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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준비 24호 노동자계급정당추진위 2014.10.30 18:00

정치경제┃투기자본에 맞선 투쟁의 본질


MBK 따위 악질자본에 맞서 노동자 생존권 지키는 방법

투기자본 몰수와 사회화 요구해야


진짜 사장인 MBK자본의 부당해고와 노조탄압에 맞선 씨앤엠 간접고용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이 지난 여름부터 4개월 가까이 계속되고 있다. 씨앤엠투쟁은 전형적인 비정규직 투쟁의 모습이며, 얼마 전 삼성전자서비스투쟁부터 최근의 티브로드, SK, LG 공동투쟁으로 이어지고 있는 통신서비스 부문 비정규직 투쟁의 하나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씨앤엠투쟁의 특수한 성격이 존재한다. 바로 자본인 MBK파트너스가 금융투기자본의 한 형태인 사모펀드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씨앤엠투쟁이 승리하기 위해서는 비정규직 투쟁의 교훈과 연대투쟁이 필요하다는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에 더해 MBK 투기자본에 대한 투쟁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라는 측면도 필요하다.

세계적으로 투기적 금융부분이 엄청나게 커졌다. 2009년 정부의 과장 섞인 발표에 따르면 남한 투기자금의 규모가 800조원에 달했다. 이것과 대기업이 막대한 사내유보금을 쌓아둔 채 생산에 투자하지 않고 한전 부동산이나 사고 있는 현상은 같은 이유 때문이다. 비정규직 등 여러 방법으로 극한까지 착취하고 있으면서도, 과잉생산과 이윤율 저하 경향이라는 자본주의의 본질적 모순 때문에 어디든 만족스러운 이윤을 획득할 마땅한 투자처가 자본가들에게 더 이상 없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자본이 자본의 수탈에 나서게 된다. 이런 급박한 상황에서 자본이 새롭게 찾아낸 돈벌이 수단이 금융부분이며, 그 여러 형태 중 하나가 투기적 자본을 모집해 펀드를 만들고 기업을 싸게 인수해서 구조조정을 극악하게 돌리고 몇 년 뒤에 비싸게 되팔아 매매차익으로 수백 수천억의 이윤을 얻는 ‘사모펀드’ 형태다.

이런 자본의 이해에 발맞춰 당연하게도 역대 정권은 노무현정권의 ‘동북아 금융허브론’ 정책과 한미 FTA, 최근 박근혜정권의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 등 금융자본의 원활한 활동을 보장하기에 여념이 없었다. 국내 사모펀드 1호라는 MBK자본은 그런 보살핌 속에서 태어난 남한 총자본의 예쁜 금융 신생아라고 보면 된다.


MBK 자본의 특징과 예상되는 행보

MBK자본은 최초일 뿐 아니라 규모에서도 6조4천억 원을 운영하면서 남한 사모펀드 중 탑을 달리고 있다. 이런 MBK를 상징하는 인물이 바로 포스코 박태준의 사위인 회장 김병주다. 그는 10대에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 시민권을 취득하고 유수의 사모펀드에서 일한 뒤 한국으로 돌아와 화려한 성공을 거뒀다. MBK의 전략은 앞에서 설명한 사모펀드의 전략과 같다.

MBK는 지난해에만 웅진코웨이(1조2천억), 네파(1조1200억), 고메다(6천억), ING생명(1조8천억) 등을 인수하면서 모두 5조 원에 이르는 막대한 자금을 쏟아 부었다. MBK의 관심사는 이 기업들을 최대한 비싸게 파는 것이다. 비싸게 팔기 위한 방법은 단 하나다. 이 기업을 운영하면 최대의 이윤을 얻을 수 있다고 보장하는 것이고, 이는 노동자들에 대한 착취 강화를 통해서만 이루어질 수 있다. 즉 MBK 자본은 최대한 비싸게 팔기 위해 대규모 구조조정까지 포함하는 전면적인 공세를 퍼부을 것에 틀림없다.

씨앤엠에서는 한층 더 격렬한 공세가 예상된다. MBK와 맥쿼리는 씨앤엠 인수에 약 2조2천억을 지출했고, 그 중 1조5천억을 대출을 통해 마련한 상태다. 매년 이자비용만 1천억이 드는 부담을 지고 있다. 노동자들에 대한 착취 강화를 통해 2008년 842억에서 2012년 1318억으로 영업이익을 늘렸고, 지금까지 온갖 편법으로 주주배당을 통해 1천3백억을 챙겼지만, 턱없이 모자라게 손해가 나고 있는 것이다. 씨앤엠의 규모가 2조원대로 너무 크고 케이블방송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아 인수 후 6년이 지난 지금도 구매자를 찾지 못한 상황이다. 게다가 테크팩솔루션과 HK저축은행 등 다른 투자 기업에도 매각이 여의치 않다. 여러모로 MBK는 궁지에 몰려있다. 따라서 MBK는 현재의 저임금, 비정규직, 노조탄압 등의 수준을 넘어서 앞으로 매각에서 걸림돌이 되는 노조를 완전히 무력화시키기 위해 지금과는 다른 전면적 대규모 공세를 걸어올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면, 자본에게서 양보를 이끌어낼 지점은 없으며 더 큰 투쟁으로 맞서야만 승리할 수 있다.


근본적 원인, ‘자본주의 체제’에 투쟁 초점 맞춰야

노동자계급에 대한 공세의 선두에 서 있는 이러한 투기자본은 추상적인 ‘금융세계화 반대’가 아니라, 그들이 이윤을 획득하기 위해 반드시 거쳐 가야 하는 싸움터인 생산현장에서 노동자들의 투쟁을 통해서 막아내야 한다. 그리고 모순의 결과이고 그림자인 투기자본이 아니라 모순의 근본적 원인이자 본체인 자본주의 체제에 투쟁의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투기자본에 대한 법적 규제 강화와 불법 유착관계 척결이 아니라 투기자본 몰수와 사회화가 투쟁의 정치적 요구가 될 때 MBK와 같은 악질자본에 맞서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지키는 것이 가능해질 것이다.


김시웅┃정책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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