한 번 주목받는 이슈로 등장했다. 문재인 정부가 전격적으로 제출한 일자리위원회는 노동운동의 뜨거운 감자로 부상했다. 노동운동 출신 인사의 노사정위원장 선임으로 이어지면서 사회적 합의주의를 둘러싼 긴장의 온도가 서서히 높아지고 있다. 이는 연말의 민주노총 직선제 쟁점으로 이어졌다. 2017년 가장 높은 대중적 관심을 받은 이슈는 최저임금 1만원이었다. 촛불항쟁에 나섰던 촛불광장 민중들은 내 삶을 바꾸는 정권퇴진을 원했고, 최저임금 1만원 실현이 바로 그 시금석이었다. SNS에서 전개되는 일각의 친정부 시위에도 불구하고 6.30 총파업이 전개되었다. 노동계의 양보안 제출은 최저임금투쟁의 의미를 반감시켰고, 자본 측은 최저임금 인상효과 무력화 공세에 나섬으로써 최저임금을 둘러싼 노자 간 대립은 계속되고 있다. 하반기에 들어서면서 핵심적인 노동이슈로 모든 노동자의 노조 할 권리가 떠오르고 있다. 노조파괴사업장 노동자들이 교섭창구 단일화폐기를 핵심적 이슈로 제기하고 있고, 건설노동자 등 특수고용 노동자들과 전교조의 노동3권 쟁취 투쟁이 전개되고 있다. <노조하기 좋은 세상 운동본부>, <직장갑질 119> 등 이 이슈를 실질적인 노동자의 조직과 투쟁으로 만들기 위한 운동주체들이 만들어지면서 2018년 투쟁을 준비하고 있다. 2017년 노동이슈는 노동자들의 공세로 나서는 기조에 있으나, 혼란으로 빠져들 수 있는 쟁점들이 형성되고 있다.

 

가장 뜨거운 이슈는 비정규직 정규직화

여러 노동 이슈 중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는 비정규직 정규직화가 아닐까 한다. 촛불항쟁으로 출범한 문재인정부가 가장 발 빠르게 이슈를 선도했다. 당선되자마자 문재인 대통령은 인천공항을 방문하여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최대 이슈로 부상시켰다. 이 이슈가 높이 떠오르는 만큼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도 높아졌다. 비정규노동자 문제는 신자유주의가 초래한 대표적 노동적폐이므로 촛불항쟁 이후 대중적 요구인 적폐청산의 핵심 사항이라는 것이 확인된 것이다. 촛불항쟁으로 들어선 정부는 이러한 대중적 정서와 요구를 읽어냈기 때문에 당선 후 대통령의 첫 행보를 인천공항으로 정했을 것이다. 그러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의 실체가 자회사 설립방식 등 기만적인 것으로 확인되면서 문재인정부가 세상에 던진 희망적 이슈쟁점적 이슈로 변화했다. 비정규노동자 정규직화를 위해서 정부의 시혜에 기대할 수 없고, 노정 간 힘겨루기가 예상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노정 간 본격적인 힘겨루기에 들어가기도 전에 엉뚱하게 노동 내부에서 문제가 터졌고 이 문제는 뜨거운 이슈가 되어버렸다. 교총은 기간제교사 반대 청원운동을 시작했다. 여기에 머무르지 않고 기간제 비정규교사 정규직화를 정면으로 반대하는 목소리가 정규직 교사들 그것도 민주노조인 전교조 내부에서 나오기 시작했다. 물론 이 목소리는 현행 교원임용제도와의 관계 등 매우 복잡한 문제들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에 얽히고설킨 난마처럼 풀어야 할 것들이 많다. 중요한 것은 기간제 비정규교사 정규직화를 대전제로 하고 복잡하게 얽혀 있는 문제들을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가를 논의해야 것이었다. 그러나 논란의 양상은 대전제를 무시하고, 기간제 비정규교사의 정규직화를 찬성하느냐 반대하느냐로 흘러갔다. 서울교통공사에서도 공채 출신 정규직 노동자들이 비정규노동자 정규직화를 반대하고 나섰다.

 

노동자계급의 단결과 연대

민중의 촛불항쟁으로 정권을 퇴진시킨 한국사회는 적자생존 약육강식에 근거한 신자유주의 적폐청산을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고 있다. 즉 신자유주의가 초래한 최악의 적폐인 비정규노동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동자계급은 자본과 정권을 몰아칠 수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별안간 노동자계급 내부에서 비정규노동자 정규직화 반대의 목소리가 나옴으로써 자본과 정권은 이게 웬 떡이냐쾌재를 부르는 형국이 되고 있다. 정규직화를 원하지 않는 자본과 정권으로서는 손 안 대고 코 풀 수 있는 상황이 아니겠는가? 우려스러운 것은 이같은 양상이 상당히 광범위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좀 다른 경우이기는 하지만, 한국GM에서 벌어지고 있는 인소싱문제도 궤를 같이 하고 있다. 한국지엠 창원공장에서 사측과 정규직노조가 긴급 노사협의회를 통해 비정규직 공정의 정규직 인소싱에 합의했다. 이는 정규직이 비정규직 일자리를 빼앗는 결과를 초래한다. 그보다 앞서 발생한 기아자동차지부의 사내하청 비정규노동자에 대한 조합원 자격 박탈 결정도 이런 경향과 무관하지 않다. 이런 경향이 한국노동자계급의 지배적인 경향은 아니지만, 대정부 대자본 투쟁전선에 결정적 타격이 될 수 있다. 기간제교사 정규직화의 대전제를 바로 세우기 위해 교사노동자들이 입장을 내고 있다. 2017년 노동이슈의 결론은 노동자들의 계급적 단결과 연대 원칙을 확고히 세우고, 실천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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