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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혁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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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호 노동자계급정당추진위 2015.07.15 12:54

“삼성, 입맛대로 법 만들고 고치고 우롱

무소불위 행태가 사회적 공분 만들었다”

노동자들 의식 전환·…“이제는 ‘바로잡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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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혁정치>는 이번호에서 삼성 자본을 해부하는 내용을 특집으로 다뤘다. 이와 함께 그동안 삼성투쟁에 앞장서 왔던 활동가로서의 권영국 변호사를 7월12일 그의 사무실에서 만났다.


Q 삼성서비스 노동자들의 투쟁 등 그동안 삼성재벌에 맞선 투쟁을 함께 해오셨는데, 그간의 삼성투쟁 관련 활동을 말씀해주세요.

A 제가 삼성투쟁에 참여하기 시작한 것은 2011년 7월 삼성에버랜드 노동자들 4명이 노동조합 설립을 추진할 때부터였습니다. 여러 탄압이 들어올 때 법률적으로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에 집중해서 결합했습니다.

두번째로 관여하게 된 계기는 신세계 이마트 사건이었습니다. 신세계 이마트도 삼성과 비슷하게 ‘비노조경영’을 지향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2013년 1월에 엄청난 직원사찰, 노조를 어떻게 없앨 것인지 등이 담긴 노조대응문건이 내부제보자에 의해 밝혀지면서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됐습니다. 당시에 여러 법적인 검토․자문 그리고 그 폭로와 이어진 노동조합 설립 지원 역할을 맡았고요. ‘반윤리, 인권침해, 노조탄압 선도기업 이마트 정상화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를 만들어 소집권자로 활동했습니다.

그 다음에는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의 투쟁에 함께하게 됩니다. 2013년에 동래센터 노동자들이 저를 찾아와서 자신들의 고용형태에 대해 문제제기 해보자고 했습니다. 이마트 공대위 활동을 하면서 불법파견이 만연하다는 것도 밝혀냈는데, 그 압박으로 이마트가 10,789명을 정규직화 하게 됩니다. 언론으로 이런 변화를 지켜본 삼성전자서비스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저를 찾아오게 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 문제를 어떤 식으로 문제제기할 것인가 은수미의원실, 저, 노동자들 등이 함께 1달 넘게 논의하는 과정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2013년 6월에 은수미의원실과 함께 삼성전자서비스의 불법파견 문제를 폭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삼성이 협력업체를 내세워 위장도급 형태로 노동자들을 고용하는 불법고용이 불법파견에 해당함을 밝힌 것입니다. 이 기자회견이 상당한 파장을 불러일으켰습니다. 그렇게 한 축으로는 법적으로 근로자지위확인소송을 진행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소송을 지속해 낼 수 있는 집단적 주체로서 노조를 만들어 싸우는 그림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2013년 7월11일 485명이 1차로 근로자지위확인소송을 제기합니다. 바로 연이어 7월14일 400여명의 노동자들이 참여해 역사적인 노조 출범식을 진행합니다.

노조가 만들어지고 싸웠지만 노동부에서는 불법파견이 아니라는 결론을 냈고, 노조탄압 부당노동행위에 대해서도 아주 지지부진하게 대처했습니다. 이후 두 차례의 열사투쟁을 통해 노조가 탄압을 뚫고 나갈 힘을 얻게 되었습니다. 삼성에서 노조를 한다는 것은 목숨을 걸지 않으면 안 된다는 사실을 반증하는 일이었습니다. 그 투쟁에 공대위와 삼성바로잡기운동본부 공동대표로 함께 했습니다.


“노동자의식까지 장악할 순 없어… 대중적 노조설립 성공”


Q 삼성자본에 맞선 노동자민중진영의 투쟁이 진전하고 있다면 어떤 부분이라고 생각하십니까?

A 최근 한화에 매각되는 과정에서 삼성테크윈 노동자들이 매우 대중적인 노동조합을 설립하는데 성공을 했어요. 아무리 ‘삼성맨’, ‘삼성가족’으로 대표되는 허위의식을 철저히 주입한다 하더라도 실제 생산현장의 노동자들의 의식을 완전히 장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드러낸 사건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삼성전자서비스 투쟁이라던가 삼성테크윈의 대중적인 노조의 성과는 결코 가볍게 여길 수 없는 부분입니다. 삼성자본에 맞선 투쟁의 핵심은 삼성 중심부 사업장의 정규직 노동자들이 과연 자신들의 노동자의식을 되찾을 수 있을까 하는 문제와 연관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Q 지난 삼성전자서비스투쟁에서 노동운동진영의 문제점이 제기된 바 있는데 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A 사실 삼성에 대해서 타협적인 태도가 나타났습니다. 최종범 열사투쟁 때 금속노조에서 매우 중요한 교섭의 원칙 하나가 무너졌어요. 민주노조의 교섭은 공개적인 것이 원칙입니다. 근데 당시에 교섭의 상대방이 누구인지에 대해서 철저하게 베일에 감춰졌습니다. 매우 심각한 원칙의 후퇴가 아닐 수 없었습니다. 노동운동진영이 삼성에 대한 정면투쟁을 할 만큼 자기의 의지나 준비를 갖추고 있지 못함이 드러났습니다. 권한과 책임이 있는 삼성 원청을 공개 교섭 석상으로 끌어낼 실력이 없는 가운데서 벌어질 수 있는 문제였던 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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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2월24일 삼성전자서비스비정규직 최종범 열사 노제에서 권영국 변호사가 추모 발언을 하고 있다. 자결 이후 55일만에 치러진 장례식에서 권영국 변호사는 “싸움은 시작되었으나 삼성재벌을 굴복시키지 못했습니다. 죄송합니다. 삼성을 바꾸지 않으면 세상을 바꿀 수 없고 우리의 삶이 바뀔 수 없다는 사실을 잊지 않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최소한 ‘법 지키는 경영’ 요구 움직임도”


Q ‘삼성 X파일 사건’ 등을 통해 삼성이 법과 권력 위에 군림하고 있다는 얘기가 많이 나왔습니다. 법조인으로서 삼성의 법과 권력 장악실태에 대해 어떻게 보십니까?

