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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혁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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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위에 군림하는 삼성

‘또 하나의 가족’을 약탈하며

정보·문화·정치·삶 모든 것을 지배한다


이종회┃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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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서울병원이 메르스의 숙주역할을 하게 되면서 이재용이 대국민사과를 했다. 이재용은 삼성서울병원을 소유한 삼성생명공익재단의 이사장이며, 3대 세습 마무리를 기다리듯 수명을 연장하고 있는 아버지 이건희에게서 그 자리를 물려받았다. 그런데 삼성서울병원을 소유한 삼성생명공익재단은 삼성생명 보험계약자들의 돈으로 만들어진 것이어서 따지고 들자면 삼성소유가 아니다. 이번 메르스 사태를 보며, 공공병원이 없는 한국 현실에서 삼성병원이야말로 사회에 환원해야 한다는 제기가 나오지만, 이재용이 ‘사과’만 했을 뿐 그것으로 끝이다.

삼성그룹은 2013년을 기준으로 총 매출 310조, 영업이익 38조, 자산 총액 331조로 공기업을 포함해 국내 최대 매출과 수익을 내는 글로벌기업이다. 이토록 거대해진 ‘재벌’ 삼성은 국가주도 경제발전의 최대 수혜자다. 1966년 박정희정권과의 유착관계뿐만 아니라 불법특혜의 전형을 보여준 사카린밀수사건, 2006년 불법대선자금과 안기부X파일 파문은 정경유착의 결정판이다.

1993년 78명의 사망자와 198명의 부상자를 낸 경부선 하행선의 구포역 인근 무궁화열차 전복사고는 삼성종합건설 공사현장에서 일어났다. 지금도 기억이 생생한 2007년 12월7일, 충청남도 태안군 앞바다에서 홍콩 선적의 유조선 ‘허베이 스피릿 호'와 삼성물산 소속의 '삼성 1호'가 충돌하면서 원유가 유출됐다. 그 사고로 전 국민이 동원돼 기름을 닦았고 그 비용은 국가가 부담했다. 자동차를 좋아한다는 이건희의 역작인 삼성자동차가 망하면서 그에 따른 부담은 이건희 개인이 아니라 삼성계열사와 주주, 그리고 국가가 떠안았다.

현재 삼성그룹은 이병철, 이건희에서 이재용으로 잇는 3대 세습이 진행 중이다. 단돈 16억 원의 상속비만 내고 자산 400백조에 이르는 삼성을 상속하는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삼성 에버랜드 전환사채(CB) 저가 배정, 삼성SDS 신주인수권부사채(BW) 저가 배정으로 시작해서 지금 사회적으로 쟁점이 되고 있는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통합을 거치면 상속이 마무리될 듯하다.

금숟가락을 물고 태어난 이재용과 달리 소위 ‘삼성맨’들은 노동자의 기본적인 권리를 찾으려 거리를 헤매고 있다. ‘영업비밀’에 가려져 그 모진 백혈병에 왜 걸린 지도 모르고 죽어간 삼성전자 노동자들의 절규는 외면되고 있다. 불법, 비리, 유착, 착취, 그리고 노동자의 피로 만들어져 거대해진 삼성, 돈을 빨아들이며 한국사회의 법, 정치, 문화, 정보까지 지배하게 된 삼성, 누구나 들어가고 싶은 기업이지만 이 시대 가장 큰 공포로 다가오는 삼성은 더 이상 이씨 일가의 사유물이 아니다. 삼성은 그들끼리의 ‘세습’이 아니라 사회화돼야 할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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