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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혁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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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집단교섭에서 노학연대 강화하자

 

 

공공운수노조 서울경인지역공공서비스지부(이하 서경지부) 집단교섭이 한창 진행되고 있다. 공공운수노조 서경지부에는 청소, 경비, 시설관리 등 많은 대학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조직되어 있다. 현재 집단교섭에 참여하고 있는 사업장은 연세대, 이화여대, 카이스트, 고려대, 경희대, 홍익대를 비롯한 16개 사업장, 21개 용역업체(하청업체)다. 집단교섭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서경지부 조합원 수는 대략 1,800명 정도다. 올해 집단교섭의 주요한 요구는 △생활임금(임금인상) △고용승계 △대학 구성원으로서의 권리 쟁취 등이다. 특히 교육부가 추진하는 대학구조조정으로부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현실을 고려할 때 원청인 대학으로부터 고용안정을 보장받는 것은 매우 중요한 상황이다.

집단교섭은 현재 3차 본교섭, 5차 실무교섭까지 진행됐다. 노조가 제시한 단체협약과 임금 요구에 대한 사측의 입장은 예상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사측은 단체협약 중에서 사측이 금전적으로 손해 본다고 판단하는 내용, 사측의 권한이 침해된다고 생각한 조항들에 관하여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주로 휴직, 휴가, 징계, 고용보장에 관한 조항들이 사측이 수용할 수 없다고 밝힌 조항들이다. 임금에 대해서는 노조 측이 미화ㆍ주차직 836원(6,200원→7,036원), 경비직 915원(5,580원→6,495원) 인상안을 제시한 반면 사측은 미화ㆍ주차직 150원(6,200원→6,350원), 경비직 100원(5,580원→5,680원) 인상안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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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화․지지여론 형성 등 학생 역할 중요

생활임금에 훨씬 못 미치는 시급을 받는 대학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삶은 여전히 고달프다. 그나마 최저임금보다 높은 임금을 받는 것도 지금까지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치열하게 투쟁한 결과다. 이들에게 임금은 ‘반찬값’이 아닌 ‘생존권’이다. 생존권을 보장 받기 위하여 대부분 고령인 대학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힘겹지만 올해도 투쟁을 이어간다. 임금만 문제인가? 아니다. 연말 재계약 시점이 되면 가슴을 졸여야 하는 간접고용 노동자의 신세는 아직 바뀌지 않았다. 요즘은 원청과 하청이 임금총액을 제시하며 노동자들에게 임금인상과 고용안정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강요한다. 시급을 올리고 싶으면 한두 명을 해고할 수밖에 없다고 협박하는 것이다. 최근 진행된 건국대 주차관리 노동자들의 투쟁, 현재 진행 중인 연세대 국제캠퍼스 미화노동자들의 투쟁, 숭실대 미화노동자들의 투쟁은 이러한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지금까지 대학생들은 작은 힘이나마 대학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에 함께해왔다. 노동조합을 조직하는 일부터 투쟁이 벌어졌을 때 대학생 서명운동과 같은 활동을 통하여 투쟁에 유리한 학내 여론을 형성하는 등 대학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에 다양하게 기여해왔다. 특히 대학이 학생들의 권리를 핑계 삼아 투쟁에 대한 악선전을 펼칠 때마다 학교에 일침을 가하는 학생들의 목소리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도 큰 힘이 되고 학교에게도 꽤 큰 압박이 되었다.

학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은 다른 노동자들의 투쟁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대학생들의 연대가 매우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사안이다. 대학이라는 공간이 대학생들을 위한 공간이라는 인식이 강하게 존재하는 현실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학생들의 여론을 상당히 신경 쓸 수밖에 없다. 특히 원청인 학교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을 ‘학생들의 교육권’을 볼모로 삼고 있는 투쟁이라는 악선전을 펼치는 현실에서 학생 여론은 대학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에 중요한 요소다. 그렇기 때문에 학생들 사이에서 노동자들의 투쟁을 지지하는 여론을 형성하고 이를 최대한 확대시켜나간다면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더욱 큰 자신감을 가지고 사측의 악선전을 단결과 투쟁으로 분쇄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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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네트워크 구성, 서명운동부터 시작

이에 2015년 집단교섭 투쟁 국면을 맞아 서울지역 대학 학생회들과 학생 정치단체들이 ‘대학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권리를 지지하는 대학생 네트워크’를 구성했다. 용역업체들과 대학을 압박하면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본격적인 파업 투쟁에 돌입하기 전에 대학생들 사이에서 노동자들의 투쟁을 지지하는 여론을 형성하기 위함이다. 가장 주력하고자 하는 사업은 다소 진부하지만 여전히 효과적이라고 판단되는 대학생 서명운동이다. 얼마나 많은 대학생들의 서명을 받는지도 중요하지만 지속적이고 광범위한 서명운동을 매개로 비정규직 투쟁을 지지하는 학내 분위기를 형성하는 것이 투쟁하는 대학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는 상당한 힘이 될 것이라 예상한다.

이 투쟁을 계기로 대학 내에서 노동자-학생 연대를 강화할 수 있다면 이는 앞으로 전국적으로 불어 닥칠 대학구조조정에 맞서는 큰 힘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대학구조조정은 학과통폐합, 상대평가제 강화와 같은 사안으로 대학생들에게 피해를 줄 뿐만 아니라 가장 쉽게 해고할 수 있고 탄압할 수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우선적으로 타격할 것이라 예상되기 때문이다. 올해 집단교섭 투쟁에서 노동자-학생 연대를 강화하여 대학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고용안정, 임금인상, 동등한 구성원으로서의 권리를 쟁취하자. 그리고 이 연대의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의 대학구조조정에 맞서는 투쟁 전선을 굳건히 하자.

목소리┃학생위원회(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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