A 사회적으로 ‘삼성이 법위에 군림한다’ 는 인식이 일반적이에요. 이는 현실에 대한 반영이라고 생각합니다. 구체적으로 보면 실제로 삼성의 입맛대로 법을 만들고 바꿔왔어요. 예를 들면 의료민영화, 원격의료 관련 허용 법제도들이 삼성에 의해서 만들어진다고 하죠. 또 한편으로는 검찰이나 판사 등 법의 집행기관들을 자기편으로 포섭해서 불법행위를 면책시키는 사례가 많았습니다. 결국 자본이 법치를 우롱하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볼 수 있는 거죠. 반면에 그러한 무소불위의 행태가 점점 내부 노동자들의 의식의 전환, 광범위한 사회적 공분을 만들어내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삼성에게 면죄부를 씌워주었던 부분을 법제도를 활용해 역으로 공격하기 시작했고, 최소한의 법을 지키는 경영을 요구하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자본이 법 위에 군림해왔다면 그것을 바로잡자는 의식이 확장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내유보금환수운동, 근본구조 바꿔는 데는 한계”


Q 삼성재벌에 맞선 투쟁이 한국사회에서 갖는 운동적 의미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노동자계급정당추진위는 재벌환수를 기본방향으로 하면서 당면대중실천으로 재벌사내유보금 환수운동을 최저임금 1만원 쟁취 의제와 연동하여 추진할 계획입니다. 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A 재벌문제에 대해 많이 이야기되는 것이 사내유보금입니다. 사내유보금의 사회적 의미는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재벌의 중소기업에 대한 불공정 거래와 수탈을 통한 이윤의 이전입니다. 두 번째는 노동자들에 대한 노동 착취가 존재하는 거죠. 이런 문제들을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추진위가 하려는 사내유보금 환수운동은 나름대로 의미가 있어 보입니다. 적어도 이 사회에서 부가 누구에게 분배되어야 하는가라는 중요한 질문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다만 사내유보금을 환수하는 운동이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질 것인가에 대해서는 경로가 잘 보이지 않습니다. 그리고 사내유보금을 만들어내는 근본적 구조, 중소기업과의 관계에서 이윤을 수탈해가는 구조라든가 비정규직 차별하는 노동조건을 바꿔내는 데에 한계가 있다고 봅니다. 그런 구조 자체를 바꿀 수 있는 더 직접적인 의제운동이 필요합니다.


Q 전에 국민모임신당에 참여했다가 지금은 참여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어떤 고민을 했는지 궁금합니다.

A 완전히 진보적인 변화를 가져오는 정도는 아니라 하더라도, 보수 양당체제를 대체해 낼 수 있는 그런 대안세력이 시급하다는 데에 동의를 했고 그래서 국민모임 초기에 많이 관심을 가지고 일정부분 참여했었죠. 그런데 문제는 국민모임이 갖고 있는 애초의 취지나 방향에는 동의했지만 진행하는 과정에서 실제로 가능한가 확신을 가지기가 어려웠습니다. 첫째는 정책적인 준비 정도가 상당히 미흡하다고 느꼈고, 그 다음에는 실제 물리적인 조건과 세력을 만들어내기 힘들다고 판단했습니다.


“계급정당, 대중에게 전망과 희망 줄 수 있어야”


Q 추진위는 노동자계급의 독자적 정치세력화를 위해 창당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A 그간 정의당이나 노동당이 ‘노동이 중심에 서는 사회’를 목표로 정당활동을 해왔죠. 그렇지만 과연 지금보다 더 세력이 커졌을 때 자신이 지향했던 가치들을 지켜낼 수 있을 거냐에 대해 확신이 가지 않는 부분이 있습니다. 우리 사회의 기득권 집단에 대해서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문제제기하고 싸울 수 있을 정도의 자기 의지를 가지는 것은 중요합니다. 어떤 이상적인 가치를 가지고 그런 사회를 실현하기 위해서 노력하는 것은 매우 소중하고 그 자체로 존중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매우 고착화되어 가고 있는 보수양당체제, 그리고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표현될 만큼 진보세력의 공간이 좁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현실적으로 변화를 가능케 할 대안세력이 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해야 합니다. 대중적으로 확산되지 못하는 그런 이상적인 가치는 현실적으로 매우 무력하거나 좀 심하게 말하면 무의미하게 될 수도 있어요. 현실에서 살고 있는 대중들에게 대안적인 전망을 어떻게 제시하고 그들의 희망을 어떻게 불러일으킬 수 있을 것이냐 하는 것에 대해 고민해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인터뷰=김시웅ㅣ기관지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